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석 국기원장 취임 1년 “변화의 조짐은 있다”… 조직개편 넘어 도장 활성화·해외 심사 개혁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조직 운영과 개혁 구상 밝혀… 도장 활성화 TF 연구 결과 정책 반영, 세계태권도한마당 상설화 추진

 

 

윤웅석 국기원장

윤웅석 국기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아 조직개편을 넘어 일선 태권도장 활성화와 해외 심사 행정, 노사관계, 세계태권도한마당 운영체계까지 국기원의 전반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1년이 조직의 변화에 집중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일선 지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윤웅석 국기원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태권도 전문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간의 조직 운영을 돌아보며 주요 현안과 향후 운영 방향을 밝혔다.

 

간담회는 별도의 성과 발표보다 기자들의 질문과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원장은 취임 이후 업무에 집중하느라 언론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며 국기원 운영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건의를 요청했다.

 

윤웅석 원장은 취임1주년에 대해 “성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스스로 성과를 단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직 내부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는 의미를 부여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조직개편이다.취임 이후 추진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은 특정 부서에 집중됐던 업무를 분산하고, 오랫동안 이어진 조직의 업무 관행을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성과가 서서히 보인다고 생각한다. 아직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변화의 조짐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기원을 방문하는 해외 사범들로부터 직원들의 응대와 조직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조직개편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같은 사안이라도 담당자나 신청인에 따라 업무 처리 방식과 속도가 달라지고,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업무조차 기존 관행에 묶여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직원들이 과거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기원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기관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다.

 

직원들의 성과에 따른 보상도 언급했다. 직원들에게 국기원의 성과를 높여 더 많은 성과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업무 혁신과 책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가 직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태권도장 활성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윤 원장은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도장 경영 환경을 언급하며, 일선 지도자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국기원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도장 활성화를 위해 구성된 TF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제 사업과 제도에 반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단순히 도장 경영의 어려움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기원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윤 원장은 도장 활성화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태권도 교육의 본질’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교육 당국의 관리 아래 있던 태권도장이 체육시설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시설과 운영에 여러 제한을 받았지만, 태권도 지도자가 교육자로서 인정받는 환경이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현재는 시설 경쟁과 다양한 부가 프로그램 등 경영적 요소가 강조되면서 정작 태권도 교육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부족해졌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특히 다른 종목을 추가하지 않고 태권도 교육에 집중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련생을 확보한 도장 사례를 소개하며 지도자의 교육 역량과 전문성을 강조했다. 도장 활성화의 핵심은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이 운영하느냐보다 지도자가 얼마나 좋은 태권도 교육을 제공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태권도장이 다른 사교육 기관과 달리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도 공유됐다.

 

윤 원장은 이러한 평가에 감사를 표하면서 태권도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이나 돌봄 공간을 넘어 인성교육과 신체 단련을 책임지는 ‘교육의 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 교육과 전문성 강화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일선 지도자들이 태권도 교육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도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지도자의 교육 경쟁력 강화. 윤 원장은 이 두 가지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 승품·단 심사 행정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간담회에서는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태권도 현장에서 심사 신청과 합격 여부 확인, 온라인 시스템인 티콘(Tcon) 이용 과정에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담당 부서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심사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전달됐다. 

 

이에 윤 원장은 관련 민원을 확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해외 심사 행정의 문제가 단순히 담당 직원의 응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태권도 단체와 지도자 사이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고, 국기원의 해외 심사 업무가 특정 세력에 치우쳐 운영돼 온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해외 태권도인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심사 실적과 국기원 단증 발급 현황도 언급했다. 해외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심사와 국기원에 접수되는 실적 사이에 차이가 있는 만큼, 제도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심사 행정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정한 업무 처리와 투명한 절차, 현장과의 원활한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노동조합의 존재와 역할을 오래전부터 존중해 왔다면서도 노조의 권익 보호와 기관의 인사·경영권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웅석 원장

특히 기존 단체협약에 따라 인사와 조직 운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동자의 권익은 존중하되 기관 운영에 필요한 인사권과 책임까지 제약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현재 국기원 노사는 단체협약 개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갑 행정부원장은 인사 관련 조항 등을 놓고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며, 노조 내부 논의와 사측의 검토를 거쳐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노동조합의 권익 보호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기관의 정상적인 인사와 조직 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단체협약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세계태권도한마당의 상설 운영체계 구축도 윤 원장이 제시한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다. 윤 원장은 대회를 앞두고 단기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대회를 준비하는 상설 운영체계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오는 11월 1일부터 2027년 세계태권도한마당 준비를 위한 추진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그동안 한마당은 개최 시기와 장소가 결정된 뒤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단기간에 대회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윤 원장은 이러한 구조로는 참가국 확대와 종목 개선, 국제 홍보, 안정적인 대회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는 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다음 대회 준비에 착수하고, 기존 참가국뿐 아니라 과거 참가했던 국가와 지도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연 종목의 변화도 예고했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종목 가운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조정하고, 새로운 종목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태권도의 다양한 기술과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경기 방식에 관심을 나타냈다.

 

윤 원장은 올림픽 겨루기와는 차별화된 국기원만의 전통적인 경기 콘텐츠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 판정 시스템을 일부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됐지만, 간담회에서는 한마당의 정체성과 특성에 맞는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취임 1년을 맞은 윤 원장은 자신의 임기 이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기원장이 자신의 마지막 소임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퇴임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훗날 국기원이 자신의 재임 시절에 변화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다음 자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국기원의 운영체계를 바꾸는 데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취임 1년. 윤웅석 국기원장은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도장 활성화와 해외 심사 행정, 노사관계, 세계태권도한마당까지 폭넓은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도장 활성화 TF팀의 연구 결과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은 일선 지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대목이다. 국기원이 도장 경영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할지가 중요해졌다.

 

조직개편 이후에도 기존 업무 관행과 해외 심사 민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노사관계 개선은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한마당 상설화 역시 구체적인 운영체계가 마련돼야 실질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변화의 의지만으로 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국기원의 변화는 직원들의 업무 방식과 해외 태권도인들의 신뢰, 일선 도장의 현장에서 확인돼야 한다.

 

“변화의 조짐은 일어나고 있다”는 윤웅석 원장의 말. 남은 임기에는 그 조짐을 실질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할 때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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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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