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WT) 9월 첫 방북… 평창올림픽 합동시범도 추진

  

WT-ITF 구두합의, 9월 16일~20일까지 36명 구성 방북 시범

조정원 총재(좌)가 장웅 위원(중앙)과 리용선 총재(우)와 이동 중이다.

1973년 창설한 세계태권도(총재 조정원, WT)가 오는 9월 사상 첫 방북한다. 

평양 태권도전당에 열릴 국제태권도연맹(총재 리용선, ITF)이 주최하는 ‘ITF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에 시범공연을 보이기 위함이다. 

30일 낮 조정원 총재는 2017 WTF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 프레스센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합동 기자회견에서 9월 방북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WTF-ITF 합동시범 계획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구두합의 사항을 전제로 밝힌 구체적인 계획에 따르면, 9월 16일 북한에 방문하고 17일 대회 개막식에서 시범을 한다. 

18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합동시범에 대한 서명을 한다고 밝혔다. 합동시범에 대한 계획안을 7월 1일 ITF 출국 전에 전달해 상호 검토를 본격화 하기로 했다. 합의가 되면, 북한에서 서명을 하게 된다. 

참가인원은 이번에 ITF방문단과 동일하게 임원과 시범단 등 36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시범은 개막식에 한 번만 하기로 했다고 조정원 총재가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리용선 총재와 장웅 명예총재 겸 IOC위원이 29일 서울에 있는 WT 본부에 방문했을 때 조정원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비공개 회담을 통해 결정됐다. 애초 이날 조정원 총재와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장웅 위원도 참석 예정이었지만, 29일 오후 불참을 통보했다. 
 
조정원 총재는 “ITF가 우리 WTF와 함께 시범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5년 첼랴빈스크 세계대회 때는 개막식 하루만 있고 떠나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다양한 협의와 논의를 했다. 9월 방북 시범과 내년 평창 합동시범을 논의했다. 평창은 절차상 앞으로 대회 조직위와 IOC 등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문과 9월 방북 시범은 지난 2014년 8월 난징 유스 올림픽 기간 WT 조정원 총재와 ITF 리용선 총재 간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ITF 선수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 의정서를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명했다. 

앞서 29일 저녁 리용선 ITF총재는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매우 해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와서 WT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고, 앞으로 함께 다양한 일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방문으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9월에 (평양)오는 것에 차질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주도하는 WT가 방북이 결정이 가시화 됨에 따라 토마스 바흐 위원장도 양대 기관의 교류에 큰 관심이 있을 수밖에. 그래서 9월 방북에 동행 가능성도 관심사가 됐다. 

이에 바흐 위원장에 9월 방북에 동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하자 “그 기간에 페루 리마에서 IOC 총회가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불가능한 입장을 밝혔다. 

옆에 있던 조정원 총재도 그 기간 IF(국제경기단체장)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다. 조 총재는 “나도 IOC 세션에 참여하는데, 평양 방문을 위해 중간에 나와야 한다. 바흐 위원장에게 오늘 허락을 맡겠다”고 말해 회견장에 웃음이 터졌다. 

9월 방북하는 시범단은 WT시범단이지만, 대부분이 한국 국적으로 이뤄질 전망. 한국 태권도 시범단이 북한서 시범을 보인 것은 2002년 남북 장관급 회담 합의로 당시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시범단과 파견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로써 한국에서 방북 시범은 15년 만에 이뤄진 셈이다.   

이날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태권도 성지로 조성한 태권도원 방문 소감을 묻자 “시설이 매우 인상적이다. 조정원 총재와 산책하면서 여러 곳을 지켜봤다. 박물관과 외관을 봤을 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태권도 수련인 뿐만 아니라 무주와도 함께 어울리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좌)이 조정원 총재와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또 태권도가 지속적인 발전과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까지 언급하면서 2024년 올림픽에 정식종목 채택 가능성을 높게 봤다. IOC 집행위원회에서 태권도를 2024년에 계속 채택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남녀 각 4체급으로 금메달 8개와 128명 출전 쿼터 또는 세부종목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태권도 종목에 금메달수가 8개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다른 종목은 쿼터수가 줄고 있다. WT가 현재의 상황을 잘 알 것이다. 몇 가지 추가 사항은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태권도 발전에 대해서는 “WTF와 조정원 총재는 경기의 재미와 투명한 경기 운영을 위해 룰을 개정하고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난민 팀이 참가했다. 태권도는 경쟁이 중요하지만 사회에 대한 책임감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WTF가 긍정적인 분위기와 발전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오전 9시 태권도원을 방문해 운영센터에 있는 WT 사무국을 방문해 조정원 총재와 환담했다. 이어 도약센터 3층 대강당으로 옮겨 국제태권도학술세미나에서 ‘올림픽 정신과 굿 거버넌스’에 관한 특별 강연을 했다. 

이어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김성태)이 태권도원 방문을 기념해 도복을 입고 송판에 서명한 뒤 격파 이벤트, 핸드 프린팅, 3D 스캐닝과 태권도박물관 관람 등 오전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태권도원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마중 나온 WT어린이시범단원과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장차 올림픽에 출전하길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서 WTF는 한국에서 1973년 창설해 올림픽 스포츠로 성장해 현재 전 세계 207개국의 회원국을 보유한 거대 스포츠 조직 이다. 

ITF 역시 한국에서 1965년 한국에서 창설됐지만, 창설자인 고 최홍희 총재가 당시 정부와 갈등으로 1972년 망명한 후 1980년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북한 주도의 단체가 됐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조정원 총재 안내로 경기장을 본 후 "원더풀~ 퍼펙트"를 연발하면서 대회가 수준 높게 잘 준비됐다고, 재차 감탄했다. IOC위원장에 세계태권도선수권에 방문한 것은 이번 대회가 최초다. 

   [무카스미디어 = 무주 태권도원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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