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태권도장, 흉내 내지 말고 벤치마킹하라!

흉내 내지 말고 벤치마킹하라

앞서가는 도장의 핵심은 창조와 혁신이지만, 뒤따라가는 도장의 핵심은 모방과 벤치마킹이다. 먼저 나와 비슷한 여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앞서가는 도장 가운데 따라가기 쉬운 성향의 도장을 찾아 하나씩 디테일하게 접근해 나가는 것이 좋다.

도장 운영 모델에는 여러 스타일이 있다. 나처럼 태권도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모델도 있고, 비포 스쿨(Before school)이나 애프터 스쿨(After school) 프로그램처럼 아이들을 장시간 돌봐주는 것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모델도 있다. 낮은 수련비에 많은 인원을 한 배에 태워가는 항공모함식 모델도 있고, 작지만 선별된 비싼 수련생만 관리하는 명품점식 모델도 있다. 큰 공간에 수련생이 가득하지만 많은 인건비와 관리비가 들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은 도장이 있는가 하면, 소규모로 운영되지만 알차게 수익률이 높은 도장도 있다.

이런 도장 중 나와 코드가 맞는 모델을 찾아 디테일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 그 특징을 분석하고 장점을 따라 배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나와 무엇이 다른가? 그 다른 점을 찾아내야 한다.

흉내만 내선 안 된다. 흉내와 벤치마킹은 다르다. 남이 만들어놓은 도장을 대충 보고 허둥지둥 따라가는 것이 흉내라면, 성공한 도장의 장점을 디테일하게 찾아 배우고 자신에게 적용해 가장 자기다운 도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벤치마킹이다.

많은 사람이 소문을 듣고 월드클래스를 방문한다. 며칠씩 도장에 앉아 뚫어지게 살펴보다 가는 사범들도 있다. 나중에 무엇을 배웠냐고 물으면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갸웃하곤 한다.

‘특별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재미있는 놀이 한 번 하지 않는데도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어떻게 저렇게 진지하고 힘차게 수련에 임할까?’

먼저 우리 도장이 추구하는 수련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잘 보이지 않던 미세한 디테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먼저 큰 프레임을 보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작은 디테일을 하나씩 찾아 배워나가야 한다.

월드클래스의 도장 경영 마인드, 마케팅 방법, 세일즈 자세, 서비스의 질, 가르치는 철학을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도장을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그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소중하게 채워가는 노력이 쌓여 눈에 띄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간 내게 찾아와 배우고자 원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모든 매뉴얼을 아낌없이 내주었다. 전화 응대부터 가르치는 것은 어떻게 하고,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 공들여 디테일하게 정리해놓은 매뉴얼을 다 내어줬는데 정작 그 매뉴얼을 자세히 읽고 또 읽어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충 들춰보고는 ‘뭐, 나도 이 정도는 아는데.’ 하고 치워두기 일쑤다. 그래놓고 정말 중요한 비결은 숨겨놓고 안 가르쳐준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긴장감을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매뉴얼 하나하나 사이에 있는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게 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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