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기원에 바란다 - 1부, 비전을 제시하라

  

특수법인 국기원의 당면 과제 ‘태권도 가치 상승’


새로 보수공사를 벌인 국기원 외부 전경(2010년 6월)


특수법인 국기원이 출범하기까지의 세계태권도본부는 이랬다. 형식적인 승품(단) 심사와 시도협회,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을 거치며 불어난 과도한 심사비 등으로 언론의 뭇매를 정면에서 맞아왔다. 국기원 단증의 권위와 국기원 위상은 타격을 입게 됐고, 일부 개인도장과 국가협회, 대륙연맹에서는 자체 단증 발급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1982년 국기원 지도자연수원이 발족한 이래 교육과정의 목적보다는 수료증 배부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편협한 종주국론에 빠진 채 내부 인사의 적체를 보인 국기원 고위 임직원들을 향해서는 “신이 내린 직장”, “때릴수록 강해지는 올드보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2010년 6월, 총 557명의 투표자 가운데 무려 78%에 달하는 436명 태권도인들의 바램대로 국기원은 ‘법대로, 새로운 이사회 구성’에 성공하며 새 집행부를 맞이했다(무카스 여론조사,2010년 4월 24일~6월 15일). (재)국기원은 소멸됐고 특수법인 국기원이 1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김주훈 이사장, 강원식 원장 체제의 특수법인 국기원은 출범과 동시에 개혁위원회를 가동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하지만 국기원 내외부 수술에 앞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한 나라의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꾸려지면서도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비전 제시’이다. 6월 새로 태어난 (특)국기원이 시급히 정립해야 할 것은 동상이몽이 아닌 태권도인들과 ‘같은 꿈’을 꾸기 위한 ‘비전 수립’이다. 2009년 재단법인 국기원에서도 ‘국기원 비전과 전략 선포식’을 열고 도장지원센터 설치 운영을 골자로 하는 현안 해결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전 집행부도 가장 먼저 장래의 상황을 걱정하며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 비전이 나왔으면 다음 순서로 국기원 임원과 직원들 그리고 태권도인 간에 ‘비전 공유’가 이뤄져야한다.

지금 국기원은 ‘태권도의 가치 상승’이라는 큰 틀에서의 생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우선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한다. 국기원은 단(품)증을 발급하는 곳이 아니다. 국기원은 단(품)증의 사회적 가치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단증을 제공하는 국기원은 태권도인들이 선호할 수 있는 제품(단증)의 연구, 개발에 힘써야 한다. 말인즉슨 이제 (특)국기원은 ‘태권도 가치 생산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국기원 임직원들의 평가 역시 또, 구조 개혁 등의 모든 초점도 태권도의, 국기원의 사회적 가치를 얼마만큼 높일 수 있느냐’에 맞추어 져야한다.

물론 내부적으로 인적 쇄신, 원로 기능 강화, 조직 정비 등이 이뤄지고 외부적으로 (특)국기원 출범에 따른 정부 정책 지원도 있어야함은 미시적 관점에서의 고민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태권도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국기원의 비전 설정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다.

기획기사 '특수법인 국기원에 바란다'는 총 4부에 걸쳐 매주 화요일 게재됩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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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ris

    국기원에 가끔 가보지만 이곳이 과연 대한민국의 태권도의 총본산인지 의문이 든다. 시설이나 환경이과 규모등 열악하고 과연 외국인들이 와서 보았을 때 뭐라 평가할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태권도와는 관계가없는 사람으로 참으로 답답하다. 대한민국의 얼굴인 태권도의 상징을 이정도로 둔다면 과연 누가 태권도를 인정하고 발전이 되겠는가.

    2010-07-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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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옳으신 말씀입니다. 국기원 진정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2010-06-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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