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김효정, 대학연맹 8연패 ‘진기록’ 달성
발행일자 : 2017-09-14 13:54:30
수정일자 : 2017-09-14 14:42:04
[한혜진 / press@mookas.com]
대학연맹 전•하반기 대회, 1학년부터 4학년 졸업 앞두고 8연속 모두 휩쓸어
발 들 힘조차 없는 최악의 몸 상태로 “할 수 있다” 투혼으로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됐던 경희대 김효정이 또 한 번 진기록을 달성해 화제다.
김효정(경희대, 4학년)은 최근 태권도원에서 개최된 ‘제40회 한국대학태권도연맹회장기대회’ 여자 대학부 헤비급 정상에 올랐다. 대학연맹이 전반기와 하반기 연 2회 개최하는 개인선수권과 회장기를 1학년 때부터 4학년까지 총 8회 출전해 8회 모두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출전한 대회에서도 혼신을 다했다. 8강에서 용인대 김연경을 15대0, 준결승에서 영산대 이은혜를 9대2로 여유롭게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춘계 개인선수권 결승에 맞붙었던 윤도희와 맞붙은 결승전도 한수 위 기량으로 6대1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8연패 전무후무한 진기록 세우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효정 우승에 힘입어 경희대 여자부는 지난해부터 계속 3연속 종합우승을 이어갔다.
8회 연속 우승 도전에 대해 김효정은 “의식하지 않았다. 오로지 대학 마지막 대학연맹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과 우리 학교가 종합우승하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자는 마음뿐이었다”면서 “우승하고 보니, 여덟 번을 모두 우승했더라. 주위에서 축하해줘 그제야 실감했다”고 말했다.
8회 우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당연히 지난 추계 대학연맹회장기. 대회 전날 식중독으로 새벽 응급실에 실려 갔다. 도저히 대회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염에 탈수까지 동반돼 의사마저 출전을 만류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발 들 힘조차 없는 상황에서 문광선 감독과 1회전이라도 뛰어보자고 한 것이 우승을 하게 됐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험난한 위기 속에서도 김효정은 “할 수 있다”를 되새기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결국 그 어느 대회 금메달보다 더 빛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어땠는지를 묻자 “그때 너무 아팠다. 몸에 힘이 없어 걷기도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문광선 감독님께서 넌 할 수 있다고 1회전이라도 뛰고 나오자고 해서 힘겹게 출전했다. 막상 뛰어보니 그냥 나올 수 없었다. 점차 자신감이 붙으면서 몸도 나아졌다. 정말 우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지나고 보니,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국내에서는 183cm 큰 키와 강한 힘을 무기로 국내 여자 중량급 차세대 기대주로 꼽힌다. 최근 ‘2017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새봄의 강력한 라이벌 중 한 명이다. 지난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안새봄에게 져 2위를 차지했다. 대선배의 기와 노련미에서 밀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기회가 오면 “주눅 들지 않고, 제대로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림여중과 부산체고를 거쳐 경희대에 입학한 김효정은 줄곧 국내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냈다. 대학연맹 8연패를 비롯해 2016 전국체전 우승, 2017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준우승 등 줄곧 상위권을 휩쓸었다. 올해는 대통령기에서 우승하면서 팀 종합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하지만, 아직 국제대회에서는 성적이 저조하다. 부산체고 시절 청소년국가대표에 선발돼 2012 이집트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대학에서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모두 예선에서 탈락해 노메달에 그쳤다.
김효정은 “경험과 자신감이 부족해서 그랬던 것 같다. 좀 더 자신있게 했더라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면서 “그 후로 외국인 선수들과 합동 훈련할 기회가 생기면 더 적극적으로 연습했다. 언제 또 기회가 올 줄 모르는데, 예전처럼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대학생으로서 전국체전과 우수선수 선발전을 앞둔 김효정은 “큰 대회가 남았는데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 경희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그동안 개인적인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동기와 후배들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효정은 졸업 후 진로를 안산시청으로 결정됐다. 앞으로 목표는 당장 내년에 열릴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돼 우승하는 것. 이후 2019 세계선수권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대학연맹 V8 대기록을 세운 “할 수 있다” 김효정의 앞으로 도전이 기대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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