[전익기의 허심탄회 II] 전자호구 파헤치기 - 2부

  


필자는 2007년부터 각종 국제대회에 사용되는 전자호구를 관찰했습니다. 먼저 전자호구 사용을 세계태권도연맹(WTF)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게 된 경위는 몸통득점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봅니다. 전자호구 사용에 대해 현재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을 제외한 각국은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회원국에서 자국 선수들이 전자호구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종주국 한국은 WTF가 공인한 전자호구 대신 다른 강도감지호구를 사용함으로써 차별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많은 한국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었고, 메달을 기대했던 선수가 예선을 통과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태권도 관계자들의 실망은 커져갔습니다. 아직은 전자호구 사용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더 많은 발전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 WTF에서 사용하고 있는 라저스트 전자호구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우선 분석해 전하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전자호구 파헤치기 1부’ 순서로 장점에 대해서만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전자호구의 단점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WTF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라저스트 전자호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시각적, 청각적 문제

지금 까지 선수, 지도자, 심판, 관중들은 '눈과 귀'로만 의존하는 득점 상황에 일반화 되어 있었습니다. 전자호구 사용 시에 센서와 센서에 의한 득점, 즉 소리 보단 센서 접촉에 의한 득점이 표출 되는 것에 대해 아직도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전자호구에 대한 대안 없는 비판을 낳게 했습니다.

2)발바닥 득점

지금까지는 발등에 의한 타격과 발뒤꿈치에 의한 득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자호구 사용 시에는 발바닥에 센서가 부착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득점 발차기가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든다면, 발 들어밀기와 단순히 발들어 몸통에 대는 것이 득점으로 표출되는 것들이 대표적이죠.

3)약한 강도의 발차기 득점

관중들이 보기에 일반적인 발차기가 아닌 공격들이 득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릎이 접힌 상태에서 강도가 전혀 실리지 않은 채 득점이 들어간 것이죠. 차기 보다는 단순 접촉임에도 불구하고 득점이 표출이 되면서 기존 태권도 경기에 익숙해져 있는 관중과 태권도인들로부터 ‘발차기에 의한 득점이 아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했습니다.

4)주심의 “갈려” 후 득점

전자 호구 사용시 주심이 '갈려'를 선언한 후에도 종종 득점이 표출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양 선수 코치진이 항의가 이루어져 반드시 비디오 판독이 필요한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5)기계적 오류

경기 중간에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한 경기중단 상황도 자주 연출됩니다. 경기 중 선수들의 치열한 몸싸움(잡고, 끼고, 밀고)이 계속되면서 전자호구에도 데미지가 누적되어 오류가 발생하게된 것입니다.


1)얼굴득점의 문제

전자호구 사용으로 얼굴득점은 부심들이 채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스치고 지나가는 발에 대한 심판들의 일관성 부족으로 잦은 시비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심도 있는 심판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었죠. 비디오리플레이로 이를 다소 해결할 수 있지만, 1대의 비디오 설치로는 반드시 사각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최소한 2대를 설치하여 사각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2)득점이 아닌 상황에서 전자호구의 득점 표출

경기 중 청, 홍 양선수가 중심을 잃어 넘어지면서 센서가 부착된 한 선수의 발등부위 센서가 상대의 득점부위인 몸통센서 부위에 접촉 하게 됩니다. 이때에 1점이 부여되는 상황이 연출 되었다는 것이죠. 문제는 이런 뜻밖의 상황이 연출됨에 따라 지켜보는 관계자들이 큰 실망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주심이 이를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 이는 해결되었습니다.

3)기계적 오류 몇 가지

이외에도 몇 가지 기계적 오류가 발견되었습니다.

(1) 전자호구와 시스템이 연결되기 위한 '수신기'가 작동을 하지 않아 득점이 표출되지 못했습니다.

(2) 경기 중 예상치 못한 치열한 몸싸움으로 인해 발에 부착된 센서가 떨어졌습니다.

(3) 전자호구의 빈번한 사용으로 인해 전자호구와 센서가 작동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청 선수가 홍 선수의 득점 부위인 복부를 수차례 발등으로 차야만 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험을 실시하는 데에도 득점이 표출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4)물에 젖은 장비

전자 호구는 특히 물에 취약합니다. 선수가 어떤 형태로 장비(도복, 장갑, 발등 보호대)에 물이나 땀이 접촉이 되어 경기 중 전자호구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선수가 경기 전 장갑을 끼고 무심코 세수를 하던가 하면, 또는 장갑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 장갑 안쪽으로 땀이 차서 센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총 2편에 걸쳐 최근 WTF가 국제 대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호구의 장, 단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확실한건 100% 완벽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문제점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태권도 경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꼭 필요한 장비’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장점과 단점이 있겠지만, 장점만을 앞세우지 말고 단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개발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전익기 #허심탄회 #전자호구 #태권도 #WTF #라저스트 #정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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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이답답하면 님들이교수돼서 칼럼써보시던지요참내ㅉㅉ

    2011-05-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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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느님

    태권도 경기는 라저스트 전자 호구 을 쓰면서 전자 호구는 날날이 발전 하고 경기는 또한 페어 플레이 정신에 까까이 접근하고 있다 전 교수님 라저스트 회사 에서 좀더 정보 을 받아
    정확한 정보을 전해주었으면 태권도 발전에 좋을것같구나 옛날 이야기 하고 있어

    2010-09-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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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쉭

    개영식의 허심탄회: 오다는 계속된다

    2010-07-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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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kr

    일선에서 다알고있는 사실을 교수란사람이 혼자알고 있듯이 말하고 있네 중요한 태권도의 본질과 전자호구의 관계같은 설명없이 저런 사람이 교수라 답답한 태권도 현실....

    2010-07-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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