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전공생 30人… ‘주몽’의 후예를 꿈꾸다

  

새벽 5시 기상, 말밥 주는 것으로 시작해 밤 9시까지 기사 훈련 강행군


마상무예 전수교육에 선발된 5개대학 30명의 대학생과 지도진.


전국 각 대학에서 무술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말에 올라탔다. 거기에 활까지 쏜다. 마상무예에 도전한 것이다. 단순히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마상무예 전수자라는 큰 도전에 나섰다. 스스로 주몽의 후예가 되겠다는 포부로 열흘간의 강도 높은 전수과정에 돌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과 국민생활체육회(회장 유정복)는 전통종목 마상무예 보급을 통한 민족 교유의 문화를 계승함은 물론 국민의 관심을 증대시켜 전통 스포츠 중흥에 기여하고자 올해부터 마상무예 보급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리하여 올해 처음으로 전수교육을 시행하게 됐다.

지난 20일 강원도 속초 영랑호에 있는 화랑도체험관광지에서 강원도생활체육회(회장 임호순)와 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회장 김영섭) 주관으로 ‘2012 전통종목보급 마상무예 전수자 육성교육’ 개소식이 열렸다. 전국 8개 대학에서 30명의 대학생이 선발돼 전수교육에 참가했다.

마상무예 전수자 교육은 20일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교육은 육성관련 이론과 기술 습득을 실습교육으로 나뉜다. 입소식 후 전수생들은 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부터 시작해 말타기, 활쏘기 등을 배우게 된다.


마상무예 전수교육 대학생들의 활쏘기 수업장면


교육 첫날부터 야간훈련까지 강행군이 시작됐다. 30명의 교육생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대학별 보이지 않는 경쟁도 엿보였다. 하지만 모두가 마상무예 1기 전수생이라는 자부심에 의기투합하며 진지했다.

새벽 5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교육 일과가 시작된다. 말밥을 주면서 교감을 한다. 이어 호흡을 통한 유연체조인 도인법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식사를 마친 후 8시부터 9시까지 마방청소와 주변정리를 한다. 이어 11시 30분까지 말에 올라타 기마교육이 진행된다.

새벽부터 정신없이 오전훈련을 마치고 꿀맛 같은 점심을 먹은 후 곧바로 오후훈련이 시작된다. 2시부터 3시까지 땅에서 활쏘기 연습이 시작된다. 대부분 처음 도전이라 쉽지만 않다. 말에서 쏘려면 지상에서부터 잘해야 하므로 매우 진지할 수 밖에 없다.

3시부터는 본격적인 기사교육이 시작된다. 오전 기마교육에 오후 활쏘기교육을 동시에 배우는 것. 말을 타는 것도 서툰데 거기에 활까지 쏴야하니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무술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들답게 습득력이 매우 빠른 편이다. 저녁 식사를 잠시 한 후에 저녁 9시까지 특별교육을 한 후에야 하루 교육 일정이 끝난다.

마상무예격구협회 박춘식 국장은 “일반 교육과 다르게 전수교육인 만큼 강하게 훈련할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 내에 어떻게 하느냐고들 묻는데 하겠다는 강한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3일간 교육을 했는데 모두 열심히 잘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늦은 밤까지 기사교육을 하고 있는 전수생.


일반인이라면 이런 교육과정을 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박 국장은 “사실 일반인이 온종일 강도 높게 훈련을 하고 그것도 열흘 동안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마상무예가 어렵다. 무술과 체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 그런지 체력도 좋고, 습득력도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수교육에 참가한 영동대학교 신지섭 학생(3학년, 무도학과)은 “태어나 처음으로 말을 타보고, 활도 싸보고, 칼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배울 수 있어 이 자체만으로도 매우 뜻깊다”며 “아직 모든 기술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지만 전부 재미있게 하고 있다. 교관님들처럼 빠른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상상만 해도 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한껏 부풀어 있었다.

말에 올라타 제 맘대로 탈 수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던 이들. 부들부들 떨면서 활시위를 당기던 것도 하루 이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 실력이 늘어나고 있다. 전수교육을 마친 후 어떤 기사로 전과 다른 실력을 뽐낼지 궁금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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