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광 러시아 푸틴 대통령, 깐부 국제유도연맹(IJF)로부터 '철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육계로 확대되고 있다.

유도광으로 널리 알려진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틈틈이 유도의 애정과 함께 남성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유도계에 든든한 후원자이지만, 유도계는 이번 전쟁 침공에 대한 책임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국제유도연맹(총재 마리우스 비저, IJF)는 27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 분쟁에 비추어 국제유도연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예 회장 겸 국제유도연맹 대사의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과 정·재계 인사에게 경제 제재를 시작한데 이어 국제체육계에서는 최초로 IJF가 푸틴 대통령 개인을 징계한 첫 사례이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도 스포츠 강국 러시아의 국제 체육 제재에 나섰다. IOC는 24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림픽 휴전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게재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러시아나 벨라루스의 국기가 게양되거나 이들의 국가가 연주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국제체조연맹은 즉각 러시아와 벨라루스서 예정된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유럽축구연맹도 올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서둘러 변경했다.

IJF는 이보다 더욱 강력하게 푸틴 대통령 개인을 징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소싯적부터 유도를 배운 푸틴 대통령은 “불량소년이던 시절, 유도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만큼 유도 사랑이 남다르다.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도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2008년에는 유도 교본을 펴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펴낸 유도 교본은 국내에 '푸틴 대통령과 함께 유도'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2012년 10월 만 60회 생일에 그는 IJF로부터 명예 8단으로 승단과 함께 명예 총재로 재추대되고도 했다. 당시 IJF 마리우스 비저 총재는 푸틴에 대해 “완벽한 유도 외교관이다. 유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그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유도대학교로 통한 용인대가 지난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은 지난 2010년 푸틴 대통령에게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그의 최종 학력이 한국에 있는 대학에 명예박사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비난이 거세진 것.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용인대 명예 박사학위 취소해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듬해 2001년 방한했을 때는 대한유도회로부터 유도 명예 7단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태권도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2013년 11월 세계태권도연맹(WT)로부터 명예 9단을 수여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빈 방한했을 당시 러시아 태권도 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당부하며 명예 최고단을 수여한 것.

러시아는 2015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첼라빈스크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WT 최초로 ITF 소속 북한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이 WT와 역사적인 합동 시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