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시범이 인생이 된 사나이

  

[명인열전 - 7] KTA 시범공연단 이춘우 단장


단순히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시작한 태권도 시범이 인생이 되어버린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대한태권도협회(KTA) 시범공연단 이춘우 단장이다.

KTA 시범공연단 이춘우 단장

1960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인 그는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부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상보다 무술을 배우고 싶었던 어린 이춘우. 그래서 그는 부모님에게 무술 도장에 보내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어린 이춘우는 무술 도장에 다니게 된다.

그런데 이춘우 단장이 처음 배운 무술은 태권도가 아닌 합기도였다. 지금의 이춘우 단장을 생각하면 왠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이춘우 단장은 “합기도 고수의 꿈을 품고 시작한 합기도 수련은 3개월만에 끝나고 말았다”며 “당시 합기도 도장의 선배들이 너무 많이 때려 어린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어 그만뒀다”고 회상했다.

그의 무술에 대한 열정은 태권도를 만나면서 꽃을 피기 시작한다. 동양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춘우 단장은 학교 태권도 동아리 팀에 들어가면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다. 이후 도장에서 보조사범 생활을 하면서 수련에 더욱 매진하게 되고, 당시 종별선수권 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한다.

지금의 이춘우 단장이 있게 만든 태권도 시범단과의 인연은 보조사범으로 일하던 도장을 통해서 였다. 당시 사범이자 국기원 시범단원이었던 구정회 사범. 구 사범의 시범단 동료들은 자주 도장에 놀러와 시범을 보이곤 했다. 그렇게 선배 태권도인들의 시범을 보면서 국기원 시범단의 꿈을 키워가고 있을 때 쯤 국기원에서 공개 심사를 통해 시범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한다. 결과는 합격.

이춘우 단장은 “국기원 시범단 공개모집은 내가 지원한 1987년이 최초였다”며 “초대 김영작 단장님 밑에서 2년간의 후보 생활을 거쳤다. 이후 1989년 2대 이규형 단장님이 오시면서 부주장과 주장 그리고 부단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이규형 단장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국기원 시범단에 있으면서 이규형 단장님에게 시범은 물론 태권도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춘우 단장은 2006년에 이규형 전임 단장의 뒤를 이어 3대 국기원 시범단장에 선임된다. 그런데 국기원 시범단에서 20년 넘게 몸 담아온 그가 올해 돌연 KTA 대표시범공연단 단장직을 수락하며 자리를 옮겼다.


자신의 도장에서 인터뷰 중인 모습

이 부분에 대해 이 단장은 “힘들게 내린 결정이다. KTA에서 계속적인 요청이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나보다 더 뛰어난 남승현 시범단 감독이 뒤에 있었기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또 태권도 시범단의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그동안 시범단의 처우가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상호간의 경쟁 속에서 각 제도권에서 시범단 중요성을 인지해 나은 환경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나아가 태권도 시범단이 전문직업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춘우 단장은 KTA 시범단장이라는 직책 말고 서울시 노원구태권도협회 회장이라는 직책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욕심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단장은 “시범단 생활은 돈이 안되기 때문에 개인 도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단원이 도장 사범이나 관장들 혹은 태권도학과 학생들이다. 현재 시범단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각자 돈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노원구 태권도협회 회장은 임기가 올해로 끝난다. 그동안 노원구 태권도협회를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요즘 도장 경기가 어렵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노원구 도장들 활성화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실천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춘우 단장 가족들은 그가 시범단 생활을 그만하길 내심 바라고 있다. 돈은 둘째치고 건강을 해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장은 “태권도 시범을 뺀 자신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태권도를 통해 받은 혜택을 이제야 나눠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를 보면서 ‘태권도 시범이 인생이 되어버린 사나이’다운 말과 행동이라고 느껴졌다. 이춘우 단장같은 사람들이 한국 태권도계에 존재하기에 태권도 시범단 나아가 종주국 태권도가 계속 발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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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이 ㅋㅋ

    우리관장님인데 ㅋㅋ

    2009-03-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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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이건아니자나 이건아니자나 왜 아닐까~요?

    2008-07-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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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관장

    노원구협회 이끌어 가시느라 노고가 크셨습니다. 시범단과 아울러 체육관 발전과 가정의 건강행복을 기원합니다.

    2008-07-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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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룡

    우리동네 태권도장..이춘우태권도장

    2008-07-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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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갑자기 팔각정 이종관부장님 품새시연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2008-07-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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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관장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만들기를 바랍니다.

    2008-07-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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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1빠다

    고수님 이신가보다.ㅎㅎㅎ그런데 누가 그러는데 반토막 무술이라고 그러더라구요 그 무술이 어떤무술인지 알고파요?

    2008-07-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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