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편지-강상구] 확신이 생겼습니다.

  

TNT의 이해, 가능성 발견


무카스 세미나에 참가해주신 지도자여러분께(독자).

하고 싶은 말이 많았습니다. 중학교때까지도 한국의 빈민가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야했던 저에게 조국은 이번에도 냉대와 천대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13일 아침, 차가운 한국의 겨울날씨에 용인대학교 진입로를 올라오는 저의 마음도 꽁꽁 얼었습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비웃음거리는 되지 않을까? 별별 생각이 창밖으로 스쳐지나갔습니다. 세미나야 작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두 차례나 한 상태였고, 미국에서야 늘상 있는 일이었니까 부담 될 것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더군요. 실기 위주의 체험 세미나여서 그랬나 봅니다. 한국말 보다는 영어가 더 편한 저에게는 뭐 프레젠테이션을 하라는 것보다야 나을 수 있지만, 가장 큰 걱정은 “태권도와 괴리감이 있다고 여러분들께서 몰아세우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도 그런 이유로 더 큰 무대에 서지 못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터라 부담은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당장에 이 TNT(태권도+타이복싱)를 여러분들께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난 그들에게 동기부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아니 100% 확신했습니다. 저를 뭐라고 욕해도 게의 치 않겠다고 수차례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요.

정신없이 이론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한 30분 정도 됐나요? 그래도 강단에 서기 전, 이 한가지는 반드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태권도 철학, 무도 정신 다 좋습니다. 저도 그런 말들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20시간 비행기 타고 와서 참가자들에게 그런 깨우침 없는 껍데기를 던져버리고서 떠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강사분들을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 소질이 없다는 것이죠.

여하튼 그래서 잡은 것이 “10만보다는 1천만 원이 났고, 이 보다는 1억 원이 낫다”는 단순 논리였습니다. 서두에 이 말을 하고 나서 몇몇 분들의 얼굴을 살펴보니 “한국 사범들을 완전 무시하는구만”이라는 눈빛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알죠. 여러분, 정말 잘 압니다. 앞뒤 다 생략하고 그런 말부터 꺼냈으니까요.

“땀 흘리면서 얘기하자, 방법이 없다.” TNT 수련복으로 옷을 바꾸어 입고 2층 태권도 전공장을 향하는 데도 손끝이 떨렸습니다. 긴장 한 것도 아닌데 묘한 기분이 느껴지더군요. 정공장에는 참가자들로 붐볐습니다. “휴”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글러브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는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얼핏 보니 뒤 쪽에는 태권도 주요 기관의 많은 인사들과 유명 대학의 태권도학과 교수들이 지켜보고 있었죠. 움츠릴 수도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만 하자”

먼저, 미국에서 TNT 시범을 위해 같이 온 스티브(남)의 시연을 보였습니다. 어느정도 호응은 예상했지만, 그때부터 참가자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이어 저 뒤 쪽에 양복을 입고 서 있는 한 남성을 즉석에서 불러와 TNT 체험을 시켰습니다. “좌우 펀치! 잽잽, 킥 킥!” 대략 3분 정도 됐을까요? 150여명 정도 되는 실기장 내를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제가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겠는데요. 마치 “바로 이거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은 딱 두 시간이었죠. 사실, 미안한 말인데요, 저는 여러분들에게 쉬는 시간을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아쉽고 한 분이라도 더 타깃을 잡아주고, 같이 호흡하고 얘기 나누면서 알려드리고 싶었으니까요. 정말 간 쓸개 다 빼어 주고 싶었습니다.

열기는 굉장했습니다. 아니 무언가에 홀린 듯 많은 분들께서 저의 TNT 세미나에 빠져들고 계시다는 걸 느꼈죠. 뒤에서 쭈뼛거리던 교수님들과 특히 무카스 대표이사님, 또 일부 기자들, 많은 촬영 스태프들, 심지어는 세미나 강사들까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TNT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변화였습니다.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해’였습니다.

여러분 태권도의 근본이 차고 지르고 막고 아닌가요? 잘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아주 기본적인 태권도의 원리를 가지고 성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걸 명명하기 위해 타이복싱의 장점을 응용 적용했구요. 정말 아쉬움이 남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가 너무 “돈, 돈”하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주세요. 남들과 똑같은 말, 똑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저의 욕심이었다구요. 그렇게, 너그럽게 저를 이해해 주세요.

만약 저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온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말 많은 태권도인들과 무술인을 대상으로 TNT 세미나를 해보고 싶습니다. 누구와도 상관없습니다. 기회만 있다면 말이죠. 그런데 저를 미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웃음).

정말 좋은 방법이 하나 있는데요.(^^) 물론 휴가차 미국 마이애미로 오셔서 제가 어떻게 1억원 수련비에 싸인을 하는지에 대해 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하겠지만,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진짜로 오시겠다면 언제든 환영이구요. 그런데 지금도 많이들 오세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요. 그분들의 명단 공개는 비밀입니다.

그럼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세요. 이제 저는 또 다음주부터 [강상구의 마이애미 정착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

무카스 세미나에서 메인 강사로 참여하신 손성도, 강상구, 송현근 관장이 독자여러분(참가자)들께 전하는 진심어린 편지는 월,화,수요일 오전에 연재됩니다. 편집부의 사정으로 한루 늦게 연재된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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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상구 팬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했는데요 세미나 참가하고 나니까 알겠더라구요.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정말 팬입니다 상구 사범님 마이애미에 가면 정말 밥 주셔야해요,,,정말 도입하고 싶어요 TNT 프로그램,,,

    2009-12-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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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1

    싸구려도장이라는 무카스 글에 않좋게 보았지만..세미나 참석해보니 강상구관장님 참 멋있데요.열정적 강의..누구든지 마이애미로 오면 도와주겠다는 말..tnt가 잡아주는 사람도 힘들더군요..개인레슨하면 그정도 돈은 받아야지요..솔직히 한국도장 수련비 너무 싸죠..영어학원 주3회 가고 15만원인데...아무튼 3분 강사님들 너무 존경스럽습니다..솔직히 부럽습니다^^

    2009-12-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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