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 사범일기] 나의 태권도 사범 일기 - 첫 번째 이야기  


  

이유빈 사범일기 4 - 나의 태권도 생각과 철학

[사범일기]를 연재하는 수원 신나무태권도 이유빈 사범

나는 태권도 사범이다.

 

초등학교 시절 어른 한 분이 내게 물었다.

 

"너는 꿈이 뭐니?"

 

‘저는 태권도 사범이 되는 게 꿈이에요.’라고 말했더니 ‘왜 태권도 사범을 하려고?

 

'꿈을 더 크게 가져도 될 것 같은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셨다.어린 나이였기에 '왜 그런 말을 하셨을까?' 이해하지 못했다. 태권도 '사범은 별로 안 좋은 직업인가. 흔히 말하는 <사>자가 들어가는 의사 변호사 판사처럼 대단한 직업이 아니라서 그런 말을 하셨을까',

 

그때부터였는지 몰라도 나는 태권도 사범은 꿈꿀만한 직업은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새겨졌고, 그 후 11년이라는 세월 동안 태권도 겨루기 선수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사범은 내가 정말 할 것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더 큰 꿈을 꿈꾸며 열심히 선수 생활을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 내가 이런 사범이 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사람들은 나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말을 할 때가 많다.

 

사범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아직도 태권도 사범이라면 도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아이들과 학부모 상담, 대인관계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이 직업이 그만큼 대우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 말이 틀리다고는 볼 수 없다. 나 또한 교육을 받을 때 사범을 꿈꾸라고 권유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지금 태권도를 배우는 제자들에게 사범의 가치를 알려주고 목표를 세우고 올바른 태권도의 깊이를 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지금과 같은 사범 기피 현상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사 현실은 사범의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또는 태권도를 배우며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을 제자들에게 나의 어릴 때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면 태권도 사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걱정스럽고 속상하기만 하다.

 

'비록 사범이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좋은 여건이 되지 않더라도, 너의 꿈을 응원해! 누군가를 가르치고 교육을 한다는 것은 멋진 꿈이구나!' 라고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범(師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나에게 꿈을 더 크게 가지라고 말씀해주셨던 그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말해 주신 걸까?

내가 만약 "제 꿈은 IOC 위원입니다."라고 말했다면 "정말 훌륭한 꿈을 가졌구나" 라고 말씀해주셨을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난 시간 내가 생각해온 사범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 아닐까 반성하고 있다.

 

나의 가르침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배움을 줄 수 있고, 그로 인해 변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정말 가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사범은 감히 아무나 쉽게 덤빌 수 없는 아주 멋지고 자랑스러운 직업이다. 아무나 다 한다고 사범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사범(師範)이 되려면 자신의 내면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내가 사범인 게 참 자랑스럽다. 태권도는 내 인생의 동반자이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사범과 관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의 관장일기와 매주 목요일 이 도장 이유빈 사범의 사범일기를 약 10주간 연재 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관장과 사범의 일기를 통하여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무카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기고, 연재, 제보는 press@mookas.com로 보내주세요. - 편집자주.

 

[글. 이유빈 사범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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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형철

    어디가서도 당당히 이야기 합니다.
    저 "태권도 사범입니다" 라고요.
    그러나 사회 인식은 애기들 가르치는 사람일뿐으로 아는 분들이 많아요. 유치부나 초등부만 데리고 놀아주고 하는지 아는
    그래서 전 늘 외칩니다. 태권도장이 그런곳도 있지만 아이들과 청소년, 성인들도 배우는 것이 태권도고 그걸 가르치는 사람이 사범이라고

    이렇게 당당히 외칠수있는 사범님들이 늘어나길 바라고 그걸 할 수 있게 해주시는 관장님들도 늘어나시길 기원합니다~^^

    2018-05-17 18:22:40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무도인

      ^-----^*

      2018-05-18 14:28:34 수정 삭제 신고

      0
  • 무도인

    건강한 마음으로 늘 지금처럼 행복한 사범생활되길 ^^
    제자들도 바르게 잘성장할거라 확신이 드네요!

    지도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자세부터 이런 생각과 마음을 품고 있는 사범님이라면..
    대기업만큼의 복지를 해줄 의향이 생깁니다.

    2018-05-17 16:47:0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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