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예대회 심사에 ‘AI’ 시스템 도입… 국제연무대회 적용 추진
발행일자 : 2026-10-01 14:34:30
[한혜진 / press@mookas.com]

세계무술연맹-AIMSoL 업무협약… 2026 국제연무대회서 AI 움직임 분석 활용

사람의 눈과 경험에 의존해온 무예대회 심사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된다. 전통무예의 동작을 데이터로 분석해 전문 심판의 판단을 보조하는 새로운 심사 방식이 국제대회 현장 적용을 앞두고 있다.
세계무술연맹(WoMAU)과 AI 기반 움직임 분석 플랫폼 AIMSoL은 지난 지난 9월 30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세계무술연맹이 주최하는 ‘2026 국제연무대회’에 AI 심사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핵심은 참가자의 연무 영상을 AI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신체 움직임과 자세를 비롯해 관절 각도와 이동 궤적, 균형, 속도, 동작의 일관성 등을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전문 심판의 평가와 결합한다.
AI가 심판을 대신해 모든 것을 판정하는 방식은 아니다. 영상으로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한 영역은 AI가 분석하고, 무예 고유의 표현과 완성도 등 정성적인 영역은 전문 심판이 평가하는 ‘보조 심사’ 방식이다.
무예 연무는 기술의 정확성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힘과 속도, 균형은 물론 동작의 완성도와 표현력, 종목마다 다른 기술적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번 사업을 국제 무예 연무대회의 공식 심사 체계에 AI를 적용하는 ‘세계 최초 사례’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세계 최초’ 여부는 기존 스포츠와 무예 분야의 유사 사례까지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됐다. 택견 경기 동작을 AI 심사 시스템으로 분석하는 테스트 등을 통해 실제 무예 동작을 얼마나 정확하게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세계무술연맹은 세계 각국 전통무예의 보존과 국제 교류, 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해온 국제단체다. 이번 협력을 통해 대회 심사뿐 아니라 전통무예의 움직임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고 향후 교육과 훈련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AIMSoL은 카메라에 촬영된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진혁 대표는 무예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AI 코칭과 심사 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진혁 AIMSoL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AI가 인간 심판을 전면 대체하기보다 분석 결과를 제공해 평가의 일관성과 설명 가능성을 높이도록 설계했다”며 “선수에게도 자신의 자세와 동작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훈련과 교육을 위한 피드백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호 세계무술연맹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이번 협력은 전통무예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그 결과를 대회 심사와 교육에 연결하려는 시도”라며 “기술의 정확성과 종목별 특성을 충실히 반영한다면 AI 심사 모델의 신뢰성을 높이고 국제 무예계의 관심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무예를 숫자로 어디까지 평가할 수 있느냐’다. AI가 관절 각도와 이동 궤적, 속도처럼 눈에 보이는 움직임을 수치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무예마다 다른 기술 체계와 특성을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카메라의 촬영 각도나 다른 신체에 가려지는 동작 등 영상 분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도 풀어야 할 과제다.
허건식 서일대 스포츠융합연구소장은 “무예 종목마다 다른 기술 체계와 평가 기준을 반영하고, 촬영 각도나 가림 현상에 따른 분석 오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표현력과 전통적 특성처럼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요소에 전문 심판의 해석을 결합한다면 국제대회에서 신뢰받는 한국의 AI 스포츠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품새와 연무, 시범 등 ‘정확성’과 ‘표현성’을 함께 평가하는 무예 종목에서 AI 판정은 앞으로 적지 않은 논쟁과 가능성을 동시에 던질 것으로 보인다. 측정 가능한 기술을 객관화하는 것과 무예 고유의 표현을 획일화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AI에 역할을 맡길지가 중요하다.

세계무술연맹과 AIMSoL은 2026 국제연무대회 적용을 목표로 AI 분석 결과를 실제 점수에 어떻게 반영할지, 분석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절차로 처리할지 등을 검증한다. 현장 테스트와 데이터 구축을 거쳐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결국 AI 심사의 성패는 ‘사람을 대신하느냐’보다 사람의 판단을 얼마나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 전통무예와 AI의 첫 본격적인 결합이 실제 경기장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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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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