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영의 태권로드] 이란의 태권도장은 어떻게 운영될까?


  

개 고생의 서막! 이란 태권도 출장기 - 3부

필자는 태권도 강국이 된 이란의 사설 태권도장이 매우 궁금했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고 싶어 태권도장 방문을 요청했다.

 

이란은 전통적인 이슬람교(시아파)로 ‘금요일과 토요일’이 우리의 주말에 해당된다. 3월 21일부터 이란의 새해가 시작되고 전국은 약 10일 가까이 쉬는 연휴가 계속되고, 3월 31일이 마지막인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방문한 기간 테헤란 시는 물론 이란 전체가 쉬는 날로 문을 연 태권도장이한한군데도 없었다. 막 아쉬워 할 때 쯤 이번 심판교육을 주도한 이란의 교육위원장 남조우(이란이름)가 이스파한 주에 속하는 카산시(kashsan city)에 가서 간단한 관광을 하고 그곳에 태권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다고 배려를 해주었다.

 

이란의 사설도장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에 설렜다. 테헤란에서 카산시(kashsan city)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남조우 교육위원장(이란)은 금방 갈수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서 그 말을 믿었다.

 

그런데 이런. 이란 국토가 넓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테헤란에서 차를 타고 약 3시간을 넘게 끝없는 사막을 보아야 했다. 아침 7시 출발을 서둘렀다. 도시는 새해라 그런지 텅 빈 느낌이었고, 도시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올라타니 끝없는 사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주 원 없이 사막을 봤다.

이란의 사막위에 페르시아어가 쓰여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달리다보니 유목민족인 이란의 삶이 느껴진다. 양치는 사람, 돌산, 전쟁의 흔적처럼 보이는 빈집들, 수백 년 동안 쌓인 퇴적층 등이 우리 눈앞을 지나간다.

 

덥고 살기가 척박한 곳이라 생각했지만 이 척박한 땅에도 삶의 지혜가 있고 기후와 토양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에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곤 하는데 필자는 불편해 보이는 사막과 기후인데 이란사람들은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굉장히 유명한 관광단지라고 말했다. 그래서 또 기대했다.

 

그런데.....?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자그마한 폭포가 나온다. 이 작은 폭포가 유명한 곳이란다. 또 속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막과 돌산 밖에 보이지 않던 곳에 오아시스 같이 폭포가 흐르고 그 물이 하류로 흘러 산 밑의 사막을 비옥한 땅으로 만들고 나무와 풀이 자라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생명수 같은 폭포수! 이곳이 그들에게는 유명한 장소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폭포수와 새해를 맞이한 코란과 차례상

이곳에서 새해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놀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길을 따라 올라가는 도로 옆으로 각종 꽃차와 샤프란을 파는 상점들이 있고 아이들을 위한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는 곳도 눈에 들어왔다.

 

폭포수에 도달하니 이곳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폭포수 주변으로 돗자리를 깔고 간단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것은 한국이나 이란이나 매 한 가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dizi(디지)라는 이지역의 이색적인 음식이다. 주전자와 비슷한 병에 양고기와 야채, 감자, 옥수수를 넣어서 향신료와 갖은 양념으로 오랫동안 삶아서 내온다. 그럼 커피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커피를 누르는 비슷한 것으로 내온 음식을 정성스럽게 으깨고 이것을 빵에 싸 먹는 것이다.

 

이란의 지방 쪽에서 먹는 음식이라 향신료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참 맛있었다. 이란의 마늘쫑이나 올리브를 곁들여 먹으니 약간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었다.

양고기를 오랜시간 삶아서 으깨어 먹는dizi(디지)

우리는 점심을 먹고 곧장 이지역의 태권도장을 방문했다. 역시 여기에서도 태권도장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 있었기 태문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크게 페르시아어로 태권도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가는 그곳의 관장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쉬는 날인데 우리를 위해 특별히 열어준 모양이다.

이스파한 주 카산시(kashsan city) 태권도장

이곳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층은 태권도장으로 운영을 한다. 안을 들어가니 사무실과 탈의실, 탕비실, 샤워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고 태권도에 필요한 매트, 짐볼 등 다양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아마 필자의 예상으로는 이곳에서 가장 잘 되는 도장이 아닌가 싶다. 이정도 규모면 한국에서도 매우 크고 유명한 도장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투자를 해서 도장을 운영하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수련은 일주일에 3회 정도 선수들은 매일 수련한다고 하니 수련 횟수도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이란의 태권도장의 모습

2층은 피트니스센터로 운영되는 곳인 것 같다. 각종 덤벨과 바벨, 유산소운동기구가 구비되어 있고 체성분측정기도 있어 수련생들의 체지방을 관리한다.

 

이란은 유목민족이라 양과 치킨 등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데 대부분 몸이 크고 나이가 들면 비만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간파한 관장은 체성분측정기를 도입해서 측정, 좋은 운동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이정도면 이란에서도 꽤 유명한 도장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우리는 또 하나의 태권도장을 보러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이란 태권도장 관장, 사범들과 함께

차를 타고 한 5분 정도 가니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태권도장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어디나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이 도장이 잘되는 것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이곳은 첫 번째 도장과는 조금 달랐다. 먼저 아파트의 주민센터 같은 느낌이 들었고 안을 들어가 보니 이곳 역시 청소를 하느라 매트를 모두 걷어놓았다.

 

이란의 올림픽영웅 이란태권도협회장 하디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매트와 짐볼 훌라후프도 있고 겨루기 강국답게 태권도장도 겨루기 장비와 호구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벽에는 축구와 농구, 그리고 태권도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그래서 이란협회관계자에게 물었는데 태권도만 전용으로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페르시아어를 모르는 필자는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른 종목을 한다 하더라도 주력은 태권도가 분명하다. 태권도에 관련된 시설이 월등하고 모든 장비가 태권도장비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어째든 이란의 태권도장을 처음 방문해서 이슬람의 태권도장은 어떤지 살펴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란의 또다른 태권도장

이란의 첫 태권도장을 국내에 알리면서 태권도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우리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서둘러 다시 테헤란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테헤란 시내에 차가 막혀 4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사막의 고속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 테헤란에 무사히 도착했다. 징그럽게 사막을 보았다. 이것도 경험이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자마자 오늘 하루가 피곤했는지 곧바로 스러져 잠들어버렸다.

 

4부에서 계속...........

이란의 특이한 휴일... 이란의 젊은이들은 뭘 하고 놀까?

 

[글 = 엄재영 사범 | KTA & 국기원 WTA 강사, 태망태권도장 관장 ㅣ kaika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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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영
현)대망태권도관장.
현)대한태권도협회 이사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2011)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2020)
아시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금메달(2022)
전)북경체육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체육훈장 기린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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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지혜

    글솜씨가 너무 좋으셔서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다재다능 하셔서 존경스러워요
    최고로 멋져요~
    아이들이 관장님 계셔서 든든하다고 말해요
    늘 감사합니다

    2022-06-15 01:49:4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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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훈 사범

    좋은글 감사합니다.

    2022-06-15 00:59:3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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