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우유 좀 빨리 처먹어라!
발행일자 : 2013-03-01 17:51:00
<글. 강 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오늘 아침 뭐 볼만한 뉴스는 없나? 신문을 뒤적거리다 눈에 들어온 것이 “우유 좀 빨리 처먹어라!”라는 기사였습니다. 이게 도대체 뭔 소린가 하고 눈여겨 읽으며 내려가 보았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어린이집 원생인, 영아 홍모양 등 3명에게 폭행과 폭언을 밥 먹듯이 일삼았고, 박씨는 홍양 등이 계속 운다는 이유로 머리를 때리거나 방 안에 가두고 우유를 강제로 먹이며 “빨리 처먹어 이 새끼야” 등 폭언을 했다는 겁니다.
자식을 둔 부모로써 얼굴이 벌게지는 내용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냥 스쳐지나가서 그렇지 이러한 사건은 하루걸러 한 번씩 나타났던 일로 보여 집니다. 대부분이 영유아를 상대로 일어나는 학대나 국가보조금을 받아 가로채기 위한 보조금 편취와 같은 사건들입니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원장이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유아원을 개설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타고난 천성부터 아이를 예뻐해야 하고 귀여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아원을 차려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아이를 상대로 돈을 벌려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피해자의 부모들은 어째서 그러한 유아원에 자기의 아이들을 맡기게 되었을까요?
부모들은 하나같이 유아원의 원장이 그럴 줄은 몰랐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유아원 원장이 부모를 고객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객인 부모에게 최선을 다해서 친절하게 대하면, 부모는 대접을 받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유아원에 올 때마다 두 개의 얼굴로 변하는 원장의 속마음을 간파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이를 대하는 것과 부모 즉, 고객을 대하는 것을 전혀 알아 체지 못하는 겁니다.안타깝게도 이러한 몇몇의 유아원 때문에 선량한 유아원들이 타격을 입게 됩니다.
예전 젊은 시절, 무술도장을 하는 지인이 나에게 저학년 수련생을 끌어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말을 실감나게 잘 하는지 귀를 솔깃해서 들었습니다.
비오는 날 자신의 와이프와 함께 샴페인과 케이크를 사들고 우산을 받쳐 쓰고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있을 정도의 시각인 밤 11시경쯤 도장에 다니는 학부모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답니다.
늦은 밤에 도장의 관장부부가 찾아오니까 학부모는 깜짝 놀랍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오늘 결혼기념일인 걸 알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잠깐 들렸습니다.”라고 말하고, 선물을 드리라는 겁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그렇게 마케팅을 하는 것인데, 그것에 감동받은 학부모는, 자신에게 친절한 관장에게 최선을 다하고, 도장의 발전을 위하여 협조하고, 아이의 교육과 아무런 상관이 없더라도, 자신들에게 친절했기 때문에 훌륭한 관장이라고 소문을 낸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인 말은 차량운행을 할 때, 비가 오면 우선, 아이에게 문을 열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하고, 운전석에서 우산을 들고 먼저 내린 후, 일단 자신은 비를 맞으라는 겁니다. 그리고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면서 아이가 나올 때, 그때 우산을 펴서 아이를 씌어줍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말을 끝까지 들으니까 아하~!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자신은 비를 쫄딱 맞고 있고, 아이에게 우산을 씌어주고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다 줍니다.
이때, 되도록 이면 자신이 비를 많이 맞으면 맞을수록 도장의 관원은 늘어난다는 겁니다. 언뜻 들어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광경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학부모가 모두 지켜보고 있는 다는 겁니다. 자기 아이가 도장을 끝내고 집에 오는 시간인데 비도 오고 있으니까 부모는 자기 아이가 잘 오고 있는지 밖을 내다보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한 헌신적인 관장의 모습에 학부모는 저 관장은 참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좋은 관장 훌륭한 관장으로 소문이 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도장에 관원이 바글바글해진다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무술을 수련하는 도장의 관장으로써의 도가 지나 친 겁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이 벌써 10년이 넘은 일이니까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한국 무술계에서는 이것보다 더한 마케팅도 많아 저 정도는 쨉도 안 될 겁니다.
그것이 유아원이든, 일선 학원이든, 무술도장이든, 마케팅 중 가장 저질은 학부모를 고객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마케팅의 핵심은 학생들이 회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온다는 이론 때문입니다. 이러한 답답한 생각으로 인하여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무술계는 패망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어째서 한국 무술도장을 다니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도장에 나오지 않을까요? 분명히 말하지만, 학부모를 고객으로 하는 마케팅 때문입니다.
만약, 어린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사제지간의 연을 맺고 무술수련에 정진하여, 아이가 무술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자신에게 얼마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좋은지 깨달고, 무술을 수련함에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가를 알게 된다면, 학부모가 자녀에게 도장에 그만 다니라고 말 하더라도 아이는 그것을 거부할 겁니다.
왜냐하면, 도장에서 무술을 수련하는 것이 행복하고, 스승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자는 스승의 기술 뿐 아니라 사상에 대해서, 가르침을 받게 되기 때문에, 10년 20년 이상의 관계가 유지되는 계기가 됩니다.
이것이 본래 무술을 하는 이유이고, 무술의 관장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원칙이 깨졌기 때문에 무술계가 망하고 있는 겁니다.
나만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 도장들이 똑같은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이제 학부모 사이에는 시시한 일이 되어 버렸고, 씨도 먹히지 않으니까, 점점 강도 높은 마케팅을 끌어오게 되는 겁니다.
저는 12살에 만나 함께 수련했던 옛 도장친구를 지금 알고 지내고 있으며, 30년 전에 함께 수련한 선배를 지금도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때 만약 나의 스승님이 부모를 상대로 하는 마케팅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나는 무술을 지도하는 사범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한국 무술계에서는 정통을 고집하며 무술본래의 철학을 고수하고, 학생들을 제자로 생각하며 지도하시는 관장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마케팅을 통해서 아이들을 모아 100명 이상씩 두고 있는 관장님들은 이러한 관장님들을 보는 시선을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관원이 얼마 없으니까 도장이 금방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천만에 말씀입니다. 아마도 그 관장님은 수 십 년을 무술에 정진했고, 오랜 기간 동안 무술도장을 하고 계셨을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60세 넘고 70세가 넘어도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며 보람된 삶을 사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이들이 도장에 오면 성인이나 어린이나 똑같은 무술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무술도장의 관장님은 그렇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무술계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놓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무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놀이나, 학교체육,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오락거리로써 자신이 하고 있는 무술프로그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태반입니다. 무술훈련에 어린이가 어디 있고 성인이 어디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술을 배우는데, 남녀가 구분되고 애 어른이 구별되는 법은 없습니다. 똑같이 무릎을 꿇고 관장의 말씀 하에 존경과 예절을 배우며 무술수련을 해야 합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체력적인 요소로 인하여 시간의 조절의 필요성이지 배우는 과정은 모두 통일되어야 합니다.
만약 내가 지금 무술도장으로 성공한 길을 걷고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물어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내가 지도한 제자 중에 10년 이상 관계를 맺으면서 지금까지 함께하는 제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우유 좀 빨리 처먹어라!”라는 기사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심란합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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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개념있으신 말씀입니다.
2013-03-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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