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3년 만에 다시… 한국, 아시안게임 부진 만회할까

  

9~11일 54개국·난민팀 253명 출전… 올해 마지막 그랑프리 시리즈

홍효림(홍)이 2023년 9월 파리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준결승에서 맹유 장(중국)을 상대로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올림픽 도시 파리에서 3년 만에 다시 전세계 태권도 최정상 선수들이 겨루는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가 다시 열린다. 

 

최근 막을 내린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한국 태권도 겨루기가 곧바로 집결한다. 지난 무주 그랑프리의 선전과 아시안게임의 부진이 엇갈린 가운데, 2028 LA올림픽을 향한 한국의 현재 경쟁력을 다시 확인할 무대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파리 인근 르발루아페레의 팔레 데 스포츠 마르셀 세르당에서 월드 장애인태권도 그랑프리와 월드태권도 그랑프리를 잇달아 개최한다. 8일 장애인태권도에 이어 9일부터 사흘간 월드태권도 그랑프리가 펼쳐진다.  

 

파리에서 월드태권도 그랑프리가 열리는 것은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로마와 무주에 이은 세 번째 그랑프리 시리즈이자, 11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둔 마지막 대회다.  

 

‘파리’라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도 있다. 2년 전 2024 파리올림픽에서 태권도는 그랑팔레를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뜨거운 승부를 펼쳤고, 한국은 박태준과 김유진이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번 그랑프리는 올림픽 당시와 경기장은 다르지만, 2028 LA올림픽을 향해 다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시점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파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특히 한국에게는 최근 한 달 사이 크게 엇갈린 경기력을 다시 확인하는 무대다.

 

지난달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한국은 남자 -58kg 배준서와 -68kg 문진호, 여자 +67kg 송다빈이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여자 -57kg 김유진은 은메달, +67kg 곽민주는 동메달을 보태며 안방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곧이어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남녀 8체급에 출전한 한국은 마지막까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다 여자 +67kg 송다빈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 가까스로 ‘노골드’를 막았다.

 

최종 성적은 금메달 1개, 동메달 4개. 8체급 가운데 결승에 오른 것도 송다빈이 유일했다. 무주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아시아 최고 무대까지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때문에 이번 파리 그랑프리는 아시안게임 직후 치르는 단순한 후속 대회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털어내고 다시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보여주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한국은 파리에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낸다.

 

남자부는 -58kg급 서은수(한국체대), 박태준(경희대), 김종명(서천군청)이 출전한다. -68kg에는 문진호(한국체대), 장준(한국가스공사), 성유현(삼성에스원)이 나서고, +80kg에는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출전한다.  

 

여자 -49kg에는 김향기(한국체대), 이유민(관악고), 이예지(제물포구청)가 출전한다. -57kg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과 김가현(한국가스공사), -67kg 홍효림(용인대), 곽민주와 이가은(이상 한국체대)이 이름을 올렸다. +67kg에는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이 출전한다.  

송다빈 무주 그랑프리 머리 공격

송다빈의 가파른 상승세도 이번 파리 그랑프리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 무주 그랑프리에서 깜짝 우승한 데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출전한 남녀 겨루기 8체급 가운데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중국 무원제를 2-1(4-2, 4-10, 8-5)로 꺾었다. 2라운드에서 크게 흔들렸지만 마지막 3라운드에서 몸통 공격을 앞세워 리드를 지키며 한국 겨루기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두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한국 여자 중량급의 중심으로 올라선 송다빈에게 파리는 또 하나의 시험대다. 이번 대회마저 정상에 오른다면 무주 그랑프리-아시안게임-파리 그랑프리로 이어지는 상승세를 굳히며 2028 LA올림픽을 향한 행보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과 김유진의 경기력도 관심사다. 2년 전 이 도시에서 올림픽 정상에 올랐던 두 선수가 다시 파리에서 국제무대 경쟁에 나선다.

 

특히 김유진은 아시안게임 여자 -57kg 8강에서 탈락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얼마나 빠르게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무주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던 문진호 역시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68kg 동메달에 머문 만큼, 파리에서 무주 우승 당시의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는 54개국과 난민팀 등 총 253명이 참가한다. 남녀 8체급에서 경기가 치러지며, 방콕 2025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를 통해 출전 자격을 얻은 입상자 21명도 출전한다.  

 

한국에서는 김종명, 문진호, 이예지, 김유진, 곽민주, 송다빈이 방콕 그랑프리 챌린지를 통해 파리행 출전권을 확보했다. 기존 정상급 선수와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이 한 무대에서 경쟁한다는 점도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이에 앞서 8일 열리는 월드 장애인태권도 그랑프리에는 30개국에서 총 113명이 참가해 남녀 10체급에서 경쟁한다.  

 

로마와 무주를 거쳐 아시안게임, 그리고 파리까지 국제무대가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그 끝에는 2028 LA올림픽이 있다.

 

무주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가 곧바로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흔들린 한국 겨루기. 아시안게임의 부진을 털고 파리에서 다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상승세를 탄 송다빈이 세 대회 연속 정상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가 이번 파리 그랑프리의 관심사다.

 

[무카스미디어 = 파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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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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