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조선시대 때 품세는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

무예도보통지에서 사평세(四平勢)와 더불어 특이한 세(勢)가 정란세(井欄勢)다.

'정란'이란 동그란 우물 맨 위 나무로 만들어진 우물 틀을 말한다. '정란=경란'이라고도 한다. 팔굽치기도 되지만 팔로 목을 감는 자세로 근접전에 대비하여 단타와 목을 잡아 무릎치기와 동시에 상대를 잡아채 걸어 넘기는 기법인 '금라법'의 연결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권법 세(勢)의 의미와 현대의 태권도 기술동작 아래와 같이 분류해 보았다.

무예도보통지의 권법에는 단순히 치기(타격)의 공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잡고 던지고, 꺾고 넘기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양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바침 하는 것이 무예도보통지에서 실전의 개념인 “우수우각, 좌수좌각, 우수좌각, 좌수우각, 전수, 후수, 전각, 후각” 이다.

오늘날 태권도의 기술이 실전무술과 연계성을 갖으려면 앞손, 뒷손의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태권도 특히 품새의 패턴은 좌, 우 대칭 즉 오른쪽에서 하면 왼쪽으로 돌아 다시 같은 동작을 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중요한 앞손이냐? 뒷손이냐의 개념을 놓치고 있어 태권도 겨루기와 괴리감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겨루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동작은 오른 발을 앞에 놓느냐, 아니면 왼발을 앞에 놓느냐에 따라서 많은 전술과 전략이 달라진다. 결국 실전기술은 앞발 앞손이냐? 뒷발 뒷손이냐(맞서기, 엇서기)의 싸움에서 기인한다는 양진방 교수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이 이론이 무예도보통지에 있는“우수우각, 좌수좌각, 우수좌각, 좌수우각, 전수, 후수, 전각, 후각”이다.

무예도보통지에서는 권(拳)은 주먹은 물론 손날, 바탕손, 등주먹 등, 손기술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는 현대의 품새의 의미를 막고 차고 지르기의 개념으로만 바라보는 단점이 있다. 꺾고 넘기고, 던지고, 잡아채는 기술(질법, 나법, 솔법)들을 잊은 채 타격 위주의 기술동작으로만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품새 속에 숨어있는 질법, 나법, 솔법의 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맨손무예와 무기술의 기술적 관계로 볼 때 태권도의 핵심기술동작인 앞굽이, 뒷굽이, 주춤서기의 3대 핵심서기와 아래막기, 안막기, 바깥막기, 얼굴막기의 4대 핵심막기는 등은 어디에서 왔는가?의 기초적 질문에 양 교수는 무기술인 검술, 창술, 봉술 등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창술에서 찌르기를 할 때 서기는 앞굽이 형태를 띄게 되는데 이를 상상하면 금방 이해 할 수 있다. 그만큼 조선의 무예도보통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일본의 무술가 다웅선생은 한서예문지에 나오는 수박(手搏)6편 이래로 1600년 동안 없었던 맨손무예의 전문서적이라고 우리 무예도보통지를 극찬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볼 수 있다.

(17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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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미디어 = 엄재영 태권도 칼럼리스트 ㅣ kaika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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