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최대 무예한마당’

  

<특집>세계무예마스터십 전문가 논평 02


지난 9월, 충북 청주에서 개최된 세계 무예 올림픽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해 개최지 일부 여론과 달리 세계무예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카스>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세계무예 성장동력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무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본다. [편집자 주]

이정호 교수

세계에는 수천가지의 무예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 대륙별, 국가별 노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예는 50여개에 이른다. 저마다 무예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인류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이러한 무예 중 세계 무예인에게 잘 알려진 15개의 무예와 2개의 특별이벤트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지난 9월 청주에서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최고의 무예대회였고 개폐막식과 경기운영에 대해 신선한 놀라움을 느꼈다.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사범’이라는 무예계에서 부르는 지도자의 이름을 가리키는 ‘마스터(master)’, 그리고 그 사범정신을 말하는 ‘마스터십(mastership)’. 서양의 스포츠대회인 ‘선수권(championship)’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를 부여한 이 대회는 세계무예인들이 한판 겨루는 무예올림픽이다.

첫 대회에 81개국에 2,000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했다는 것은 세계무예인들이 그 만큼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선수단을 충청북도 청주시라는 도시에서 유치했다는 것 자체가 무예계에서는 아주 큰 뉴스거리가 되었다.

대회뿐만 아니라, 국제학술대회에서 펼쳐진 세계 여러 무예계 거물급 학자들의 무예비전의 논의는 이 대회가 문무를 겸비한 종합무예대회라는데 나무랄 데 없었다.

각 경기장별 운영시스템은 우리가 접해 왔던 아시안게임이나 실내무도아시아대회, 유니버시아대회, 군인체육대회 등의 종합대회와 견주어도 될 만큼 우수한 시설과 경기운영시스템을 갖춘 것을 보며, 각 무예의 국제연맹들을 놀라게 했다.


유도 경기


국제적으로 경기운영의 묘미를 잘 살린 종목은 태권도와 유도. 아무래도 올림픽 종목이고 아시안게임과 같이 대륙별 종합대회에서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터십은 태권도나 유도이외의 종목에도 우수한 경기시설과 운영시스템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적은 예산으로 많은 조직위의 아이디어, 그리고 각 연맹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로 국제연맹들의 신뢰를 이끌었다.

하지만 일부 종목들의 선수이탈과 경기운영에 있어 차질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세계 여러 종합스포츠대회나 단일종목의 국제대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회주최측은 여러 기관과 협조하여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대처한다.

첫 대회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스터십은 많은 부문 문제점들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합기도 경기


이번 마스터십의 경우는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출입국관리부서와 협조하여 매뉴얼대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초기 발생된 선수단 이탈에 대처하는 것을 직접 관계자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역시 조기에 대처를 했다는 것은 국제연맹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선수이탈과 경기운영은 첫 대회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이를 보완한다면 훌륭한 대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국제대회는 최소한 1년 6개월 이전에 모든 대회의 마스터플랜이 각 종목별 국제연맹에서 인지하고 홍보해야 한다. 그러나 부족한 대회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월드컴벳게임의 6분의1의 예산, 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 비해 4분의 1의 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무예경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충북도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무예네트워크와 대회준비과정의 응집력을 보여준 것이며 무예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충북도 내에 마스터십에 대한 성과논의가 한창이다.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동시에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나온 평가내용을 보면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정치적인 성향도 보이며 대회평가를 축제평가로 잘못 평가한 경우도 있다. 이렇다보니 무협영화시절로 돌아가 무예자체를 놓고 부정적인 주장도 등장했다.


부족한 예산으로 조직위가 직접 제작한 스코어링보드는 많은 국제단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어떤 스포츠대회든 평가는 그 대회에 참가자인 선수와 임원, 그리고 참가단체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마스터십도 종합경기대회로서 이 방법으로 평가를 했어야 했다. 올림픽이 그렇고 이미 개최된 충남전국체육대회도 그렇다.

단일종목이 아닌 종합대회들과 비교해 평가하는 것도 마스터십의 성패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면밀히 검토한 후 차기대회를 준비한다면 차기 대회는 많은 분야에서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낼 것이다.

마스터십의 지속성은 그동안 충북도가 일궈온 세계무예의 성지로서 그 위치를 굳건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충북도에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많은 무예사업들이 있다. 세계무술축제, 청소년무예모꼬지, 세계무술연맹 총회, 세계무예마스터십, 국제무예센터의 유네스코 사업 등은 서로 경쟁적인 사업이 아닌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사업들이다.


폐막식에서 선수, 자원봉사,운영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 연계가 가능하며 그 연계는 충북도의 무예산업에 큰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유네스코와 IOC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이 두 마리의 토끼는 충북도가 중심이 되어 세계무예의 진흥을 위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글. 이정호 교수 | 국민대 평생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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