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진통 끝… 가까스로 통합단체 ‘출범’

  

원안대로 엘리트-생활체육 단체 통합 VS 통합은 찬성하지만, 통추위 결정은 재조정


대한태권도협회 대의원총회가 파행 끝에 생활체육단체와 통합협회 구성에 합의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태권도 단체가 가까스로 통합된다.

애초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됐다. 역시나 그 이상이었다. 결과적으로도 파행을 거듭한 끝에 통합이 결정됐다. 무려 세 차례의 대의원총회가 성원 미달로 의결이 미뤄지고, 법적 공방까지 간 끝에 결론이 내려졌다.

끝내 ‘통합’은 됐지만, 힘겹게 열린 대의원총회는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양보 없는 설전이 반복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인식공격까지 이어지는 막장으로 치달았다. 결과를 떠나 종주국 태권도협회의 민낯을 드러낸 부끄러운 현장이었다. 이를 지켜본 태권도인들은 중앙협회의 최고 의결기구가 심히 걱정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태권도협회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핵심은 태권도 단체 통합 의결의 건. 인천 노순명 대의원이 원안대로 동의안을 냈지만, 충남 나동식 대의원을 필두로 절차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며 개의안을 냈다.

나동식 대의원 측은 통합은 불가피하나 이전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의 합의사항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태권도단체의 통합에는 동의하나 통추위가 생체 측과 합의한 내용은 수용할 수 없으니 이는 다시 내부적으로 협의를 통해 재결정하자는 것.

이에 KTA 이사회로부터 위임을 받아 통추위원장을 맡아 온 김태일 대의원은 생활체육 측과 10여 차례 이상 만나 어렵게 협상을 통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일부에서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협회 규모가 차이가 있음에도 대의원단을 동등하게 준 것은 “평등하지 않다”라는 주장과 “통합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주장에는 동수라도 회장이 엘리트에서 하고, 생체에서는 부회장으로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장선거 역시도 새 매뉴얼대로 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는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여 진행됐다. 첫 심의안건이 상정되기도 전에 갖가지 이유로 격론이 오가며 회의가 지연됐다. 2시간여 동안 오간 설전 대부분은 같은 주장을 반복돼 많은 대의원과 방청객을 피로하게 했다. 끝없이 이어진 논란에 일부 대의원이 나서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원안대로 동의하자는 원안 동의안과 통합은 찬성하지만, 통추위 결정은 재논의하자는 개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다. 지난 세 차례 대의원총회가 성원 미달로 개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개의안’에 많은 표가 갈 것이 예상됐다. 그러나 동의안이 12표로 8표를 얻은 개의안을 압도했다.

이로써 파행을 거듭했던 대한태권도협회의 전국태권도생활체육연합회와의 통합협회 결정이 확정됐다. 따라서 25일 오후 2시 두 단체의 공식 통합 총회를 통해 최종 통합협회 구성이 완료됐다. 향후 9월 전후로 이뤄질 ‘통합회장 선거’와 통합협회의 대의원 구성 등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과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가까스로 통합은 됐지만, 태권도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가운데 '한지붕 두 가족'의 새 통합협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의문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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