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 칼럼] ITF 태권도, 승단 심사 과정을 낱낱이 밝힌다!


  

ITF 태권도 승단심사 체계

앞서 지난 칼럼에서 ITF의 단, 급 제도에 대해 연재했었다. 이번에는 더 세부적으로 승단 심사의 내용에 대해 연재를 이어가보고자 한다.

 

ITF승단심사는 국내 기준 성인은 일주일 5일 수련 기준으로 평균 1년 반에서 2년 사이에 승단심사가 이루어지며, 아이들의 경우 평균 3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승단 심사 구성은 틀(5개 이상), 보 맞서기(3보 맞서기, 2보 맞서기, 1보 맞서기), 맞서기, 발차기, 격파, 팔굽혀펴기(100개-송판위에 정권 쥐고) 그리고 이론시험으로 진행이 된다.

 

틀은 자신의 급에 맞는 틀 2개와 심사관들이 요청하는 틀 3개를 추가적으로 보며, 필요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이론도 함께 질문한다. 어느 정도를 알고 있는지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수련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체크 한다. ITF는 '모든 기술이 틀 안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틀에 대한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단자들의 틀 심사중

보 맞서기(WT로 치면 보 겨루기)는 3보 맞서기 10개와 2보 맞서기 10개, 1보 맞서기 17개로 구성이 되어있다.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순서에 맞게 공방을 이어간다. 물론 외우는 내용이 많아 연령별로 조율하여 진행한다.

 

발차기는 유급자 과정에서부터 승단심사를 보기까지 약 14개 정도의 발차기를 배우는데 1단 심사에서는 비틀어 차기와 뛰어 반대 돌려차기 등을 본다. 숙련도가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완벽을 요구하기 보다는 1단 승단을 하여 본격적인 태권도 수련을 통한 숙련도를 올리는 개념으로 심사를 본다.

 

그래서 틀과 함께 발차기 역시 유단자가 되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수련을 하게 된다. 처음 배울 때와는 달리 이해도와 체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기술 숙련도를 올리는데 재미를 느끼게 된다.

 

격파를 할 때는 약 5개 정도의 격파기술을 보게 되는데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ITF-KOREA(사단법인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에서는 깨지 못하였다고 해서 실패로 보지는 않는다.

  70세 고령의 유단자가 격파를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지도자들과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누구를 위한 심사인가'를 따졌을 때 수련자들이 심사자체에서 부족한 것을 깨닫고 ‘그 자체도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한다’ 는 것에 공감하여 기술과 정신(태권-도 정신)이 함께 반영이 될 수 있도록 깰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게 시킨다. 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국기원 심사에서는 인원이 많아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ITF-KOREA에서는 이 심사 제도를 인원이 많아져도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으로 맞서기를 하게 되는데 아이들과 성인 모두 1분 10회전을 쉼 없이 진행한다. 응시자들을 상대해주는 사람들은 유단자 선배들이 돌아가며 후배들의 파트너가 되어준다.

 

이때 선배들은 자신들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후배들이 기량을 잘 나타내줄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며 응대해준다. 처음 시기에는 선배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느라 후배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선배로서의 역할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아이들이 맞서기 10회전을 하는 모습

이런 때를 계기로 선배로서의 역할과 배려에 대한 부분을 유단자들도 배우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진정한 선배와 후배간의 관계가 형성된다. 선배가 선배다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끼게 된다.

유단자 선배들이 맞서기 파트너로 대기하는 모습
선배들이 맞서기를 응대해 주는 모습

마지막으로 팔굽혀펴기를 한다. 남자는 송판 위에 정권을 쥐고 100개, 여자는 손을 펴고 50개를 한다. 그 전에 각 단에 맞는 이론적인 시험을 보고 마무리 한다.

  송판위에 정권을 쥐고 팔굽혀펴기 하는 모습

시험은 각 단별로 원리적인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태권도와 관련한 역사와 마음가짐 등을 보게 된다.

 

이렇게 심사라는 제도 안에서 진정한 태권-도 수련자들이 될 수 있도록, 또한, 진정한 선배가 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심사를 본다.

 

그렇게 10여명 정도가 심사를 보게 되면 약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시간 동안 지켜보는 모든 선후배 수련자들은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고 안타까워하며 함께 기뻐해준다. 그 시간 그 장소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며 힘들었던 심사과정이 남아 뿌듯한 자부심 있는 추억으로 만들어진다.

 

나도 과거에 WT 태권도를 했던 한 사람으로서 국기원 심사내용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요즘은 심사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보여 참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어린 수련생이나 성인이나 배우러 온 수련자들에게 스승으로서 무엇을 줘야하는지는 나를 스스로 '교육자로 생각 하는가 아닌가'라는 마음가짐에서부터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검정 띠 심사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승급심사에서라도 수련자들이 자부심 있는 심사 제도를 도장에서라도 만들어 진행해 본다면 그 또한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태권.

 
  

[글 = 유승희 사범 ㅣ pride65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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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
현) 사단법인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사무총장
현)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중앙도장 지도사범

2017 ITF코리아오픈국제페스티벌&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17 ITF일본 도쿄 챔피언쉽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
2018 ITF아르헨티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한민국 대표단장 및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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