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K-1, 거인의 시대는 저물었다

  

다니가와 FEG대표, 최홍만 종합격투기 전향 직접 언급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토너먼트'는에서 최홍만과 레이세포와


입식타격기인 K-1에서 거인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주요 타깃은 최홍만(28)과 세미 슐츠(34,네델란드)로 좁혀졌다.

K-1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일 ‘2008 K-1월드그랑프리 결승전(이하 월드그랑프리)’ 리저브 매치에 출전한 최홍만의 경기 직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월드그랑프리 다음날 K-1의 다니가와 사다하루 대표는 최홍만을 향해 "최홍만은 거의 발전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했다. 이보다 앞서 그는 또 "슐츠와 최홍만 같은 거구의 파이터들의 시대가 아닌 '스피드 플레이어'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향후 달라질 K-1의 판도를 예견한 바 있다.

이런 사다하루 대표의 의지는 이번 월드그랑프리에 그대로 반영됐다. K-1주최사인 FEG는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 피터 아츠에게 패한 슐츠를 리저브 매치에서 제외했다. 월드그랑프리 3회 연속우승을 떠나 워낙에 ‘슐츠 = 재미없는 경기’라는 공식이 성립됐고, 심지어 격투기계에서는 “지난 3년간 슐츠가 K-1시장을 초토화했다”는 말이 나돌았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슐츠가 대중의 이목을 끌 정도로 수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기술이 단조로워 KO승도 흥행성이 약했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슐츠가 K-1으로부터 철저하게 냉대를 받게 되자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동급 거인’ 최홍만에게로 쏠렸다. 마구잡이 펀치와 다듬어지지 않은 공격으로 ‘야수’ 밥샵(34,미국)을 잡으며, 단숨에 K-1최대어로 급부상했던 최홍만이었다. 그래서일까. K-1측도 이번 그랑프리 대진을 짤 때 슐츠의 실력보다는 최홍만의 흥행성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K-1측은 최홍만과 레이 세포의 리저브 매치를 준비했다. 최홍만이 비록 3연패를 거듭하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격투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아직 충분하다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K-1측의 이런 예상은 이번 월드그랑프리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 최홍만이 세포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 중 인상적인 장면이라고해 봐야 ‘엉덩이 로우킥’이 고작이었다. 전세계 격투팬들이 박장대소하기에 충분했다. 최홍만이 주특기라고 자부하던 니킥과 간간이 적중되던 카운터도 번번히 허공을 갈랐다. 또한 그의 느릿느릿한 풋워크는 K-1에서도 느리다고 평가받던 세포의 스피드 앞에서조차 어린아이 취급을 당했다. 최홍만의 하드웨어는 지난 3년간 제자리걸음이었고,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지난 6월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직후 최홍만의 기량은 더욱 퇴보된 모습이었다.

이제 K-1은 '화려한 기술’ ‘스피드’ ‘한방 KO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홍만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 봤지만, 이번 경기로K-1측은 더 이상 거인 마케팅으로 반짝 효과를 노리는 시대는 끝났다고 어느정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관중 역시 바뀌었다. 비록 패하더라도 호남형의 루슬란 카라예프(25,러시아)나 ‘악동’ 바다하리(25,모로코)등의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들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K-1측은 이번 대회 시작 전에 이미 슐츠에게 종합격투기로의 전향 의사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극히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최홍만에게는 달랐다. 공개적으로 방향전환을 권유했다. 사다하루 대표는미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써먹을 대로 써먹었으니)종합격투기에서 격투인생을 새로 시작하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제 결정은 최홍만에게 넘겨졌다. 아직 최홍만은 계약에 따라 K-1에서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K-1이 드림이라는 종합룰 브랜드를 갖고 있는 까닭에 다앙 종합격투기로 전향해도 계약 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이상 이제 최홍만에게는 언제 글러브를 교체하느냐의 시기 상의 문제만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FEG)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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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ck

    쓸데없는 걸로 또 조국 타령한다. 국적이 뭐 그리 중요하니?? 지겨운 코리안

    2008-12-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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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만과 바다하리

    최홍만은 종합에 가야죠 암요,, 맞구요,그리고 이런 글들로 인해 최선수가 자극을 받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조국이 살죠

    2008-1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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