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의 비공개 이사회… 6시간 40분 무슨 일이?
발행일자 : 2012-07-02 17:58:17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이사회 공개 여부 놓고 1시간여 ‘설전’, 부의 안건은 ‘부결’

국기원 2012 제2차 임시 이사회는 어두운 면 밖에 없었다.
비공개로 이뤄진 국기원 이사회가 매우 허망하게 끝났다. 무려 6시간 40분 동안 진행 됐지만 부의 안건 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이사 간에 불협화음만 대외에 알리고 막을 내렸다.
28일 오전 11시. 국기원 강의실에서 2012년 제2차 임시 이사회(이사장 김주훈)가 열렸다. 시작도 하기 전에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김덕근 대표가 회의 장소에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이를 두고 최근 행정 부원장에서 면직된 임춘길 부원장은 김주훈 이사장에게 이사회를 공포분위기로 조성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양자 사이에 감정싸움이 오갔다.
힘겹게 시작된 이사회도 순탄치 않았다. 이사회 공개 여부를 놓고 약 1시간여 동안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비슷한 목소리를 여러 사람이 각자 발언하다보니 정리되는데도 한 참이 걸렸다. 결국 이사회는 비공개로 하고, 차기 이사회에서 공개여부를 사안에 따라 공개여부를 할지 기획전략실(실장 이종갑)에서 장단점을 파악해 보고도록 지시한 후 본회의가 시작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춘근 이사-오대영 전 연수처장 조사위원회 결과 △임춘길 부원장 면직 △김춘근 운영이사 면직 △노조설립 △USTC 소송 △예비비 사용 △이사 사임 등 7건에 관한 건을 보고했다.
보고사항은 보고로 끝나지 않았다. 건별로 문제가 제기되면서 현 집행부에 문제 해결에 대한 문제와 무능함을 꼬집었다. 집행부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원만한 문제해결을 하도록 하기로 하면서도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수해 개운치 못한 결과로 끝맺음 됐다는 후문이다.
임춘길 부원장과 김춘근 운영이사 면직에 관한 건은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된 만큼 법원의 판결를 지켜보기로 했다. USTC 소송은 무리하게 강행하기 보다는 협의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예비비 사용은 현재 원장이 집행하고 보고하는 것에서 사전 이사회 승인을 받은 후 집행하는 등 규정을 포괄적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이날 최대 관건이자 유일한 안건이었던 ‘이사선임에 관한 건’은 부결됐다. 박영문 이사(KBS 스포츠국장)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신임 이사를 추천하는 건으로 이번 이사회에서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긴 설전 끝에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기획전략실에 따르면, 김주훈 이사장이 전임 이사가 언론계였던 점을 감안해 보선 이사 역시 언론인 중에 한 사람을 선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여러 이사들이 이미 복수의 언론인이 있는 만큼, 제한을 두지 말고 선임하자고 맞섰다. 문제는 차기 이사회에서 어떤 절차, 방식으로 선임할지도 결정하지 않고 안건을 부결해 하나마나한 이사회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최장 6시간 40분여 동안 진행된 이번 국기원 이사회는 결론적으로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났다. 국기원의 미래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면 모르나, 이사 간의 감정싸움을 비롯해 무능함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비난을 자초했다.
이사회가 끝난 후 회의실을 빠져 나오는 이사들의 표정은 각양각색. 피로에 지친 모습과 화를 억누르는 모습, 어이가 없다는 모습 등 이날 회의가 어땠는지를 얼굴로 이야기 했다. 참관했던 사무국 직원들 역시 짙은 피로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태권도본부라고 자임하는 국기원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파행으로 이뤄지고, 이들 구성원이 국기원과 태권도를 위한 것보다 개인의 사리사욕과 권력쟁탈을 위한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은 자성과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만약, 이날 6시간 40분의 이사회가 영상으로 만인에게 공개되었다면 어땠을까.
[무카스미디어 = 무주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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