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문진호, 파리 그랑프리서도 2연속 ‘금빛 질주’… LA올림픽 금메달 정조준
발행일자 : 2026-10-11 02:54:37
[한혜진 / press@mookas.com]

무주 이어 파리 그랑프리 연속 우승… 결승서 우즈베키스탄 월드챔피언 2-0 완파

한국 태권도 남자 -68kg급에 새로운 절대강자가 등장했다.
192cm 장신의 문진호가 무주에 이어 파리 그랑프리까지 연속 제패하며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한국 남자 -68kg급의 올림픽 본선에 오를 기대주로 떠올랐다.
문진호(한국체대)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발루아페레 팔레 데 스포츠 마르셀 세르당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주최로 열린 ‘2026 파리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둘째 날 남자 -68kg급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나즈미딘 코심호지예프(Najmiddin KOSIMKHOJIEV)를 라운드 점수 2-0(14-12, 10-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이다. 올해 울란바토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춘천 코리아오픈 우승까지 더하면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우승은 문진호에게 더욱 특별했다. 최근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기대했던 금메달을 놓치고 동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낸 무대였기 때문이다.
문진호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때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도 크고 많이 아쉬웠다. 다시 파리에서는 잘해보자고 다짐하고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2025 우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74kg급 우승자인 코심호지예프. 문진호보다 신장은 작지만 빠른 발과 뛰어난 득점력을 갖춘 세계챔피언이다.
그러나 이날은 문진호의 긴 다리와 빠른 공격 전환이 더 위력적이었다. 1회전은 치열한 몸통 공방으로 시작됐다. 시작과 함께 서로 앞발 몸통 공격을 주고받으며 2-2로 맞섰다. 코심호지예프는 신장 열세에도 빠른 스텝과 공격 전환으로 문진호를 압박했다.
문진호는 다시 몸통 공격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만회하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간간이 기습적인 머리 공격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유효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문진호는 몸통 공격으로 승부를 풀어갔다. 연이어 몸통을 적중시키며 4점을 추가해 8-4로 앞서갔다.
상대에게 몸통 공격을 허용해 8-6으로 추격당했지만 곧바로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10-6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상대 반격도 매서웠다. 종료 18초를 남기고 코심호지예프가 기습적인 왼발 내려차기로 문진호의 얼굴을 적중시켰다. 순식간에 10-9. 한 점 차까지 좁혀졌다.
문진호가 다시 몸통 공격으로 12-9를 만들었지만 상대 역시 몸통 공격으로 응수했다. 12-12 동점.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에 웃은 것은 문진호였다. 승부처에서 몸통 공격을 적중시키며 14-12로 첫 회전을 가져갔다.
2회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문진호는 시작부터 오른발 앞발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했다. 코심호지예프 역시 왼발 앞발로 맞섰지만, 문진호의 긴 공격 거리를 쉽게 뚫지 못했다. 문진호는 상대를 길게 끌어낸 뒤 근접 상황에서 감각적인 몸통 공격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중반에는 강력한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6-0까지 벌렸다. 주도권을 완전히 잡은 문진호의 발은 더욱 매서워졌다. 이어 몸통 공격까지 추가하며 8-0으로 달아났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상대의 공격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코심호지예프가 공격 도중 넘어지며 감점을 허용했다. 10-0. 문진호가 압도적인 점수 차로 2회전을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문진호는 앞선 준결승에서 한국의 장준(한국가스공사)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라운드 점수 2-1(15-6, 3-4, 1-1 우세승)로 승리했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과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특히 마지막 3회전은 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1회전은 장준이 먼저 왼발 몸통 공격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서로 반대 발을 앞세운 맞폼 대결. 문진호는 오른발, 장준은 왼발 앞발을 활용하며 기회를 노렸다. 먼저 흐름을 바꾼 것은 문진호였다. 주특기인 오른발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3-2로 역전했다. 이어 몸통 공격까지 추가하며 5-2로 달아났다.
장준이 한계선 방향으로 파고들며 공격하자 문진호는 내려차기로 응수했다. 머리 공격을 적중시키며 3점을 추가했고, 이후 장준의 한계선 이탈 감점까지 더해 9-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에도 문진호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장준의 매서운 몸통 공격을 머리 공격으로 받아치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몸통 공격을 허용하고 넘어지며 감점까지 받았지만, 다시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추가했다. 15-6. 문진호가 첫 회전을 가져갔다.
2회전은 장준의 반격이 거셌다. 초반 문진호가 오른발 내려차기로 머리를 적중시키며 3점을 먼저 올렸다. 그러나 장준도 왼발 몸통 공격으로 2점을 만회했다. 3-2. 오른발과 왼발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종료 14초를 남기고 장준이 근접전에서 회심의 머리 공격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된 공격 끝에 종료 9초 전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4-3으로 역전했다. 결국 장준이 2회전을 가져가면서 라운드 점수 1-1. 승부는 마지막 3회전으로 이어졌다.
3회전은 더욱 팽팽했다. 두 선수는 쉴 새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지만 좀처럼 유효타가 나오지 않았다. 서로의 공격 패턴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결정적인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반 문진호가 상대를 잡는 행위로 감점을 받으면서 장준이 1-0으로 앞서갔다.
이후에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다. 문진호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공격했고, 장준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그러나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승부가 갈린 것은 종료 직전이었다. 계속된 공방 속에 문진호의 주먹 공격이 유효 득점으로 인정됐다. 1-1 동점.
결국 두 선수는 동점으로 3회전을 마쳤다. 우세 판정에서 앞선 문진호가 마지막 회전을 가져가며 라운드 점수 2-1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문진호는 최근 남자 -68kg급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2cm의 큰 키와 긴 다리를 활용한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머리 공격이 주무기다. 상대의 공격 거리를 벗어나면서도 순식간에 머리를 공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해부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문진호는 올해 울란바토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춘천 코리아오픈, 무주 그랑프리를 잇달아 제패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도 후자이라오픈과 우시 그랜드슬램 챌린지, 방콕 그랑프리 챌린지에서 우승했다. 나이로비 21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정작 문진호는 최근 이어진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묻자 “계속 이긴 것은 아니다. 이겼다 졌다 반복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먼저 이야기했다. 이어 “이긴 시합 다음에 지는 경기도 있었다. 잘했던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아쉬웠던 부분은 계속 보완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WT 남자 -68kg급 올림픽랭킹에서 문진호는 90.8점으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튀르키예의 베르카이 에레르(Berkay ERER)로 문진호를 약 10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번 파리 그랑프리 우승으로 문진호는 G-6 등급 우승에 따른 랭킹 포인트 60점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2cm 장신에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머리 공격… 올림픽랭킹 1위 굳히며 ‘포스트 이대훈’ 기대감
문진호의 상승세는 한국 태권도 남자 -68kg급에도 의미가 크다.
이 체급은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 이대훈이 오랫동안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했던 체급이다. 그러나 이대훈 은퇴 이후 한국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존재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문진호가 최근 국제무대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면서 2028 LA올림픽을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랭킹 1위로서 그랑프리 시리즈를 연속 제패한 것은 단순한 일회성 성적이 아니라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문진호의 시선도 이미 2028 LA올림픽을 향하고 있었다. 당장 목표는 오는 11월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 이어 높은 랭킹 포인트가 걸린 시즌 최종 무대이기 때문이다.
문진호는 “11월 파이널을 중점으로 더 열심히 연습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파이널에서 무조건 우승해 올림픽랭킹 1위를 지키고 싶다.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반드시 1등을 해서 올림픽랭킹 1위로 LA올림픽 본선에 출전하고, 꼭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문진호와 준결승에서 맞붙은 장준도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8강에서는 올림픽랭킹 2위인 튀르키예의 베르카이 에레르를 상대로 라운드 점수 2-1(8-8 우세승, 0-4, 10-9)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1회전 초반 장준은 왼발 몸통 공격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상대의 공격을 뒤차기로 받아치며 6-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에레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몸통 공격을 연이어 허용하면서 6-6 동점이 됐다. 종료 직전 장준이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앞서갔지만, 곧바로 한계선을 벗어나면서 감점을 받았다.
8-8 동점. 우세 판정에서 앞선 장준이 첫 회전을 가져갔다. 2회전에서는 초반 감점을 받은 데 이어 머리 공격까지 허용하며 0-4로 끌려갔다. 결국 반격에 실패하며 승부는 3회전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3회전도 치열했다. 서로 몸통 공격을 주고받으며 2-2로 맞선 가운데, 에레르가 몸통 공격을 시도하는 듯하다가 머리로 공격 방향을 바꾸며 3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장준은 곧바로 반격했다. 상대의 공격을 회심의 뒤후려차기로 받아치며 고득점에 성공했고, 이어 몸통 공격까지 추가하며 10-5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몸통 공격을 허용해 10-7로 추격당했다. 종료 1초 전에는 한계선을 벗어나면서 2점 감점을 받아 10-9까지 쫓겼다. 그러나 마지막 한 점 차를 지켜냈다.
이날 여자 -67kg급에 출전한 홍효림(용인대), 곽민주와 이가은(이상 한국체대)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둘째 날 남자 -68kg급에서 문진호가 금메달, 장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첫날 박태준의 은메달을 포함해 대회 이틀 동안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여자 -49kg급 김향기(한국체대), 이유민(관악고), 이예지(제물포구청)가 출전한다. 이번 대회 한국 여자부의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남자 -68kg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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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문진호(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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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나즈미딘 코심호지예프(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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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장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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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자이드 카림(요르단)

여자 -57kg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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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마리아 클라라 파체코(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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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파디아 키르판(요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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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마리야 세보스티야노바(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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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페이스 딜런(미국)

여자 -67kg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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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비비아나 마르톤(헝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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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루스 그바그비(코트디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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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오조다 소비르조노바(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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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스틸리아니 마렌타키(그리스)
[무카스미디어 = 프랑스 파리 -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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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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