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올림픽 금메달 이학성… 장애 딛고 금빛 발차기

일반일-장애인 대회 모두 석권… 일반인 보다 두 배 노력 끝 결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학성 (제공=조선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이학성이 태권도를 통해 국위를 선양했다.

이학성(조선대 1학년)은 지난 달 26일부터 8월 4일까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3 소피아 농아인올림픽’ 태권도 겨루기부문 남자 -80kg급 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올렉실 세도프를 9대7로 꺾고 유일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생아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어 청각장애인으로 성장하던 이학성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태권도에 입문했다. 순천 이수중 1학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중2 때 전남태권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순천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한 이학성은 2011년 2학년 때 농아인 국가대표로 선발돼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2011 세계농아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2012년에는 전국농아인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해 국내 최고 권위의 일반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한태권도협회장기대회 겸 국가대표예선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 또한 전국체전 남고부 전남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따낸 메달이 20개를 넘는다.

키 191cm, 몸무게 80kg인 이학성의 주특기는 긴 다리를 이용한 내려차기와 뒤후려차기. 뛰어난 신체조건을 이용하여 고난도 기술까지 이용해 다득점을 올려 일찌감치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얼핏 봐서는 신체 건강한 훈남 태권도 선수로 보인다. 청각장애라 소리만 못 듣고 신체활동에는 크게 이상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태권도를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이학성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의사소통을 위해 ‘인공와우’를 삽입하고, 말하기와 입모양 익히기 등 재활 등의 교육을 통해 10년 넘게 노력한 끝에 육성 대화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인공와우를 삽입한 귀 뒷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 때문에 병원에서는 선수생활을 계속 만류하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은 일반인보다 어지러움을 더 많이 느끼고 균형에 도움을 주는 달팽이관 기능도 정상인에 비해 떨어진다.

경기 중 빠른 움직임이 계속될 때는 어지러움을 느낀다. 가장 결정적인 약점은 경기 도중 감독이나 코치의 작전 지시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에 들어가면 매 순간 혼자 결정해야 한다. 이학성은 이 모든 핸디캡을 태권도에 관한 집념과 남다른 노력으로 이겨냈다.

지금 그의 목표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일반인이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4년 후에 열리는 농아인올림픽에도 2연패 도전을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대회 뿐만 아니라 일반인 대회도 모두 출전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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