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틀-카타는 어떻게 만들고 어떤 의미가?


  

1부- ITF '틀'은 무엇인가?

WT 태권도(세계태권도손기술어울림)와 ITF 태권도(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스타일이 만나 기술을 이야기하고 생각과 의견을 나눈 지 벌써 10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사)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와 세계태권도손기술어울림과 함께 주관, 주최하는 태권도 원(ONE)참피온쉽(Taekwondo ONE championship)이다. 이 대회를 통해 서로의 진영과 관계없이 경기규칙만 준수한다면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다.

 

3개의 유파에서 출전한
 태권도 원(ONE)참피온쉽

얼마 전 11월20일에 열린 ‘제3회 태권도 원(ONE)참피온쉽 (Taekwondo ONE championship)은 매우 의미 있는 대회였다.

 

WT스타일과 ITF스타일뿐만 아니라 극진공수도(極眞空手道)단체에서도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제 유파(流波)를 떠나 문외불출(門外不出)의 금기를 깨고 무술로써 서로를 만나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무술교류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WT, ITF, 공수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품새, 틀, 카타 둥 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3부에 걸쳐 글로 소개한다.

 

ITF국제태권도연맹(이하 ITF) ‘틀’ 이란 무엇인가?

 

태권도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한 한 것은 국제태권도연맹 故 최홍희 총재(이하 최홍희 총재)이다. 그는 태권도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절대적인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55년 4월 11일 명칭제정위원회를 소집하여 당시 당수, 권법, 공수, 등으로 불리던 것을 무기명 투표를 통해 처음으로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통일시킨 인물이다.(최홍희, 1985)

 

ITF의 ‘틀’은 최홍희 총재가 만들어냈다. 그의 첫 번째 책인 『태권도교본』(최홍희, 1959)에서는 당시에는 틀을 ‘형(型)’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 교본에서 형(型)을 "스포츠에서 말하는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각종의 공방(攻防) 및 격파(擊破)의 묘기를 종합적으로 체계화하여 연속된 동작으로 표현한 깃이므로 이는 태권도의 3대 요소 중에서도 가장 기간(基幹)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소림류(疏林流), 소령류(昭寧류流)라고 구분하고 소림류(疏林流)에서 태극1~3형(太極)型)을 선보이고 있다. 처음 입문한 초보자에 알맞은 형이라고 적시하고 있다."(최홍희, 1959).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전에 발간된 다른 교본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화랑, 충무, 을지, 삼일, 우남, 등의 새로운 형을 선보였다는 것이다.”(최홍희, 1959).

 

두 번째 책은 1965년 영어로 출간된『TAEKWON-DO』이며 그 이듬해인 1966년 같은 내용을 한글로 바꿔 『태권도지침』(최홍희, 1966)을 출간한다.

 

이 책에서도 ‘형(型)’이란 명칭을 사용했으며 세 번째로 『태권도교서』(최홍희, 1972) 또한 형이란 명칭으로 사용했는데 『태권도교본』(최홍희, 1959)에서 말한 형의 내용과 약간 다르게 설명하고 있지만 맥락은 같다.

 

“어떠한 제한된 가정 하에서 수명의 가상 적을 조직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기본동작을 이체에 맞게 연결하여 누구든 상대가 없이도 능이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연말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태권도에 있어서 형”이라고 설명한다.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흥미로운 것은 『태권도교본』(최홍희, 1959)까지는 “태극 1~3형을 통해 유급자심사를 진행했지만 『태권도지침』(최홍희, 1966)부터는 천지(天地), 단군(檀君), 도산(島山)형 등으로 심사규정을 바꾸었다.”(김산, 김창우, 송일훈, 2008) 이 변화는 태권도의 수련체계의 기초를 다시 정립하는 시도로 태권도 용어의 한글화 작업을 가속시키는 동력이 된다.

 

이를 증명하듯 『태권도교서』(최홍희, 1972)이후 “후굴서기, 전굴서기와 같은 공수도의 용어를 ㄴ자 서기, 걷는 서기와 같이 순 우리말로 명칭을 변경”(김산, 김창우, 송일훈, 2008)하여 사용한 것으로 되어 있다.

 

태권도교서(1972)

1972년 최홍희 총재는 『태권도교서』가 나온 후 1983년 11권짜리의 방대한 분량의 태권도백과사전을 집필하는데 이 교본에서는 형(型)대신 ‘틀’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11년 사이에 언제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1차 사료를 찾지 못했고 대화나 간접적인 전언으로 이야기한 내용정도가 남아있다.

 

그 전언들 중에서 정순천 사범은 “생전에 최홍희 총재는 1970년대 말 구 동구권에서 "중근 형"을 가르치다가 갑자기 우리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중근을 중근(兄)으로 여겨져 고민 끝에 순수 우리말인 ‘틀’로 바꾸었다”(정순천, 2020). 라고 밝히고 있는 내용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틀’을 만든 목적에 대해 최홍희 총재는 이렇게 술회했다.

 

“나는 20세기에 잠깐 지나가는 한 나그네로서 인류와 평화를 위해 나의 발자취를 남기고저 태권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24개 틀은 하루인 24시간 즉 나의 전(全) 생애를 의미하는 것이다.”(태권도백과사전, 1983)

 

‘형(型)’은 일본의 가라테 ‘카타(形)’의 한자와 의미가 비슷하다. 노초웅(盧初雄) 관장(극진공수도연맹)은 형(形)과 형(型)은 차이는 “실제로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리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두 가지 글자 모두 스타일과 수련체계에 따라서 사용될 수 있다.”(노초웅(盧初雄), 2006).라고 설명한다. 이는 두 한자의 의미가 큰 차이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공수의 형(形)과 비슷한 태권의 형(型)이란 명칭을 “틀”로 바뀐 배경은 민족주의와 차별화된 한국 고유의 무술이론을 찾고 싶었던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천지, 단군, 도산, 원효, 등 ‘틀’의 명칭도 민족적 역사적 위인들의 이름을 따서 작명한 것은 그런 의미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최홍희 총재가 고인이 되기 전 집필한 태권도백과사전에서는 “여러 가지 공격과 방어의 동작을 이치와 뜻에 맞춰 한데 묶어놓을 것을 태권도에서는 ‘틀’이라 한다.”(최홍희, 1985)‘틀’을 통해서 맞서기의 기술향상은 물론 맞서기에서 배울 수 없는 특수한 기술도 배울 수 있다고 보았다.

3개의 단체가 서로의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이처럼 ITF에서 ‘틀’이란 모든 동작의 기본으로 그 자체가 격파, 특기, 호신술 맞서기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맞서기와 호신술의 연속이며 태권도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ITF‘틀’의 특징은 싸인 웨이브가 있는 것이다. 이해 대해 사)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유승희 사무총장은 싸인웨이브는 위치의 높낮이를 이용해 힘을 만들어내는 ITF태권도의 힘의 원리로 움직임의 형태는 율선(~)을 그리며 움직이는데 마치 돌고래가 유영 할 때의 모습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모든 수련체계에서의 동작과 마찬가지로 처음 움직임은 크게 수련을 하지만 후에 숙련이 된 후 율선(~)의 움직임은 작아진다. 이 또한 돌고래가 빠르게 앞으로 차고, 나가기 위해 위아래 움직임이 직선에 가까워지는 것과 마찬가지의 원리이다.

 

현재도 싸인웨이브는 '틀'에서 볼 수 있는데 ITF 만의 독특한 움직임으로 초보자에서 수련이  깊어 질수록 웨이브의 고도는 미미해지고, 급이 올라갈수록 난도 높은 발기술들이 많이 나오며 ‘틀’24개는 승단심사에서 매우 중요한 과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다음 편 - 품새는 무엇인가? (2부)

 

[무카스미디어 = 엄재영 태권도 칼럼리스트 ㅣ kaika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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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영
현)대망태권도관장.
현)대한태권도협회 이사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2011)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2020)
아시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금메달(2022)
전)북경체육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체육훈장 기린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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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무도의역수출 일본화을한국화로
    이것이 문화의힘 태권도의민족문화정책

    2023-01-23 18:14:3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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