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위대한수업] 공든 탑 무너질라… 첫 도장 위치 선정이 중요한 이유!


  

<제5강 스타트업>

 

캐나다와 미국을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곳, 미국의 땅 끝, 버팔로 시티. 그곳엔 태권도장 성공신화의 주역, 세계적인 명문 태권도장 '월드클래스'가 있다. 맨 손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태권도장 성공 신화를 이룩한 정순기 관장은 <위대한 수업>을 통해 그가 그동안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편집자 주]
버팔로 월드클래스 태권도장

도장을 개관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자칫 그간 고생해 쌓은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위험'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모든 변수를 따져보고 대응책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특히, 얼마나 많은 사범이 도장 문을 닫거나 영세한 지경을 벗어나질 못한 채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지 알면 그럴 수밖에 없다. 미국은 전 세계 수많은 무술이 진출해 꽃을 피운 곳이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대단하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어떻게 도장을 열어야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미국에 무술도장이 난무하는 것은 모험을 좋아하는 국민성도 한몫 했지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진입장벽이 낮다는 말이다. 최근엔 환경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는 경쟁력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일단 좋은 로케이션(입지)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이 지역 인구는 얼마나 되나?’
‘생활수준은 어떤가?’

‘기존 도장들은 무엇을 잘하고 있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가?’

‘내가 그들보다 나은 프로그램과 유익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을 먼저 찾으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훨씬 높다. 성공하는 도장과 실패하는 도장의 운명은 오픈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결정된다.

 

도장을 열기 전 얼마나 꼼꼼하게 기획했는가가 정말 중요하다. 치밀한 준비 없이 어설프게 도장 문을 연다면 성공하는 도장으로 가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금 태권도장이 처한 현실을 볼 때 자칫 한눈을 팔거나 쉽게 포기한다면 속절 없이 거대한 파도에 휩쓸릴 것이다.

 

하지만, 긍정 마인드로 준비된 사람에게는 ‘성공의 스릴’을 가져다주는 ‘기회의 파도’가 될 것이다.

 

도장을 새로 열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일은 무엇일까? 도장을 꾸미는 일부터 가르치는 데 필요한 것 등 생각할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 로케이션을 선택하는 일에 특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국은 워낙 넓은 나라다 보니 지역에 따라 생활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게다가 앞으로 가정을 꾸려 살고 싶은 지역, 장기적으로 성공할 지역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많은 고민을 해봐도 가장 확신을 얻기 어려운 것이 바로 로케이션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사범들이 우리 도장에서 5년쯤 지나 영주권도 나오고 도장 경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때부터 1년 정도 독립할 준비를 하게 한다. 

 

먼저 마음에 드는 도시를 정하고 나면 로케이션에 대한 시장조사를 한다. 반경 1마일, 3마일, 5마일의 인구밀도, 노인이나 어린이 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가구당 연간 소득지표, 학교, 소수민족의 인구구성 비율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를 빌딩렌트회사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좋은 자리를 찾아낸다 해도 그런 자리에 들어가려면 부담이 없지 않다. 내가 사범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첫 번째 도장이 성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적극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한다.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중심 역할을 하는 곳, 중산층이 가장 많은 지역을 공략하라! 부담을 안고 가라!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월드클래스에서 나간 사범들이 성공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장소 선정 때마다 이런 도전적인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첫 번째 도장을 성공하고 나면 두 번째, 세 번째 도장으로 확산되어 나가기도 수월하게 된다.


중산층이 많은 동네에서도 눈에 잘 띄는 곳, 접근성이 좋은 곳,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가 위치한 곳, 넉넉한 주차공간이 확보된 곳 등의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자리가 바로 최적의 도장 자리다. 하지만 막상 이런 곳을 찾아가보면 이미 다른 비즈니스가 점령하고 있거나 설령 자리가 나더라도 임대료가 너무 높아 감히 엄두가 나질 않다.

 

그러다 보니 로케이션과는 상관없이 싸고 널찍한 곳으로 눈길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도장을 처음 차릴 때 변두리의 렌트비가 싸고 장소가 넓은 건물은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예를 들어 3,000평방피트 넓이에 월세 3,000달러면 ‘까짓것 100명만 모으면 되니 일단 그렇게 먼저 자리
부터 잡고 나서 좀 더 나은 자리로 옮기면 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면에 목 좋은 곳은 2,000평방피트의 좁은 공간에 월세 6,000~7,000달러를 내야 한다. 초반에 버티기도 힘들 뿐더러 많이 벌어도 나가는 게 많아 왠지 손해라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싼 곳으로 들어가 안전하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정도면 감당할 수 있겠다 싶은 곳에서 먼저 기반을 쌓고 돈을 모아 다음 단계로 도약하겠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 도장을 열 때 그런 생
각으로 들어갔다가 실컷 고생을 해봤기에 잘 안다. 시작하기 편한 곳으로 들어가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그 자리에 평생 주저앉기도 한다.


탐나는 자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 만에라도 생각처럼 되질 않았을 때 돌아올 위험부담이 너무 커 쉽게 용기가 나질 않는다. 도장을 열기 전에는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5년 임대기간 동안 잘되든 못 되든 상관없이 그 비싼 렌트비를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간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마침내 임대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면 더 가슴이 쿵쾅거려 잠도 안 온다. 대신에 출렁이는 묘한 흥분감도 있다. 마치 경기에 출전하기 직전의 선수처럼 심리적으로 쪼그라들기도 하지만 왠지 이길 것도 같은 묘한 긴장감 말이다. 이런 위험부담은 준비를 얼마나 어떻게 잘 했느냐로 줄일 수 있다.

 

치밀한 준비와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모험은 모험인데 자신감을 동반한 모험이다. 아무리 월드클래스 출신의 실력 좋은 사범들이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젊은 사범들에겐 그런 비싼 렌트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을 텐데 어떻게 그런 좋은 자리들을 잡을 수 있었을까?

 

처음 독립해 나가는 사범들은 아무래도 젊고 신용기반이 없으니 당연히 목 좋은 곳에 있는 건물을 렌트할 수 없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변변한 재무능력도 없고 신용도 없는 이들에게 함부로 세를 줄 수가 없다. 그러면 건물주가 재무능력 좋은 사람을 앞세워 보증을 요구를 한다. 될지 안 될지 모를 도장 렌트비로 매달 5,000달러씩 내는 보증을 서면 자칫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땐 보증인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니 혈혈단신 미국에 건너온 사범들이 어딜 가서 그런 어려운 부탁을 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필요한 경우엔 2년 정도까지 내가 보증을 서준다. 처음엔 나도 이런 일을 아내에게 말하기가 힘들었지만 “내게 배워 나간 사범들을 내가 믿어주지 않으면 누가 믿어주겠나?” 하니 아내인들 말
릴 도리가 없었다. 이렇게 조금 도움을 주고 나니 다들 빠르게 자립을 했고 이제껏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월드클래스에서 오래 있으면서 배워나간 사범들은 다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면 한국에서 건너 온 사범들이 미국에 오자마자 기회만 생기면 서둘러 독립할 생각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사범과 관장들 사이에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그들을 탓할 것만도 아니다. 난 한국에서 건너와 우리 도장에 있는 사범들이 때가 되면 당연히 둥지를 떠나 비상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기에 사범들과 얼마간은 있어야 한다느니 하는 계약서를 쓰진 않지만 대신 적어도 5년은 여기에 머물면서 철저하게 배우고 준비하라고 말한다. 사범들에게 도장에서 배우는 것이 많고 때가 되어서 나가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면 결코 서둘러 나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도장에 온 사범들에게도 ‘내가 잘 왔구나. 여기에서 배워 가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버팔로 월드클래스 도장을 태권도 사관학교로 만들어 이곳을 거쳐 간 사범들은 꼭 성공한다는 전통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늘 사범들에게 강조한다.


“‘버팔로태권도사관학교’를 나온 사범이라는 특별한 자부심을 가지고 모두 성공한다는 전통을 지키자!”

월드클래스 따라잡기 구입처

https://shop.mookas.com/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93153

 

무카스미디어는 '정순기 관장'의 도서 [위대한 클래스]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도서의 목차 순서대로 연재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무카스를 통해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 및 수련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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