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WTF, 제발 ‘태권도를 부탁해’

  

‘25+3, 25+2’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태권도를 위해 뛰어라



최근 태권도계에는 밝은 소식보다 어두운 소식이 더 많다. 불투명한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여부,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비정상적인 운영, 태권도계 기득권간의 세력다툼, 태권도장들의 경영난 등이 그렇다. 이중에서도 특히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여부는 그 결과에 따라 종주국인 한국은 물론 전세계 태권도계에 심각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

그런데 현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집행부는 “위기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일까? 냉정하게 따져보자. WTF가 주장하는 근거는 이렇다. 오는 10월 코펜하겐 IOC 총회에서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을 결정하는데 ‘26+2’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태권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정식종목). 즉 2012년 정식종목에 포함된 26개 종목을 묶어 한번에 찬반투표를 하고, 추가로 2개 종목의 가입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WTF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3월 나온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7개 후보종목(골프,야구,스쿼시,소프트볼,인라인,럭비,가라테)을 2개 종목 압축할 것”이라는 발언과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의 결의안을 들고 있다. 또 유럽 스포츠매체인 Sportcal.com의 2일자 기사 ‘에스피노 회장, 가라테는 올림픽 경쟁에서 골프나 럭비와 자금 경쟁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근거로 26+2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WTF의 해석에 대해 국내 민간통신사인 <뉴시스>는 “ASOIF 방침이 IOC 집행위원회를 앞두고 열리는 5월 IOC 프로그램위원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단지 올림픽 종목을 신청한 7개 종목에 대한 논의됐다. 만일 현재 IOC의 방침이 26개종목 블록투표라면 전혀 언급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태권도의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 전망은 한 마디로 ‘오리무중’이다”라고 지난 26일 내보냈다. 여기에 오히려 “현재 IOC의 내부 분위기상 25개종목 블록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IOC 내부기류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확실한 것은 여러 정황상 태권도의 2016년 정식종목 잔류여부는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2016년 올림픽에 살아남았다고 치자. 이는 단지 4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을 뿐이다. 즉 4년 후 2013년 IOC 총회에서는 25개 블록투표가 확실하다. 태권도가 '25개 핵심종목(Core Sports)'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퇴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국내 스포츠전문가는 “현재의 IOC가 경제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7개 후보종목 중 골프와 야구가 정식종목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골프는 이변이 없는 한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5개 종목은 국제조직력과 자금력을 동원해 25+3으로 만들기 위해 IOC에 엄청난 로비를 벌이고 있다”며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5개 종목으로 블록투표를 실시해도 살아남을 수 있게 철인3종 경기와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 WTF는 물론 한국정부는 모든 스포츠외교 채널을 동원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TF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그간 WTF가 보여준 행정능력을 생각하면 다소 암담하다. 비공식적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양진석 사무총장의 돈봉투 사건, 올림픽 역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된 심판폭행과 판정번복, 노조가입 직원 일방적 해고 조치, ‘경희궁’라는 말이 나오는 특정대학 위주의 인사 등 불과 2년도 안 된 시간 동안 숱한 문제들이 터져나왔다. 스위스 로잔 연락사무소 확장 등 긍정적인 성과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功)’보다 ‘과(過)’가 많다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다.

좋다. 뭐 과거야 그렇다 치자.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하지만 현 WTF사무국은 지나치게 긍정적이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도 모자랄 판에 책상에 앉아 IOC 관계자 혹은 외신에 전하는 ‘25+3’, ‘26+2’의 소식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최근의 WTF는 올림픽잔류보다는 차기 WTF 선거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듯하다. 태권도인들을 대신해 현 WTF에게 말한다. “당신들은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할지 모르나, 우리는 미래가 달린 일이다. 간곡하게 요구한다. 제발 ‘태권도를 부탁해’라고.”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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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잔류 #WTF #김운용 #조정원 #IOC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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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80

    200자 이내 ?넘는글은 소위 특권층?집안중에 조중동아세요 삼가 부탁 하는데 되세요똥 또 도 돈 도는 거예요 백지 바탕에 한방울은 전체를 표현해요 지켜보겠어요 악몽의 시절이 올거예요 그때가 삼월 춘 이었구나하구요

    2009-07-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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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답다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정말 태권도인으로서 태권도를 부탁하고 싶네요.

    2009-07-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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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태권도 세계대회가 중계도 안되는 종주국이 무슨 올림픽입니까? TV에 주구장창나오는 야구나 복귀시켜야합니다.

    2009-06-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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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방식

    태권도인들 이젠 뭉쳐야할때다. 서로간에 이해폭을 넓여 자중하여야한다.
    태권도가 살아남는길은 결국 태권도인들이 화합과 사랑으로 똘똘뭉쳐야한다.

    2009-06-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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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원

    총재 계속한다. 대딸방에서 딸칠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은 WTF에서 나온다. 그래서 총재 계속 할꺼다.

    2009-06-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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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급하다

    태권도는 올림픽에서 없어져야한다. 올림픽덕에 태권도장들 대충 놀이하면서 잘 먹고 잘살았다. 이제 긴장 좀 하시길 그리고 운동좀 하시길 관장이 아니고 사장님 같아...

    2009-06-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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