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만 낸 개선… 국기원 이사회 개혁 없는 ‘정관 개정’ 의결해


  

현 이사진 중 일부만 책임통감 사퇴, 남은 이사들은 ‘임기’ 연장해

원장선출기구는 ‘추천기구’로 후퇴… 이사회가 원장, 신규 이사 선임

2018년도 정기 이사회에서 새 정관을 개정했지만, 사회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 비판이 일고 있다.

태권도 총 본산 격이던 국기원의 정상화를 위한 개혁은 요원한 것일까.

 

세밑 국기원 정관이 개정됐다. 올해를 넘기기 전에 현 국기원 제도개선을 담은 정관개정 약속은 지켰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을 살펴보면 ‘형편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 위기 사태를 책임진다는 이유로 이사회 권한만 더 강화했다.

 

‘TF팀 제도개선안’과 이사회가 발족한 ‘발전위원회’ 개혁안은 온데간데없고 이사회 입맛에 맞춰 개정했기 때문이다. 국기원 정체성을 지킨다는 이유로 TF팀 제도개선팀과 별도로 만든 발전위원회 개선안보다 못하기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새 정관 개정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재적이사 11명 중 8명이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서는 핵심 안건인 ‘정관개정안’을 통과했다.

 

앞서 26일 이사 간담회를 열고 TF팀 개선안과 발전위원회 정관 개정안을 놓고 이사진의 의견을 모았다.

 

현행 이사 정족수 25인을 35인 이내로 늘렸다. 원장 자격을 9단 또는 사회적 인사로 하고, 원장 선출은 50인 이내 원장선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해 ‘이사가 최종 선출’하는 것으로 개정했다.

 

TF팀과 발전위 개정안에도 없는 이사 임기를 3년에서 ‘4년’으로 오히려 1년을 더 늘렸다. 1회에 한해 연임도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국기원의 위상을 추락시키는데 ‘직무유기’ 책임 있는 현 이사진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상화’ 명분으로 ‘현 이사는 임기만료까지 임기 보장’한다고 명시했다.

 

오히려,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 이사들에 '책임감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비판했다. 

 

원장 선출도 민주적 방식으로 치르기로 한 TF팀과 발전위원회 개선안이 반영되지 않았다.

 

'선출기구'가 아닌 50인 이내 ‘원장선출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국기원 9단 또는 사회적 인사를 대상으로 복수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는게 전부다. 원장 최종 선출은 이사회가 그대로 한다.

 

신규 이사 선임 역시 개혁되지 않았다.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사 후보자를 추천하게 하고, 이사회에서 최종 이사를 선임하는 구조다. 이사추천위는 8명으로 구성하는데, 이사장이 2인을 추천하고, 외부 인사 6명은 이사장과 원장이 협의해 추천이 가능하다. 결국에는 이사장에 권한과 권력의 중심이 쏠리게 된다.

홍성천 이사장이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이번 정관 개정에 각계에서는 이사회와 원장의 전횡을 막기 위해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일환으로 별도 원장선출기구와 이사선출기구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적 요구는 국기원의 정체성과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연말까지 국기원 개혁방안을 담은 새로운 정관 개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사진 역시 책임지지 않았다. 태권도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서 요구한 핵심 사항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사회에서 정관을 개정했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한 문체부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는 개정안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반려가 되면, 이사회가 재논의를 통해 재개정을 해야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날 이사회 도중 황인식 이사는 사임 의사를 밝히고 회의장을 퇴장했다. 황 이사는 현 국기원 사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정관개정 후 총사퇴 하자고 개진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일부 이사들이 반대하자 사표를 제출하고 퇴장했다. 

 

앞서 황인정 이사(변호사)와 김상천 이사(경민대 교수)는 사임했다.  

 

황인식 이사 사퇴는 현 국기원 사태에 대한 책임감과 지난 9월 임시 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로 개혁방안을 담은 정관개정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황인식 이사는 사퇴와 관련해 인터뷰 요청했지만 “국기원 사태에 대한 책임이다. 할 말이  많지만, 할 말이 없다. 조속히 국기원이 정상화 되기를 희망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아직 정관개정도 안 된 비상사태에 특정 이사를 연수원장을 임명하려다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또 원장 직무대행에 이어 임의로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노순명 전 이사를 선 임명 후 이날 후 보고를 하기도 했다. 

 

김영태 원장 직무대행은 28일 “국기원이 새롭게 거듭나 태권도의 발전을 선도하는 세계태권도본부로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신년사를 언론에 배포했다. 홍성천 이사장도 함께 신년사를 배포했다.

 

 희망찬 새해에도 국기원을 둘러싼 파열음은 계속 될 전망이다.

 

 

[이사회 정관개정(안) 주요 내용]

- 이사회 정족수: 25인 이상 35인 이내

- 원장 자격: 국기원 태권도 9단 또는 사회적 인사

- 원정 선출: 원장후보선출위원회를 구성(50인 이내)하여 후보자를 이사회 추천

- 부원장: 국기원 이사 또는 사외인사 중에서 원장이 추천하여 이사회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선임

- 임원임기: 이사 4년 / 감사 3년 (1회에 한하여 연임 가능)

- 이사선출: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사 후보자 추천

- 이사추천위원회: 8인으로 구성

· 이사 2인(이사장 추천) / 외부 인사 6인(이사장과 원장이 협의하여 외부 인사 추천)

- 이사후보자: 범죄경력(성범죄 등) 및 결격사유 삽입

- 국기원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 자료 국기원 홈페이지 공시

- 상벌위원회 설치, 운영 근거 정관에 명기

- 현 이사는 임기만료까지 임기 보장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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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그럼 그렇지~~~ 저런 사람들이 있으니 태권도가 발전 하지 못하지~~~ 아마도 이틈을 타서 어떻게 하면 한자리 할까에만에만 생각이 가득차 있을 거다.~~

    2018-12-30 23:20:0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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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자

    역시 적폐 중에 적폐가 맞다. 국기원 이사들은 썩어 빠진 정치질 그만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

    2018-12-30 14:18:0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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