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대표팀 막내들… 적진 ‘이란’에 간 이유?

  

KTA 청소년 태권도 대표팀, 17일간 이란서 현지 대표팀과 합동훈련


한국 태권도를 세계 정상에서 잇달아 무너트린 이란에 대표팀 막내들이 다녀왔다.

한국 태권도 사상 적대적 경쟁 국가인 이란에 전지훈련을 다녀 온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대표팀은 왜 ‘적진’에 다녀왔을까. 그 실효성은 어땠을까.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는 2015년도 청소년대표 국외전지 훈련을 애초 예상 후보지였던 태국, 미국, 중국 등을 제치고 ‘이란’을 선택했다. 애당초 ‘이란’은 후보국가에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란을 선택했던 이유는 유소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상을 이란이 독차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KTA는 자존심 때문에 이란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태권도 전문언론과 전문가들은 이제는 '적진'에 가서 직접 경험하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할 때라는 강한 여론에 결국 ‘통 큰 결단’을 택해 ‘이란행’을 결정지었다.

한국 청소년 태권도 대표팀이 이란 청소년 대표팀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그렇게 KTA는 지난 11월 5일부터 21일까지 17일간 차세대 기대주로 구성된 남녀 중학교 우수선수 12명, 지도자 3명, 주무 1명 등 총 16명이 파견(감독 방성원, 주무 이동신)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야말로 미지의 국가에서 첫 훈련이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떠났다.

결과적으로 청소년 대표팀의 이번 이란 국외 전지훈련은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이란태권도협회 셰예드 모하메드 풀럿가르 회장 이하 협회 임직원과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환대로 최상의 조건에서 훈련했다. 특히 이번 첫 이란 국외훈련을 위해 강신철 이란 전 기술위원장이 가교 역할을 한 덕이 크다.

이슬람 종교 문화가 강한 나라로 이란 율법상 남녀 합동훈련을 할 수 없었다. 오전과 오후 훈련에는 이란 청소년 남녀 대표팀과 별도로 훈련이 진행됐다. 여자팀이 오전 훈련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남자팀이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시간차를 두고 별도로 훈련이 진행됐다. 오후 훈련도 마찬가지.

대표팀은 기간 동안 현지 이란주니어대표팀과 오전에는 순발력과 지구력 강화 체력훈련을 오후에는 전자호구 등을 포함한 갖가지 전술훈련 등을 함께 했다. 기본기를 완전히 배제한 ‘골반강화훈련’과 ‘커트발’ 전술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란 태권도 전용 훈련센터


이란올림픽위원회는 한국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종합 훈련센터가 있지만, 이란태권도협회 자체의 지상 4층 3천평 규모의 태권도 전용 훈련센터와 경기장을 구비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숙소와 식당, 트레이닝장, 훈련장, 태권도하우스에는 리그경기장과 협회사무실, 대학 등 이란 태권도가 총 집결 되어 있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태권도 종주국 한국 청소년대표팀의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란 TV 방송사와 라디오에서 대표팀을 취재했다.

이란은 축구와 버금갈 정도로 태권도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주 토요일 황금시간대에 태권도 경기가 방영된다. 또 매주 목~금요일마다 주니어와 시니어 리그전이 스포츠 전문채널을 통해 매주 2시간씩 생중계 된다.

가장 큰 소득으로는 이란 태권도 성장의 원동력인 ‘리그전’을 경험한 것. 리그전 관람뿐만 아니라 직접 이란대표팀과 단체전방식으로 친선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첫째 경기는 이란팀 경기 스타일에 고전하면서 4대1로 패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이란팀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3대2로 이겼다.


풀럿가르 회장이 이동신 주무와 우호협력을 다짐(좌), 방성원 감독의 현지 방송과 인터뷰


청소년 대표팀을 이끈 방성원 감독은 “숙소와 훈련 환경이 많이 좋았다. 협회에서도 만족스럽게 도움을 주었다. 현지 코치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훈련 방법을 경험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이란을 이기려면 운동방식을 철저히 변화하고 지도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대표팀 이동신 주무(KTA 경기부) "실은 많은 걱정 속에 이란으로 전지훈련을 갔으나 현지에서 기대 이상으로 우리 대표팀을 맞아줘 별 어려움 없이 계획대로 훈련이 잘 진행됐다"면서 "왜 이란이 오늘날 세계 강국으로 성장했는지 현지에 가 있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도 매우 만족해 했다"고 밝혔다.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이란 전지훈련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 ‘라이벌’이라는 이유로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던 한-이란 태권도의 얼음장벽을 녹였다. 이란 대표팀도 그동안 한국 대표팀 또는 팀 전지훈련을 꺼려했으나 이번 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에도 방문하고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부의 세계는 ‘경기장’에서만 냉정하게 존재하면 충분하다. 경기장 밖에서는 함께 태권도를 통해 땀을 흘리면서 우정을 나누길 기대해 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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