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철 칼럼]숙명과도 같은 오해라면 달게 받아들이고 가야 할 운명이다!


  

고달픈 지도자들의 삶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지만, 사람은 감각에 반응하다 보니 과거보다는 현재에 반응하는 것 같다. 그런 까닭인지 첫째 아이의 갑작스러운 폐렴에 따른 입원과 아직 어린 둘째 아이로 인해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무릎 통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마다 도장 방학과 맞물리니 이것 역시 얼마나 감사한 일이 아닌지 모른다. 우리가 감당할 무게만큼만 시험을 주어 우리를 단련시키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본질이란 사물의 현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포함해 근원적인 배경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태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이해해야지만 인간의 본질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그 본질의 질적 가치는 역사적으로 존속 할 수 있게 되는지에 따라 명운이 정해지는 것 같다. 그런 까닭인지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우수한 존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면의 타락한 모습도 있지만, 본질을 이야기할 때, 인간만큼 우수한 존재는 없다고 생각한다

 

태권도 역시 그렇다. 본질을 이야기할 때 태권도만큼 우수한 운동이 없다. 역사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까닭은 그 본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태권도장에서 그 본질들이 사라져버렸다.

 

가장 첫 번째는 사범님이라 불릴 만한 사람이 사라지고, 수련하겠다는 수련생들이 사라지고, 수련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부형들이 생겨났다. 수련의 가치가 태권도장으로부터 파생돼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소비자가 판단하고, 요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태권도의 본질을 만든 것도 지도자이지만 훼손시킨 당사자 역시 지도자가 아닐까 싶다.
 

“태권도장이 육아센터”라는 기사를 보았다. 참담한 심정이었지만 부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필자가 부정하기 어려웠던 것은 현상이지 현상을 떠받치고 있는 심연까지는 아니었다. 저런 현상들은 태권도에서 한걸음 물러나 세상으로 옮겨가면 자본주의 경쟁 구도에 있는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논쟁거리들 앞에 태권도의 '무도성'을 잣대로 들이댄다. 그래서 일선 관장들은 무언가 부끄럽고, 죄지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사실 시선을 멀리 보면 지도자의 탓이라 보기만 어렵다. 협회는 정치적이고, 사범을 검증하는 자격시스템은 너무 가볍고, 심사는 돈벌이로 전락하였고, 협회등록비는 비싼 데 비해 돈만 내면 거리 제한 없이 한 건물에 2~3개씩 허가를 내주고, 유명하다는 도장들은 태권도 사범이 운영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현실 앞에 생뚱맞게 ‘무도성’이라는 단어로 검열을 한다는 것이 올바른 처사인지는 의문이다. 이런 시장에서 양심을 지키고 산다는 것은 곧 폐업을 의미할지 모른다.
 

“태권도장이 육아센터”라는 기사를 보고 가장 떠오른 분이 초등학교 은사님이다. 그분은 나를 위로하였고, 집도 종종 찾아오셨고, 밥도 사주셨다. 간단한 준비물이 없으면 본인 것을 주시기도 하셨다.
 

얼마 전 울산에 자리하고 있는 단군태권도장 이재석 관장님과 여름방학 특강에 관해서 이야길 나누었다. 오해가 없어야 하기에 전문을 옮겨 놓겠다.

단군태권도장 이재석 관장

 

방학 때면 이렇게 특강을 진행한다고 한다. 얼마나 감동이 되고 반성이 되었는지 모른다.

 

수원 호매실에 있는 김훈 감독이 지도하는 태극가온 태권도 시범단이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범단 회비를 더 받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유인즉 자신이 어렸을 때 힘들게 운동했기 때문에 운동은 하고 싶은데 돈 때문에 좌절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태권도 지도자들이 한둘일까 싶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받고 태권도를 파는 자영업이기에 상업적으로 보일 테지만 그 심연에 자리 잡은 마음 밭까지 오해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은사님이 내게 베푼 것은 사랑이었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아니었을 것이다. 태권도장 지도자 중에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이기에 오해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숙명과도 같은 오해라면 달게 받아들이고 가야 할 운명이다. 고달프다.

 

[글 = 정준철 사범 | bambe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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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철
긍휼태권도장 관장

브랜드발전소'등불'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TMP격파팀 소속
<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김훈 #이재석 #단군태권도장 #태극가온태권도시범단 #정준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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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장

    과연 저 문자의 내용이 감동스러운 내용일까?

    관장과 사범은 태권도라는 교육을 통해 창출 되어지는 수익으로 그 생활을 영위한다.

    성인 남, 녀가 직장 생활을 하듯 사실상 도장도 우리들의 직장이다.

    명확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한 능숙한 교습법으로 고객(수련생과 학부모)에게 만족을 주어

    태권도 수련의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어지고, 때로는 태권도 이외의 영역 까지 감당하는 부분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단군 태권도장은 관장님이 도장 근처에서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저정도의 스케일과 열정이면 당연히 도장도 완전 자립한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도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침에 제자들과 산책을 하는것은 너무 좋다. 제자들에게도 당연히 좋을 것이고, 습관이 무너지기 쉬운 방학동안 관장이

    말하지 않아도 나서서 아이들을 관리해주는데 학부모도 만족할 것이다.

    그럼 다른 도장 관장은? 함께 출근해야 하는가?

    안그래도 늦게 퇴근하는 관장, 사범님들이 가정에 할애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같은 업종의 경쟁동반자를 불안하게 하지는 않을까?



    씨네토크 역시 좋다. 훌륭하다. 보통 열정과 투자(꼭 금전적이 아니라)가 아니면 진행하기 어렵다.

    정규 수련 시간에 할까? 그럴 수 도 있겠지만 그 외의 시간에 하지 않을까? 그럼 첫번째 아침 산책과 동일 문제다.



    급식... 단순히 비용을 받지 않고 장소와 밥만을 제공하는 문제는 법적으로 걸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간혹 비용을 받고 급식을 진행하는 도장은 많은데, 사실 체육도장업 또는 교육서비스업인 태권도장에서 급식을 하는것은 불법이고, 자칫 식중독과 같은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급식 역시 마찬가지로 첫번째, 두번째와 같이 수련 이외의 시간을 할애하고 서비스 해야 한다.

    도데체 식사예절, 밥상머리 교육을 왜 도장에서 책임지는가?



    대체적으로 이렇게 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장들의 특징은 주변 관장들과 경쟁의 불씨를 당긴다.

    또 이런 도장들이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안그런가?

    1. 아침 차량운행에 (완전 불법이다)

    2. 토요 서비스에(?)

    3. 급식 서비스에

    4. 극장 서비스에

    위 서비스들을 진행하는 대형도장들 주변 도장들이 잘 버티던가?

    내 주변에는 저런 메머드급 도장 옆에 관장들은 몇 십명으로 허덕이다 못 버티고 계속해서 바뀌던데, 공감하지 않는가?



    외국에서는 한국인 회사원이 자발적 야근을 하니 직장 상사가 와서

    "자네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네! 자네 모습을 보면 다른 직원들도 야근을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행복한 시간이 사라지고, 그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우리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네."

    라고 말하며 야근을 중지할 것을 이야기 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등의 복지 및 노동 선진국과는 아직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결론은 아무리 좋은 뜻 일지라도

    태권도장은 태권도를 바탕으로 교육시간에 즐거운 교육으로 경쟁을 하는게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본문의 내용은 오전 부터 시간을 투자하여 저녁 늦게 까지 엄청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장을 교육적으로 잘 표현해 놓은 듯 하다.

    본문 문자의 내용을 내 옆 도장 관장이 하고 있다고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고달픈 지도자들의 삶이라... 혹시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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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철 관장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화, 감동 되는 부분 많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도장 운영과 교육에 정답이 어디있겠습니까?

    다만 다양한 시각도 존재 하기 때문에 시간내서 글 남겨봤습니다.

    아무쪼록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2019-08-21 14:22:2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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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철

      칼럼 쓰고 처음으로 답글을 남기네요. 글은 쓰고나면 자기 것이 아니기에 가타부타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의 요지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마음'에 있습니다. 현상은 같지만 마음이 다르다면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이재석 관장님은 타국에서 고통스러운 일을 경험하시고, 한국에 귀국 후 올바른 태권도 교육을 위해 헌신하시는 지도자이십니다. 차량도 하지 않고, 오직 수련에만 전념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관원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그분의 관심 영역이 아닙니다. 보이는 현상은 관장님의 우려대로 과잉 서비스 일지 모르지만 마음까지는 아닙니다. 오해와 진심은 항상 공존하기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위의 내용과 동일한 것을 상업적 목표로 실행하고 계시겠지만 이재석 관장님은 그렇지 않았기에 제가 감동 받았고, 제 자신도 진심으로 아이들을 아끼는 가에 대한 반성이 있었습니다.

      글의 큰 줄기는 지도자들의 '마음'입니다. 경쟁과잉이 지나친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태권도 지도자들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친구를 초청하기 위해 떡볶이 파티를 하지만, 누군가는 아이들이 배고프다해서 떡볶이 파티를 해주시는 관장님이 있습니다.

      함께 힘내서 올바른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2019-08-21 21:18: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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