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정신 철학을 전하는 美 UC버클리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 문무 겸비한 태권도인 양성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 일행이 지난 1일 태권도진흥재단에 방문했다.



종주국 태권도 기술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 달 30일 한국을 찾은 UC 버클리 무도프로그램 수련생들이 국내 주요 대학에 방문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산하 무도프로그램(연구소장 안창섭)은 2년 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을 찾는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무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대학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민경호 박사(켄민)가 UC버클리 체육학과 실기교수가 된 후 대학 내 국제무도연구소(UCMAP)를 발족했다.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은 최고의 문무(文武)를 자랑한다. 전미 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11연패와 38회째 개최해 온 ‘UC오픈태권도챔피언십’ 유단자클럽(칼라클럽, 블랙클럽)에서 총 22회를 종합우승했다. 또한 이 대학 출신인 지미 킴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킴 모리스는 세계선수권대회 헤비급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학교의 지원보다 학생들의 높은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69년 첫 무도프로그램 개설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를 원하는 수강생들의 늘어났고, 동시에 동양 무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재 매학기 무도 교양과목을 듣는 수강생이 300명이 되고, 클럽 회원도 300여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단순한 무도수련에서 그치기보다 자신들의 전공과 연결하고 있다. 사회학 전공생은 태권도와 무도수련을 통한 사회성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고, 이공계 전공자는 첨단 과학적인 무술장비를 개발하는 등 프로그램 내 소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연구물을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수강생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교훈과 이론들을 엮어 정기적으로 ‘마샬아츠 저널리스트’ 발행하고 있다.

태권도 승단, 학교 졸업만큼 힘들어


민경호 박사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을 통해 승단(昇段)하기는 이 대학에서 학사학위(學士學位)를 받는 만큼 까다롭다. 이는 민경호 박사가 처음 무도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고집해온 전통이다. 38년 동안 그가 배출한 유단자 수는 고작 1백50여명 안팎.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자체 승단심사가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반증하고 있다.

고도의 노력 없이는 태권도 유단자가 될 수 없다는 게 민 박사의 지도철학이다. 때문에 기존 유단자도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을 수강하면 흰 띠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심사는 ‘논문’, ‘실기’, ‘에세이’, ‘수련과정’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민 박사가 이렇게 강도 높은 승단과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같은 단증이라도 노력의 차이점에 따라 자기 인생에 책임감이 달라진다”며 “혹독한 수련과정과 승단과정을 통해 수련생들이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정신력과 인내력으로 버텨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C버클리 무도프로그램 정착을 비롯해 태권도 세계화에 앞장서온 민경호 박사는 작년 7월 1일 제자인 안창섭 교수에게 연구소장직을 물러주고 37년 만에 일선에서 은퇴했다. 대학은 민 박사의 공로를 인정해 종신명예교수로 임명해 그의 연구가 지속되도록 후원하고 있다. 민 박사 역시 “은퇴를 했는데 현역 때보다 더 바쁘고 할 일이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마지막까지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868년 설립된 UC버클리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UCLA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1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94명의 국립 과학 아카데미 회원과 48명의 국립공업아카데미 회원이 배출된 세계적인 명문대이다.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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