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격정적인 몸짓으로!
발행일자 : 2002-08-31 00:00:00
조영주
아프리카 노예들의 혼이 살아 숨쉬는 무술,카포에이라
지배자의 탄압에 대항키 위한 아프리카 노예들의 영혼의 울부짖음과 처절한 몸짓! 그것은 그들만의 무술-‘카포에이라’를 탄생시킨 서곡의 시작이었다.
카포에이리스타(시연가)는 악기에서 연주되는 리듬과 노래에 맞취 온몸을 불사르듯 격렬하게 움직이는 가 하면, 어느덧 느린 템포로 물 흐르듯 부드럽고 유연한 몸동작을 보여준다.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마치 연주되는 음악의 템포에 몸을 맞기고 있는듯, 그때마다 자유롭게 변신을 시도하는 카포에이리스타의 동작은 무술동작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하나의 춤사위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카포에이라
카포에이라는 15~16세기경 아프리카에서 브라질로 끌려온 노예들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족기(발기술)중심의 격투기로 알려져 있다. 원래 아프리카에 전래되어 오는 토착무술 이었지만, 브라질에서 정착과정을 통해 적절히 변형,발전되면서 오늘날의 ‘카포에이라’로 자리 잡게 된 것.
큰 범주 안에서 격투기로 정의 되고 있지만, 춤사위(악기의 연주에 맞춰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적인 요소와 종교의식(메시지와 철학을 내포)과도 같은 요소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이 무술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도무지 ‘무술’인지, 종교의식인지, 아니면 댄스를 추고 있는 것인지 쉽사리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카포에이라’에는 다양한 요소가 혼재하고있다.
카포에이라의 모든 동작은 ‘호다(사람들이 만든 원)’라는 원 안에서 이뤄진다.2명의 플레이어가 호다 안에 들어가서 조고(카포에이라 겨루기 시연)를 펼치는데, 이때 주의 할 점은 자신이 펼친 기술이 상대의 신체에 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즉, 부상을 입히지 않도록)이다.
조고는 승부의 결정이 목적이 아닌, 악기의 연주 리듬과 노래에 맞춰 리듬을 타고, 같은 장소에서 상대 시연자와 아름다운 신체의 하모니를 연출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 더욱이, 미세한 컨트롤로 자신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그 동작을 상대의 직전에서 멈추게 하는 고도의 기술 구사 여부는 이 무술의 숙련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카포에이라의 탄생 배경, 역사
중세(흔히 ‘대항해 시대’라 일컫던 시기)유럽의 열강들은 자국의 영토 확장을 위해 강압적인 무력의 사용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점령지의 현지인들을 노예로 부리던 것도 당연시 되던 시기였다.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역병과 끊임없는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속출로 인적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유럽 열강들에 있어서 점령지의 현지인들은 귀중한 인적자원(노예)이었다. 다만 현지인(남북아메리카의 현지인들-인디안,인디오)들은 의외로 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 병사자가 많았고, 도망자(현지인들은 지리에 밝기 때문)의 속출로 인해 점령지의 지배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지배자들이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아프리카의 노예들이었다. 강건한 육체, 강한 면역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망자의 속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오게 된 아프리카의 노예들에 의해 훗날 ‘카포에이라’는 당시 포르투갈의 지배지 였던 남미의 브라질에서 그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카포에이라의 탄생 배경에는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그중 가장 유력시되는 몇몇 설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하겠다.
첫째, 카포에이라는 이미 아프리카에 전래되어오던 격투기가 브라질로 끌려온 노예들에 의해 더욱 변형, 발전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고, 그 두 번째로 지배자의 가혹한 착취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탄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쇠사슬로 손이 묶여있던 노예들로서는 부자유스러운 손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자유를 확보한 발에 의한 기술을 익히게 되었고, 그것이 오늘날 다양한 발기술이 존재하는 카포에이라로 자연스레 발전되는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밖에 다른 설로는, 정글로 도망친 노예들이 공동체(‘키롬보’라고 한다. 훗날 이 공동체는 지배자가 파견한 군대에 의해 괴멸된다)를 만들고, 자위의 수단으로써 무술과 비슷한 각종 동작을 익혔는데, 이것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카포에이라가 되었다는 설이다.
아무튼, 당시의 상황 하에서는 카포에이라를 내놓고 수련하기에는 부적절한 환경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카포에이라 수련을 두려워 했던 지배자들은 카포에이라 수련 현장을 발견하는 즉시 노예들을 붙들어 처형하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예들은 지배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는데, 이른바 ‘악기 연주에 맞춘 춤동작의 흉내’였다. 카포에이라에 무도(춤=댄스)의 동작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와 같이 카포에이라의 탄생 배경을 두고 많은 설이 존재하지만, 어느 설이 확실한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인된 바 없다. 이는 브라질에 아프리카의 많은 노예들이 유입되었지만, 정작 현존하는 노예에 대한 문건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카포에이라는 식민지 지배시대 이후에도 브라질에서 오랜 세월동안 법률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금지되어 왔는데, 그 주된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카포에이라는 아프리카인에게 내셔널리즘을 갖게 할 수 있다(즉, 자아의식을 갖게 한다)
- 카포에이라는 소집단을 형성시키고, 아프리카인을 단결시킬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 카포에이라는 시연가(카포에이리스타)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다
- 위험인물이 많이 배출된다
- 연습 중 부상자가 속출할 수 있고, 이는 곧 지배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브라질 내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카포에이라 수련이 금지되어 오다가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카포에이라의 수련이 합법화되었다고 한다.
음악과 카포에이라
카포에이라와 음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에 비견될 만한 관계에 놓여 있다. 카포에이라가 언제부터 음악과 연결되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미 음악과 더불어 친근해져 버린 오늘날의 카포에이라에서 음악을 떼어버린다면, 마치 앙꼬없는 찐빵처럼 밋밋한 맛이 되어버릴 것이다.
카포에이라 탄생 배경에도 유력한 몇몇 설이 있었던 것처럼, 카포에이라에 음악이 결합된 데에도 몇 가지 유력한 설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두 가지의 설이 가장 설득력을 갖고 있다.
첫 째는,카포에이라의 수련시 동작의 단순함과 지루함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연스레 아프리카의 종교음악이 유입되었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카포에이라 수련 자체가 위법이었던 시기에 ‘불량배들의 거리 싸움’(당시 스트리트 파이트는 중요한 돈벌이 수단이었다)에서 감시자의 눈을 피하기 위한 신호체계로써 사용되었다는 설이다. 즉, 거리 싸움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망을 보던 사람이 악기의 연주 리듬에 맞춰 노래를 하다가 감시자나 낯선 사람이 접근하게 되면 연주하던 리듬을 바꾸고, 그것을 신호로 스트리트 파이터들은 자연스레 싸움을 멈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포에이라의 동작은 연주하는 음악의 리듬과 속도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즉, 템포가 빠른 음악에는 이에 대응해 동작도 빨라지고, 템포가 느린 음악에는 카포에이라의 동작도 그에 다라 느려지게 된다.
한편, 카포에이라에 쓰여지는 음악은 카세트 테이프나 기타 음악 재생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단조로운 배경음악이 아닌, 실제의 악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카포에이리스타들의 투쟁심을 불태우는 빠른 템포의 연주 음악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카포에이라에 있어서 노래와 연주 음악은 아주 중요한 수단이며, 동시에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포에이라 시연시에 행해지는 노래와 연주되는 악기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대표적인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악기>
비링바우(berimbau)
카포에이라 시연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 활 모양으로 구부러진 형태를 하고 있으며, 짧은 봉으로 현을 가볍게 두드려서 소리를 낸다. 비링바우는 아프리카에서 전래되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데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어보인다. 모양과 형태과 완벽하게 동일한, 이름만 다른 악기 ‘우루쿵고’가 아프리카에 지금도 현존하고 있기 때문. 통칭, 비링바우로 통하는 이 악기도 세분하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궁가 :‘바스.비링바우’라고도 한다. 메디오, 비오라와 더불어 연주될 때는 리듬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보통 약한 진동을 동반한 비트 연주시 사용된다.
--메디오 : 일반적으로 카포에이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통 일반적으로 ‘비링바우’로 통하는 악기. 궁가, 비오라와 함께 연주될 때는 리듬 기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비오라 : 비링바우 중에서 가장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악기. 궁가, 메디오와 함께 연주될 때는 음을 낼 때나 리듬에 있어서 상당한 융통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즉흥적이고, 독창적인 연주도 가능하다. 리드 기타의 ‘솔로’의 쓰임새와 비슷하다.
아타바키(atabaque)
아타바키는 ‘호다’에서 사용되는, 콩고 드럼과 비슷한 모양의 태고(큰북). 아타바키 텍스트에 따르면, 기본적인 비트는 4박자로, 3박자 째에 액센트(강조)를 둔다고 한다. 전형적인 타악법으로는 ‘오른손-왼손-오른손-왼손’의 순으로 번갈아 가며 손으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판데이로(pandeiro)
판데이로는 커다란 형태의 탬버린을 상상하면 된다. 원래 아랍지방에서 제조되어 사용되던 악기로, 동아시아 지역으로 전래되면서 ‘탬버린’이라는 이름이 되었고,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전래되어, 이것이 다시 남아메리카로 전래되면서 ‘판데이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판데이로는 다양한 타악법이 존재하지만(실제로, 삼바 축제 때에도 동원되어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카포에이라에서는 아타바키와 마찬가지로 4박자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며, 간결한 리듬연주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노래>
‘호다’를 이뤄서 카포에이라를 시연할 때 악기의 연주와 리듬에 맞춰, 손바닥을 치면서 다양한 노래가 불려진다.이때 불려지는 노래로는 카포에이라의 테크닉을 묘사한 것, 망향의 한을 담고 있는 것, 종교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것 등, 실로 다양하다.
카포에이라, 그 유파에 대해
현존하는 카포에이라의 유파를 살펴보면, 크게 ‘헤지오날(Regional)’과 ‘앙고라(Angola)’로 나눌 수 있다.
헤지오날(Regional)
1920년대 후반~1930년대 초반 무렵, 브라질의 ‘바이아주(Bahia洲)’에서 ‘메스토레·빔바’(1900~1974년, 본명은-‘마노엘·도스·헤이스·마샤도’ )에 의해 창안된 스타일로, 앙고라에 비해 훨씬 공격적이다.
유파의 명칭이 된 헤지오날은 1932년 메스토레(‘마스터’라는 뜻) 빔바가 창설한 카포에이라 스쿨-‘the regioanl fight from Bahi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비림바우라는 악기에 의해 연주되는 리듬도 앙고라에 비해 템포가 빠르고, 기술도 ‘아크로바트(묘기)’적인 요소가 많이 보여지고 있다.
빔바가 창안할 당시의 카포에이라(헤지오날)와 현재의 카포에이라에는 약간 상이한 점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헤지오날·센자(카포에이라 보급을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라는 곳에서 타 무술(태권도, 카라테, 사바트,유도 등)의 장점을 도입하고 연구하면서 지금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즉, 카포에이라(현재 브라질에서의 ‘카포에이라’는 바로 ‘헤지오날’을 의미한다)는 이미 완성된 무술이 아닌, 현재 이 시간에도 꾸준히 변형-발전-성장하고 있는 과도기 상의 무술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카포에이라를 구분하는데 대 분류로써 헤지오날과 앙고라를 나눴지만, ‘헤지오날’은 헤지오날이라는 대분류 아래에 수많은 유파를 두고 있다. 흔히, 마스터의 숫자 만큼의 유파가 존재한다(1인 1유파)고 하니, 그 수를 추정하기란 쉽지 않을 듯 싶다.
카포에이라는 태권도와 마찬가지로 수련 연한과 기술의 습득정도(레벨)에 따라 등급을 두고 있는데, 허리부분에 착용하는 벨트(밧줄 모양의 끈)의 색에 의해 구분(단, 각 유파 마다 차이가 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입문단계로부터황녹--녹--황--청--적, 그 상위 레벨로는, 두 색이 혼합된 황·녹--적·청--백·녹--백·황--백·청—-백의 순으로 되어있다. 단, 백(흰색)은 오직 한 유파의 대표자 만이 착용할 수 있으며, 대표자의 지명으로 후계자가 결정된다.
앙고라(Angola)
정확한 창시자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으며, 다만 아프리카의 남서부에 위치한 앙고라 지방에서 태동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을 따름이다. 느린 리듬에, 주로 입식 기술(서있는 자세에서 행하는 기술) 위주의 헤지오날에 비해 거의 지면에 근접한 자세가 많은 것이 앙고라의 특징이다. 따라서 낮은 자세에서 행해지는 움직임과 공격 기술은 헤지오날에 비교해 볼 때, 원시적이면서 동물적인 요소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발기술 위주의 헤지오날(근래에 들어서는 타 무술의 여러 장점을 도입하고 있지만)에 비해, 앙고라는 몇 종류의 무기술도 갖고 있는 등 두 유파 간에는 보일 듯 말듯한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카포에이라를 처음 접한 사람들을 위해 카포에이라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 헤지오날과 앙고라를 표를 통해 살펴보았다. 표를 통해 살펴보면 이 두 유파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 현재 브라질에서 보급되고 있는 ‘카포에이라’는 양자가 혼합된 형태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댓글 작성하기
-
노원 - 3392-4382
금천 - 895-32922002-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카뽀에라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나요?
2002-09-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브라질 언어는 포어입니다
기사에 해석해 놓으신건 영어식 발음이죠
아마 브라질에서 그렇게 말한다면 알아 듣지 못하겠죠
카포에이라는 까뽀에라라고 합니다
판데이로
아타바크
해죠날
앙골라
베링바우
까뽀에리스따...음...이정도만...
2002-09-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카포에라는 몸이 정말 유연해야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어찌보면 브레이크 댄스같기도 하고, 고난이도 기술음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던데, 일반인도 배울 수 있을라나?
그리고 무토엔 카포에라 동양상 없나요?2002-09-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