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고추’ 배준서 세계 태권도 최정상 등극… 6경기 평균 44점 폭발


  

작은 키, 빠른 발 기술로 압도… 이아름, 결승 진출 제이드 존스와 맞붙어

배준서가 이번대회서만 6경기 동안 265득점을 올리며
남자 최경량급 최정상에 올랐다. 

172cm 배준서가 신장의 열세를 기술로 극복하고 태권도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배준서(강화군청, 19세)는 17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맨체스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사흘차 남자 -54kg급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여섯 번의 경기에서 무려 265점을 뽑아낸 진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 평균득점 44점. 결승을 제외한 다섯 경기 모두 점수차승과 반칙승으로 경기를 일찌감치 끝냈다.

 

결승에서 184cm 큰 신장에 변칙 기술까지 무장한 2018 유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러시아 기오르기 포포프(Georgy POPOV)와 맞붙었다.

 

예상은 했지만, 3회전 내내 격한 몸싸움과 근접 대결에서 반 박자 빠른 발차기로 53대24로 대승을 거뒀다. 많은 점수차 였지만, 경기 종료 직전 감점 9개를 받아 감점패 위기를 맞았다.

 

1회전 시작과 함께 주특기인 붙어서 몸통과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단신인 배준서는 유리한 유효 거리를 위해 접근전을 잘 이용한다. 조지 역시도 붙은 상태에서 머리 공격을 선호해 두 선수의 접근전이 매우 치열했다.

배준서(청)가 결승에서 자신보다 12cm가 큰 상대의 머리를 공격하고 있다. 

배준서는 키가 큰 상대와 힘겨루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몸통과 머리 공격을 계속 성공시키며 2회전 36대17로 점수차를 벌였다. 그러나 하단 커트와 소극적인 경기운영, 잡는 행위 등으로 감점 7개가 누적됐다.

 

3회전 전략은 감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했다. 상대는 계속해 붙어 공방을 하고, 배준서는 밀려서도 안 되고, 잡아서도 안 되고 난감한 상황에서도 줄곧 머리와 몸통 득점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상대는 감점 유도로 전략을 바꿨다.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9번째 감점을 받은 배준서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격 자세를 유지하며 53대24로 이겼다.

 

배준서는 우승직후 “태권도를 시작하면서 국가대표를 한 번 하는 게 목표였다. 그 기회를 잡아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더 열심히 해서 오랫동안 국가대표를 유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경기에 대해 “국내에서도 항상 큰 선수와 겨루기 때문에 세계 대회에서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 코치님께서 마지막(감점 때문에)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도 시간이 너무 안 가서 혹시라도 당할까봐 공격을 멈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준서는 경량급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 잡은 장준(한체대)과 동갑내기다. 강화고 졸업 후 대학팀 진학 대신 강화군청 실업팀에 입단했다. 2016 캐나다 버나비 세계청소년선수권 금메달을 시작으로 이듬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찌감치 차세대 기대주가 되었다. 하지만 왜소한 신체조건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 이번 국가대표를 계기로 재조명을 받게 됐다.

 

월드 챔피언이 된 배준서는 당장 2020 도쿄 올림픽 주자로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 이미 남자 -58kg급은 김태훈(수원시청)과 장준(한체대)이 2강 구도로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48위를 기록 중인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120점을 획득해도 10위권 진입이 어렵다. 다만, 출전권을 따내고 국내에서 선발전을 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배준서 잠재력은 태권도 월드스타 이대훈(대전광역시체육회)도 감탄할 정도이다. 이대훈은 “선수촌에서 함께 경기를 해봤는데 힘이 정말 세다. 접근 전에 특히 강하다”고 극찬하면서 “-54kg급에서 당분간 배준서를 이길 상대는 없을 것 같다. 올림픽 체급(-58kg급)에서도 김태훈과 장준이 매우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2연패 도전에 나선 이아름, 결승 진출… 홈 영국 제이드 존스와 금메달 놓고 격돌

이아름이 준결승에서 이겨 18일 영국 제이드 존스를 상대로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한다. 

이날 여자 -57kg급 세계선수권 2연패 도전에 나선 이아름은 18일(현지시각) 오후 올림픽 2연패 홈팀 제이드 존스(JONES Jade)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리준 주(ZHOU Lijun)를 1회전 5대0으로 리드했지만, 2회전 연이어 실점하면서 9대9 승부가 원점이 됐다. 마지막 3회전 주특기 왼발 앞 발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으나 후반 집중력을 잃은 사이 머리 공격을 허용해 한 점차 쫓겼다. 마지막 회심의 왼발 앞발을 다시 성공시키며 15대12 신승을 거뒀다.

 

제이드는 준결승에서 캐나다 스카일라 박(PARK Skylay)과 3회전 내내 앞 발 다툼으로 18대12로 이기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생애 첫 국가대표에 선발돼 부픈 마음으로 우승 도전에 나섰던 여자 -49kg급 박혜진(조선대)은 32강에서 아제르바이잔 파티마 아바카로바(Patimat ABAKAROVA)에 30대17로 패했다.

 

이 체급 결승은 올림픽 2연패 중국 태권도 여제 우징위(Jinyu WU)가 출산 후 복귀해 이 체급 랭킹 1위 태국 패니팍 웅파타나키트(Panipak WONGPATTANAKIT)와 격돌한다.

 

-74kg급 김지석(한체대)은 예선 첫 경기에서 코스탄틴 코체네비치(우크라이나)에 20대26으로 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이 체급 결승은 이탈리아 알레시오 시모네(ALESSIO Simone)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이대훈을 잡고 금메달을 딴 요르단의 아부가우시 아흐마드(ABUGHAUSH Ahmad)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여자 73kg 이상급은 올림픽랭킹 1위 비앙카 웍던(WALKDEN Bianca)이 2위 정수인(ZHENG Shuyin)과 결승에서 맞붙었다.

희비가 엇갈린 두 선수. 비앙카가 11대20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정수인의 감점 누적으로 극적인 반칙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정수인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홈팀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은 비앙카가 5대2로 1회전을 앞섰지만 정수인이 2회전 머리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16대6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 여세는 3회전에서도 이어졌다.

 

비앙카는 힘으로 밀어 부치며 공격을 퍼부었지만 정수인의 몸통 공격에 가로 막혔다. 11대20으로 뒤지던 비앙카는 정수인의 소극적인 행위로 인한 감점 누적으로 반칙승(감점 10개)으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다.

이 결과에 정수인과 중국팀은 승복하지 않았다. 주심의 감점 기준이 석연치 않았던 것. 결국 정수인은 억울한 눈물을 흘렸고, 관중석에서 야유가 이어졌다. 시상식 도중 정수인은 쓰러져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월드스타 이대훈을 이긴 영국의 브래들리 신든이 영국 남자 태권도 세계선수권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4회 우승 도전에 나선 이대훈을 꺾은 영국의 브래들리 신든(SINDEN Bradly)은 남자 -68kg급 결승에서 스페인 하비에르 페레즈 폴로(PEREZ POLO Javier)를 24대21로 꺾고 영국 남자부 세계선수권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무카스미디어 = 영국 맨체스터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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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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