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도장 문 열 때… 세심한 방역 조치가 최우선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도장 문화로 시작할 때

코로나19 감염으로 지난 2개월여 기간 휴관했던 태권도장이 20일부로 정상화를 준비 중이다. 

지금 겪는 이 경험은 모두가 처음이다. 모두가 남의 일이 아닌 상황. 길고 길었다. 그러나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도장은 문을 열어야 할 때가 왔다.

 

정부는 19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내달 5일까지 16일간 연장했다. 다만, 계속된 사회적 거리로 일선 경제 영향을 고려해 그간 제한했던 ‘실내 체육시설’ 즉 ‘태권도장’ 영업 제한은 완화했다.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한 자리수로 떨어지면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생활방역’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완화됐지만, ‘거리두기’는 여전하다.

 

특히 20일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초․중․고 전학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다. 등교 개학이 아닌 온라인으로 집에서 개학이기에 도장 정상화는 아직 이르다.

 

그럼에도 경영난을 겪는 일선 태권도장은 이제 문을 열어야 할 때라는데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도장 경영 전문가들도 휴관이 장기화 될 경우 회복 속도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을 열어도 이전과 다른 방식 운영이 불가피하다.

 

20일부터 전국 대부분 태권도장은 정상 운영될 전망이다. 단,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도, 둘째도 세심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 수련 시작 전후 환기와 청소는 기본, 곳곳에 소독도 필요하다. 실제 필요한 조치면서 학부모들에게 그런 안전한 공간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원하는 수련생의 열 체크와 수시 소독 문화는 필수이다. 기합 대신 다른 방식의 수련도 필요하며, 마스크 착용 또한 당분간 지속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수련생 또는 가족 중 해외 여행을 다녀오거나 접촉한 경우 역시도 수련 제외 대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수련 프로그램도 이전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고민과 연구가 따라야 한다. 장시간 집안에서 활동했던 터라 생체리듬이 깨졌다고 봐야 한다. 면역력 또한 떨어져 있다. 도장에서는 당분간 생체리듬 정상화와 면역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수련생을 맞이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정원제 수업도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수련시간 대에 최대 10명이 넘지 않는 선에서 정원제 방식 도입을 추천한다. 수련생간 거리는 2미터 간격을 유지하고, 상대가 가까이 마주 보면서 하는 수련은 당분간 지양해야 한다.

 

수련 시간 조정했으면 한다. 가급적 한 타임이 끝난 후 3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갖고 수련장 내 환기와 소독할 수 있는 시간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차량운행도 마찬가지. 운행을 마친 뒤 창문을 개방하고, 소독을 필수로 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와 별개로 이제 도장 수련장비 공유 문화도 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위생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다수 수련생이 공유하는 헤드기어와 호구, 팔․다리 보호대는 외국처럼 개인장비로 수련하게 해야 한다는 것.

 

정부는 태권도장을 포함해 체육시설업에 대해 '휴원권고'를 '운영자제 권고'로 완화했다. 경제난을 감안해 운영을  제한하지 않지만, 여전히 운영 자제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도 운영할 경우 앞서 설명했던 기본사항과 “개인물품 사용권고 및 공용물품 제공시 소독철저”를 강조했다. 

 

흔히 국내 도장에서는 동료가 땀 흘린 헤드기어를 거리낌 없이 다른 상대가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과 외국에서는 이런 문화를 매우 충격적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땀이 많이 나는 헤드기어와 팔다리 보호대만큼은 개인 장비화로 전환했으면 한다.

 

또한 가급적 수련시간 이외 주말 도장 레크리에이션과 특별수련을 비롯해 야외 체험행사와 캠프 등은 계획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와 같은 제안은 이미 일선 도장 지도자들도 충분히 아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천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실천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질 수 있는 함정이 있다.

 

이 실천이 매우 중요한 것은 “나 혼자 아닌, 전국 1만3천여 태권도장의 운명”이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 태권도장에서 부주의 또는 무증상 수련생이 다른 곳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 해당 도장은 물론 그 여파는 전국 태권도장으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다.

 

과거 소수의 태권도장 통학차량 사고를 계기로 ‘세림이법’으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으로 강화된 지난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부터 도장 문을 여는 마음은 처음 도장 문을 열 때를 생각했으면 한다. 설렘 가득히 도장 곳곳을 청결하게 청소하고, 수련생과 학부모에게 반듯하면서 열정 넘치는 그런 모습. 그때를 생각하면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그 자세와 마음으로 힘차게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

 

하루빨리 일선 태권도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지길 기원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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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코로나 #휴관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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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장

    불행중다행이나,마스크수업쉽지않습니다.관장님들조심또조심하세요.도장에서확진자나오면이번에는다문닫습니다.

    2020-04-23 18:21:3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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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감입니다. 조심하시고 또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만약 확진자가 나온다면.. 생각만해도 머리아프네요.

      2020-04-24 14:09:20 수정 삭제 신고

      0
  • 조두상

    공감합니다.

    2020-04-20 17:07:0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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