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위대한수업] 칭찬의 디테일과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가정과 학교생활에 문제가 많아 부모 손에 이끌려 도장을 찾아오는 수련생도 많다. 이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좋은 교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문제가 많은 수련생은 도장에 오기 전에 이미 자신에 대한 숱한 부정적인 평가에 익숙해져 있다. 대부분 행동만 와일드하지 사실 남들에게 인정받아 본 적이 별로 없어 자존감은 도리어 낮다. 그런 사람을 설득하고 이끌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거 하지 마. 저거 하지 마.” 이런 말을 듣는 데만 익숙했는데 도장에 오니 사범이 나를 좋게 평가해주고 자꾸 칭찬으로 격려해준다. “그래, 아주 잘했어! 바로 그렇게 하는 거야! 그것 봐, 그렇게 하니까 되잖아!”자신도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계속 사범에게 긍정적인 평가와 칭찬을 받다 보면 계속 인정받고 싶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은 감추고 싶어진다.

사범이 해주는 긍정과 칭찬의 언어가 그들을 점점 바꾸어 정말 칭찬받을 모습으로 “쟈니, 정말 멋진 옆차기구나. 네 옆차기가 정말 좋아졌구나!” 만들어주는 것이다. 칭찬의 효과는 지대하다. 사범이라면 칭찬이라는 지렛대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칭찬할 줄 아는 사범이 좋은 사범이다.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앞차기를 시켜놓고 “오케이. 잘하네, 열심히 해.” 하는 기계적인 칭찬만 반복하면 수련생도 그냥 하는 말이려니 생각한다. 왜 칭찬을 받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칭찬할 땐 이유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동작을 쪼개어 가르치고 설명하는 논리, 즉 ‘동기유발의 실탄’이 필요하다.

동작 하나를 뭉뚱그려 가르쳐놓고 수련생이 잘할 때를 기다려 칭찬하려면 기회도 너무 적고 수련에 대한 적절한 동기부여도 할 수 없다. 앞차기 하나도 빠짐없이 세심하게 보고 있다가 “쟈니! 그렇게 다리를 접어서 빠르게 끊어 차니 정말 멋지구나! 훨씬 힘이 느껴지는구나!” 하며 조금이라도 잘하는 부분을 끄집어내 구체적으로 칭찬해 길러주고, 잘못하는 것은 줄여나가도록 다듬어야 한다.

“와~ 쟈니, 네 앞굽이가 제대로 굽혀졌구나! 지금 느낌은 어떠니? 훨씬 안정감이 있지?” “수잔, 돌려차기 할 때 전보다 허리가 더 깊이 돌아가는구나. 그렇게 차니 훨씬 힘이 느껴지지?”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잘하고, 왜 칭찬받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단순히 “뒤차기 잘했어.”보다는 “쟈니, 지금처럼 지탱해주는 발을 더 틀고 허리를 넣어 차니까 더 힘이 들어가지? 아주 좋은 뒤차기였다!” 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할 때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가를 알게 되고 더 잘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칭찬은 즉각적인 것이 좋다. 사범에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칭찬을 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봐도 보이질 않거나 칭찬을 하려해도 타이밍을 놓치고 만다. 모처럼 수련생이 뒤차기를 잘 찼는데 사범이 그 순간을 놓쳐 칭찬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좋은 교육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칭찬의 순간을 잡아낼 줄 아는 준비된 사범이 되어야 한다. 동작을 하는 순간 바로 “와~! 바로 그거야! 그렇게 다리를 쭉 펴서 차야 하는 거야!” 하며 칭찬해야 ‘사범은 나를 항상 보고 계시는구나. 나와 교감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신뢰가 형성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잘 했을 때 사범이 놓치지 않고 딱 잡아내 칭찬하면 아무리 어린 수련생이라도 감격하게 마련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교감의 파워는 대단한 것이다. 칭찬거리를 많이 만들어내려면 애정과 관심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재능도 없는 수련생이 있다고 하자. 10점을 맞다가 20점을 맞으면 그로서는 노력한 것이고 대단한 향상을 한 것이니 즉각 칭찬해야 한다. 그러면 20점에서 30점으로 올라갈 동기부여가 되고 발판이 된다.

계속 칭찬을 들어가며 성장하다 보면 마침내 100점짜리 수련생이 될 수 있다. 칭찬거리는 보물찾기처럼 많이 찾아낼수록 좋다. 칭찬 잘하는 사범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칭찬의 기술은 발전하게 마련이다. 수업시간에 한 사람, 한 사람을 칭찬함으로써 사범이 나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수련생이 너무 많아 일일이 칭찬하기 어렵다면 “오늘 파란띠그룹 정말 잘하네요! 와~! 빨간띠그룹 좀 보세요. 기합이 정말 멋지지 않나요?” 하고 칭찬하면 각 그룹에 속한 모두 빠짐없이 칭찬받게 되어 다 함께 잘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수련생의 기술이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반복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아주 잘했습니다, 지금 한 것처럼 한 번 더! 오케이, 한 번 더! 마지막으로 힘차게 한 번만 더!” 이렇게 칭찬으로 집중력과 흥미를 유지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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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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