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티던 오현득 국기원장… 결국에 '현 국기원장' 신분으로 구속


  

채용비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법원 “증거 인멸 우려”

오현득 현 국기원장이 13일 구속됐다.

불합리한 조직 운영과 각종 비위로 국기원 위상을 크게 추락시킨 오현득 국기원장이 끝내 쇠고랑을 찼다.

 

법원 출석 전까지 사임할 의사를 내비치지 않아 결국 '현 국기원장' 신분으로 비위혐의로 구속돼 태권도와 국기원 망신을 샀다.

 

채용비리와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던 국기원 오현득 원장은 결국에는 구속됐다. 명백한 증거로 소명이 된데다 증거 인멸 우려 때문에 법원은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의 명예는 더 많이 떨어지게 됐다. 최고 수장인 원장뿐만 아니라 행정 총괄인 오대영 전 사무총장이 지난 달 먼저 구속 됐기 때문이다.

 

둘도 없는 호흡을 자랑했던 오현득&오대영 러닝파트너는 이번 수사를 겪으며 ‘적(敵)’이 된 것도 반전이다. 때문에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더 많은 혐의에 대해 서로의 잘잘못을 따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오전 10시 30분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시로 오 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국기원 임직원과 함께 법원에 들어선 오 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심리를 마친 후 포승줄과 수갑을 찬 오 원장은 경찰서로 이동해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날 저녁 구속 수사로 결정되면서 구치소로 옮겨졌다.

 

오 원장이 받는 혐의는 크게 두 가지. 2014년 국기원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물을 합격시키기 위해 영어 시험지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다.

 

지난해 4월 첫 경찰 수사가 시작된 후 국기원 내외부에서 관련 증언이 폭로됐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최근 앞서 구속된 오대영 전 사무총장이 핵심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경찰이 압수한 계좌에서 국기원과 태권도 예산과 관리감독을 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등 10명에게 후원금을 쪼개서 보낸 정황이 발각됐다.

 

임직원 8명에게 200만원씩 격려금 명목으로 준 뒤 이 돈을 지명한 의원들에게 후원금으로 내게 한 것. 일부 의원들은 즉각 반환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이 문제가 붉어질 경우 “(입금한 당사자)너희도 다친다”라는 식으로 불리한 증언을 못하도록 입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국기원 문제를 수사해온 강남경찰서는 지난 10월 25일까지 오현득 원장 등을 세 차례 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며 모두 반려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신청은 검찰이 받아들여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핵심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 지난달 말 검찰에 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오대영 전 사무총장이 구속 송치 이후에 불법 채용에 중요한 단서인 영어 문제와 답안지 원본을 검찰에 제출했다.

 

태권도계서는 이미 예견됐던 일. 그야말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지난 수개월 전부터 신뢰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지난 달 오대영 사무총장이 경찰 수사와 퇴직 과정 그리고 명예퇴직금 액수 문제 등으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막을 내렸다.

 

퇴직 후 오대영 전 사무총장은 ‘명예퇴직 번복’을 했고, 오현득 원장은 ‘퇴직이 완료됐다’라며 사무실 퇴거명령을 지시했다. 곧장 사무총장실 집기를 빼고, 잠금 장치도 모두 바꾼 장면은 ‘오&오’ 관계의 상황을 대신 말해준다.

 

국기원 측은 “안타깝다. 정말 국기원이 여러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난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짧은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 14일 공식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사무총장이 명예퇴직 관계로 행정 실무책임자가 공석인데다, 최종 결재권자인 원장마저 구속돼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국기원은 내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현안 논의와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현득 #국기원 #국기원장 #오현득 원장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