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권도복의 새로운 제정… 어떻게 해야 하나?

  


손천택 교수

태권도 도복의 새로운 제정을 두고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그리고 대한태권도협회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개정에 대한 논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단체는 태권도가 스포츠종목인 만큼 경기복의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국기원은 경기 또는 수련복으로서의 기능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의 전통과 정신이 반영되고 그 의미와 상징성이 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리가 착용하는 태권도 도복은 1976년 신형도복으로 인정받으면서 표준화되어 작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세기가 변하면서 다시금 태권도 공인 도복의 발전적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세계 태권도의 중심인 국기원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할 당위에 처해 있다.

당시 태권도 도복을 새로 공인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착용하던 도복의 규격과 모양이 가라데와 동일하여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분파되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태권도 고유의 도복을 새로 제정하여 가라데와 차별화된 태권도를 보급,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태권도는 가라데를 크게 능가하는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전하였고, 가라데와의 차별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더 이상 가라데와의 차별화는 태권도의 과제가 아니며 오히려 양적으로 팽창한 태권도의 기법과 수련 문화의 심화 및 발전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도복을 새로 제정하여 태권도의 기법적사상적 깊이를 심화시켜 태권도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더불어 법인화에 따른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여 경제적 가치를 고양해야 한다.

태권도 도복의 문화적 역량 강화

태권도 도복의 개정으로 문화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 도복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은 태권도 도복을 통해서 그것에 내재된 전통이나 사상을 심화, 발전, 확장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태권도의 문화적 역량 강화는 태권도가 지구촌 인류에게 값진 무예 또는 체육 문화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새롭고 유익한 문화 활동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공인 태권도도복은 세계태권도연맹 주관으로 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기원 주관으로 제정되는 것이 합당하다. 세계태권도연맹은 경기단체이며, 그로 인해 태권도경기의 틀 내에서 모든 가치와 이해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공인 태권도 도복의 주관처가 세계태권도연맹인지 대한태권도협회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세계태권도연맹이 태권도 도복의 이원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태권도 도복을 다원화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태권도 도복의 이원화 의도가 태권도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성찰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경기활성화라는 단순한 요구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국기원이 주체가 되어 태권도도복을 개정해야 하는 까닭은 V자 목, 소재, 치수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행 태권도 도복의 V자 목은 우리 전통 복식인 여밈 방식에 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착용이 불편한 실용성 문제가 따르기도 한다. 더 큰 문제점으로 V자 목 형태의 저고리를 뒤집어쓰는 것이 태권도인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기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1년부터 공인도복을 개발해 오고 있다. 국기원이 공인도복을 새로 개발하면서 무엇보다 강조점을 두었던 부분은 한민족의 전통과 정신이 도복에 내재되도록 우리 전통 복식, 문양, 색채를 차용하여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다만 기존 도복이 이미 전 세계에, 그리고 모든 경기와 수련에 착용되고 있어 전면적으로 개정할 때 물리적정신적 소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기존 도복의 여밈 방식은 전개방식으로 바꾸되 기타 형태는 최소한의 변형만 주도록 하였다.

또한, 전통적 상징성을 부여하여 한민족의 철학과 세계관이 드러나도록 하되 실용성과 기능성을 갖추고 현대인의 감각에 맞도록 디자인 하였다.

남은 문제는 이렇게 개발된 공인도복이 태권도인들의 지지를 얻고 이사들의 동의를 받아 보급하는 것이다.

태권도도복 개정에 대한 일차적 책임이 있는 국기원과 의사결정의 권한을 갖고 있는 이사들은 태권도도복 개정의 시대적상황적 책무를 인식하고 여하한 이유로 실행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태권도 도복의 경제적 가치 고양

태권도 도복의 제정 및 보급은 문화적 역량 강화의 의도도 있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국기원이 중심이 되어 공인 태권도 도복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면 법인 국기원의 살림에 필요한 수익을 증대시키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기원의 주요 수입원은 심사비이며, 2011년 기준 전체 예산의 74%를 심사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심사비의 국내외 의존율을 비교해 보면, 국내보다는 국외심사비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승단심사비 수입은 3,236,806,688원으로서 전체 심사비의 44%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국외승단심사비는 4,071,765,363원으로서 심사비 수입의 5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승단심사비의 합리적 결정과 그에 따른 수익의 증대와 공인 태권도 도복의 보급을 통한 지적 재산권의 확보 및 그에 따른 추가 재원의 확보는 법인 국기원의 격에 맞는 예산 확보 방안이 아닐 수 없다.

공인 태권도도복 보급 사업의 핵심은 지적재산권의 확보와 그에 따른 수익의 창출이다. 공인 도복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국기원이 확보하면 도복의 생산 및 판매는 재산권을 구매한 회사들에게 맡기고 국기원은 재산권 판매 수익으로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지적 재산권의 확보는 지식기반 사회로 발전하면서 첨단 기업들이 거대한 수익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방안임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문화복지 시대를 맞이하여 문화콘텐츠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문화산업임을 인식하고 국기원 또한 이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안정된 예산의 확보로 태권도 발전에 필요한 정책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기원의 도복개발 사업은 태권도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국기원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태권도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목표를 두고 있다. 국기원의 도복개발 사업은 그 하나에 국한지어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태권도의 모든 분야에 적용하여 고민해야할 중대한 사업이다. 태권도도복 사업을 시작으로 태권도의 문화적 역량이 더욱 강화되고 태권도의 각종 재산권이 확보되어 새로운 수익 창출로 이어지질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글. 손천택 교수 = 인천대학교 체육교육과 ㅣ cheontai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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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당시 태권도 도복을 새로 공인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착용하던 도복의 규격과 모양이 가라데와 동일하여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분파되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맞자나?ㅋㅋㅋㅋㅋ무슨 오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눈을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지냐??......태권도.....진짜 역사왜곡 심하다심해....일본이 하는짓이랑 뭐가 다르냐? 그냥 인정할건 인정해라 ITF처럼....어짜피 가라데랑 다른 독자적인 기술로 세계화에 성공한 이마당에 역사를 감춰서 뭣하겠는가?? 과거는 과거고, 앞으로 더 나은방향으로 발전계승하면 될것을....ㅉㅉ

    2013-06-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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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해야할것

    오픈으로 만들되 V넥 형태를 살립면 되는 두가지를 해결할 수 있지요. 태권도 V넥의 독창성과 착용의 편리함.
    그러나 손교수의 지재권 확보를 통한 수익성확보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복을 바꾸는 것은 전세계의 표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표준을 정할 때, 지재권을 내세우다가는 어느누구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모든 도장이 유급자에게 국기원에서 입고 있는 품도복, 단도복을 입지 않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국기원은 국기원대로 일선 도장은 일선 도장대로.. 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시어, 지재권획득보다는 보급에 더 중점을 맞추어 고려하셔야 할 듯 싶습니다.

    2013-04-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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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나루

    태권도의 V넥도복은 입고 벗기에 참 불편합니다.
    찬반의견을 취합할 목적으로라도 공론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013-04-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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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복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나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수 있다?" 그럼 어디서 나왔는데?
    가라데 하던 이들이 한데 다 뭉쳐져서 태권도 된게 어제오늘 알려진 사실인데
    어디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하는지?

    앞으론 태권도를 한복바지 저고리 입고 해야겠네.

    2013-04-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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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지도자

    도복을 바꾼다는 것은 운영의 미를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수익적 창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V자형태의 도복의 무도계의 유일한 독창적인 디자인이다. 시작은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바꾼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을 구지 돈을 들여가며 바꾼다는 것은 수익사업을 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픈 도복은 많은 무도계에서 입고 있지 않는가 .
    도장에서 필요한 것은 옷이 아닌 질적인 향상 그리고 타 무도와의 차별화를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2013-04-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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