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10] 무도 태권도, 세계화를 위한 방향
발행일자 : 2007-03-19 00:00:00
<무카스뉴스 편집부>

미국 민경호 박사, 태권도 수기공모 당선작 기획연재 -마지막-
[9편에 이어 종결]

2000년, 딸 결혼식에서 가족과 함께
칠십 평생 동안 배움의 터전인 학교, 특히 대학 체육 교육의 환경에서 배우고 연구하고 봉사해 온 것에 대해 나는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남은 인생도 그렇게 살아 나가고자 한다.
특히 내가 43년을 살아온 무대인 미국은 경제, 정치, 사회 및 스포츠 활동이 자유로우면서도 개척정신에 바탕을 둔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환경이다. 나는 이런 여건 속에서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정립 및 보급을 위해서 돌밭을 가는 황소와도 같은 삶을 살아왔다.
육, 칠십 년대에 미국에 유학을 왔거나 취업이민을 한 한국인이면 다 거쳐야했던 많은 역경과 스트레스를 나는 무도로 다져진 육체와 정신력으로 헤쳐 나갔다. 그래서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미국의 일류대학인 버클리 대학의 체육교수라는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던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 자리는 한국무도보급에 앞장을 서라는 소명이 함께 주어진 것이라 굳게 믿고 이제까지 37년을 그 소명을 생각하며 이 순간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더구나 나는 하늘이 맺어준 연분으로 영국계 어머니와 독일계 아버지 슬하의 1남 3녀 중 막내인 앤 케일러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다.
딸은 의학박사로 아들은 법학박사로 키웠다. 39년의 결혼생활이 성공적이고 또한 내가 태권도 및 타 무도 활동에 전념하여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처의 희생적인 도움과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여겨진다. 더욱이 4명의 손자 손녀를 두었으니 무척 행복한 가정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하며 만족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나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특히 버클리 대학에서, 100개 이상의 나라에서 유학을 온 미래의 세계 지도자들을 포함한 수만 명의 학생들에게 한국 무도, 특히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정신문화 유산인 태권도 정신과 예우법을 이해하고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로 믿으며 매일 최선을 다해 가르침에 임했다.
그리고 나는 항상 태권도가 타 무도들, 특히 일본무도, 중국무도등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버클리 대학 내의 무도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현재도 그 연장선상에서 무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게 하늘이 부르는 그 날까지 태권도를 향한 나의 사랑과 열정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태권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후예들에게 몇 마디 남기고 싶다. 언젠가 매스컴 광고에서 “우리 것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이요”라는 문구를 여러 번 접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태권도는 누가 뭐래도 명실 공히 대한민국의 고유무도이다. 첫째, 무엇보다도, 이제 우리는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지키고, 개발하고 발전시킬 의무와 책임 그리고 최선의 노력과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둘째, 태권도는 이제 무려 182개국이라는 회원국과 무려 8백만이라는 수련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무도인 것이다.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무리 태권도 종주국이라 하여도 182개국 중 하나의 회원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태권도의 보다 나은 발전과 미래를 위해 우리는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야 할 것이다. 특히 종주국으로서 항상 모범을 보이고 포용할 수 있는 아량과 태권도의 본고장이라는 위상을 높이 지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는 태권도가 무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심판부정, 판정시비, 단증비리 등 실로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그 인기와 열정이 날로 더해가지만, 어느 사이에 승부에만 집착하는 스포츠의 부정적인 측면만 배우고 본래 무도의 본질 그리고 스포츠의 페어플레이(Fair Play)는 점점 퇴색해 가고 있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우리는 태권도를 단지 경기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태권도가 가치관 형성과 인격도야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무도교육 및 스포츠 교육의 일환을 재강조하고 태권도의 본질, 철학, 그리고 그 교육적 가치를 재조명하여 자라나는 후예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더욱 체계화 시켜서 세계 8백만이 넘는 수련인구를 지도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나아갈 의무와 책임을 통감해야 하며,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연구에 더욱 몰두 하여야 한다.
끝으로, 이제 우리는 세계 태권도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110년이 넘는 근대 올림픽 조직에 이제 겨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준으로 해 18년의 경험밖에 없는 태권도는 올림픽 운동 정신 사상에 더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개혁에 앞장선 제2대 세계 연맹 조정원 총재 중심으로 태권도가 올림픽에 영구히 존속할 수 있도록 다 함께 참여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도 태권도가 세계화 될 수 있는 발판이 자동적으로 마련되리라 믿는다. 각종 세계 태권도 대회에서는 지금 여기저기 한국에 대한 반발적인 감정에 판정시비 등 복잡한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태권도 정신 정립의 뿌리인 화랑정신, 선비사상, 그리고 한국 근대화의 주축인 새마을 운동 등을 재평가하고 연구하여 21세기 이후의 올림픽 사상과 운동에 기여할 수 있고 또 한국 태권도정신을 세계화 할 수 있는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내 자랑을 하는 것 같아 끝까지 망설이다 본 원고를 내게 된 것은 물론 주위의 권고도 많았지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뜻에서 비록 졸필이나마 나의 기억과 보존 자료를 참고해 몇 자 정리해 보내 드립니다. 끝가지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9월 25일
민경호
버클리 대학 국제무도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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