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 칼럼] 태권도 장애물 격파 기술의 발전과 슬픔
발행일자 : 2019-09-24 18:24:03
수정일자 : 2019-09-24 18:24:19
[신선영 / ssy1896@naver.com]


택권도 격파, 매년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나온다.
"장애물격파의 비애"
시범기술에 발전 그리고 슬픔!
불과 6, 7년 전만 해도 세계태권도한마당 청소년팀 신기술은 '장턴'이었다. 지금은 기본 기술 정도밖에 안 되는 기술이 최상위 기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말도 안 되게 발전했다.
매년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나온다.
멋있다! 화려하다!
사람이 새처럼 날아다닌다.
말 그대로 정말 날아다닌다.
한 바퀴를 넘어 이제는 4바퀴를 회전한다. 거기에다 송판을 한 장이 아닌 4, 5장을 격파한다.
작년부터 장애물 격파에서 '차훌' 또는 '비훌'이라고 하는 기술이 이제는 한 바퀴는 기본 더블이라고 해서 두 바퀴를 돈다. 이 어려운 것을 생각보다 많은 친구가 해내고 있다.
도복 말고 사복을 입고한다면 모르는 사람은 서커스로 생각하지 않을까?
문득문득 생각이 든다.
화려하다. 멋있다.
그런데...
참 많이 다친다.
또 심하게 다친다.
급기야 수술을 해야 한다.
시범팀들은 부상자가 꼭 있다. 아니, 운동 관련 팀은 모두 그러리라 생각된다. 손가락, 발가락 접질리는 것은 부상으로 치지도 않을 정도로 경미한 부분이다.
무릎의 십자인대 정도 손상되어야...
골절은 돼야...
말은 쉽게 쓴 것 같지만 매우 안타깝다. 안타까움을 넘어 슬프기까지 하다. 수술한 친구들은 비 오기 전날 10대 후반에 무릎이 시리다고 한다.
왜?
왜?
왜?
그래야만 하는가?
시범이 화려함과 멋을 추구하고 대학이라는 입시경쟁에 시범이 뛰어들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총장기 대회에서 안전매트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다. 지금은 주최 측에서 준비까지 해준다. 기술발전 이전에 꼭 풀어야 할 숙제!
아니, 기술발전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
“선수안전”
성인과 청소년은 엄연히 다르다.
청소년도 남녀가 다르다.
모두가 신체조건과 구성비가 틀리다.
성장기에 관절, 인대, 근육 등 무리하게 사용하면 성인이 된 후 소위 말하는 골병이 든다. 모든 지도자도 알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딜레마에 빠진다.
특히, 장애물 격파 시 부상률은 매우 높다. 안전 매트를 사용해도 부상을 막을 수 없는 일도 있다.
가볍게는 발목 부상,
심하게는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더 심하게는 내측, 외측, 전방, 후방 무릎인대 모두 파열!
완전 심하게는 목뼈나 척추가 골절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장애물 착지 때 일어나는 일들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
아파트 2층 높이에서 수십번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데 성할 리가 없다.
높고, 멀리 날아 찰수록 멋지다. 그만큼 위험도는 커진다. 과연 누가 최초로 장애물 격파를 만들었는지 찾아가 따지고 싶다.
'주가리'만 차도 “와”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장애물 없이 시범하기가 아주 힘들다. 솔직히 장애물 없는 시범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왜 그렇게 과열되었을까?
몇 가지 생각해 보면 첫째, 멋 때문에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장돌'을 차는 게 '주가리' 하나 차는 것보다 박수가 더 많이 나온다.
둘째, 입시 때문이다. 대학 총장기 요강에 보면 장애물 격파가 들어있다. 더 큰 문제는 채점의 기준이 공식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장애물 부분에서 높이와 거리를 중점으로 보고 다음 표현력으로 이어진다 한다. 높이를 보니 더 날려야 하고 멀리를 보니 더 던져야 한다. 입상해야 특기생이 가능하고 일부 학교는 메달이 없을 시 수시에 접수도 안 되는 학교도 있다.
기준이 그러니 그 대학을 가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높고, 더 멀리 차야 한다.
그렇다고 장애물을 없애? 이미 시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는데 가능할까?
모든 대학이 청소년팀에게 장애물 금지를 하면 모를까 한 메이저 대학이라도 하면 부상과 싸움이 계속된다. 물론, 도약이나 회전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장애물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고 잔 부상일 뿐이다.
겨루기 팀이나 품새 팀도 서운하겠지만 장애물 격파 부상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일부 팀에서는 기피하기도 한다. 요즘은 파트별로 메달을 주기에 도약만 하거나 회전만 죽어라 하는 팀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하지만 '국기원 한마당 대회' 정도 나가려면 장애물 없이는 참가 의미만 가져야 한다.
셋째, 기술의 희소성과 지도력의 한계이다. 장애물 격파를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는 다른 파트에 비해 부족하다. 태권도장에 540, 주가리, 가위 등 시범을 할 수 있는 수련생은 무수히 존재하지만, 장애물 특기인 친구들은 그리 많지 않다.
도약선수가 제일 많고, 다음은 회전 선수, 장애물 선수는 도약의 3분의 1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장애물 특기가 있는 단체가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기도 하고, 또 입상도 많이 한다.
실제로 장애물 격파 지도는 손도 못 대는 지도자도 아직 많다. 화려함에 반해 무턱대고 시켰다가 부상의 벽에 주춤하는 지도자도 많이 보았다.
경험이 많아야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지도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팀의 네임벨류를 높이기 위해 장애물이 필요하고 또 이름있는 단체에는 장애물 특기자가 많으니, 뭔가 있어 보이는 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물이 필요한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이름이 없는 단체일수록 또는, 신생팀일수록 그라운드 기술을 평이하나
장애물기술을 약하다.
다른 파트에 비해 희소성이 많으니 할 수 있는 팀은 그것만 많이 가르치기도 한다. 또한, 환경이 되는 단체는 자랑이라도 하듯이 높은 천장을 자랑하며 은근히 장애물 격파를 잘 할 수 있다고 과시하기도 한다. 사실 장애물 격파만 아니면 5m가 넘는 천정은 필요 없다.
이것도 장애물의 비애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일반도장 입장에서 천정 높이에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점 상상이 안 되는 기술이 나오고 그 기술들은 어려운 만큼 위험하다.
정령 안 다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몇 년을 고민하고 연구하였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본 단체는 타 단체보다 부상이 적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장애물 기술발전도 좋다.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것도 안다. 또, 시대가 원하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현존하는 최고 안전장치 '왕' '매' '트' 이외에 최대한 안전한 방법을 더 찾아야 한다.
반드시!
[글 = 신선영 관장 ㅣ ssy1896@hanmail.net]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신선영 |
태랑태권도 총관장 태랑학회 대표 태어로즈 영웅단 총단장 태무협회 부회장 한국교육학회 부회장 |


댓글 작성하기
-
세계 신기록 보유자가 관장님 도장에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 기술전수 뿐 아니라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걸로 유명하신데 그래서인지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지도자의 마음가짐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2019-10-01 12:09:36 신고
답글 0 0 -
다치고 아픈 아이들 볼 때마다 가슴이 메어집니다.
근데 또 참 멋있습니다.
회전만큼 멋진 기술이 없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아이들을 응원합니다.2019-10-01 12:01:11 신고
답글 0 0 -
공감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시범할때 장애물을 하면 너무 멋있고 화려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이 많이 됩니다..
화려한 기술이 생겨 시범의 볼거리가 많아진건 사실이지만 ..
아직 미래가 밝은 우리 어린 선수들에겐 좀 더 안전을 생각해야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시범의 발전과 태권도의 발전에 앞장서주시는 신선영관장님께 감사합니다2019-09-28 05:49:0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0 -
공감 합니다...
안할수도 없고..하기에는 다칠까 걱정이고....
항상 공감되는 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매번 잘 보고있습니다
2019-09-27 17:08:12 신고
답글 0 0 -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높아지는 난이도에 부담스러워지면서도 안 할수가 없는게 현실입니다.
2019-09-26 18:28:2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0 -
현 시점 격파 부분에서 태권도는 전세계 무술 중에서 독보적으로 보여줄 것이 고공 발차기와 화전 발차기, 트릭팅 기술 밖에 없다고 판단 했기 떄문에 나온 결과라 생각 드네요. 품새 부분도 마찬 가지 입니다. 트릭킹 기술을 넣어줘야 어린 수련생들이 좋아 하고 흥미가 생기죠...
2019-09-26 00:53:2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