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칼럼]즐거움이 아닌 도(道)를 전해주자

  

[이규현 원장의 태권도 칼럼]태권도 태극 품새 - 2


이규현 세계태권도연수원 원장


기본용어와 동작은 지도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태권도 입문자라면 반드시 터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품새를 지도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결과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품새를 지도한다. 이러한 지도 방법은 과거 태권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하고, 그저 선배들에게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서 지도하던 방식이다.다시 말해 지금의 태권도 지도방법은 20년 전과 조금도 변함이 없다.

태극1장을 지도한다고 한다면 먼저 품새를 배우게 된 뜻을 설명하고 그 설명 속에서 품새 태극1장을 수련하면서 어떠한 마음과 심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주지시켜야 한다. 다음으로 동작수를 설명해야 한다. 태극1장의 동작 수는 18동작인데 품수는 16품이라고 설명을 해 주면서 앞서기가 12개, 앞굽이가 4개, 아래막기가 5동작, 몸통반대지르기가 5동작, 몸통바로지르기가 4동작, 몸통 안막기가 2동작, 얼굴막기가 2동작, 앞차기가 2번 있다고 얘기해주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선에서는 어느 동작을 어떻게 한다는 것을 이론과 실기로 시범을 보여 주면서 어린 수련생이라도 이해할 때까지 시간을 두고 지도해주어야 한다.

다음단계가 품밟기인데 품새 선을 따라서 품밟기만으로 품새를 하게 지도한다. 이 같은 연습이 필요한 것은 자세를 완벽히 소화해야 자신 있는 동작을 수행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품새의 동작을 지도해 주어야 하는데 품새 수를 나누어서 하루에 4~6 동작정도를 숙지시키면서 지도하면 별 무리가 없이 소화를 해낸다. 그렇게 되면 수련생들도 완전히 터득된 동작에 자신감을 보이며 매일 매일 달라진 모습으로 태권도장에 오는 것을 즐겁게 생활화 한다고 볼 수가 있다. 품새를 완전히 소화가 되었을 때 중요한 2~3동작을 발췌해서 응용동작으로 실전 겨루기를 지도해주면 더욱 금상첨화의 지도법이 될 것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서 상대의 발차기 공격을 아래 막고 몸통바로지르기를 하게 하거나 막는 동작이나 지르기는 다양한 기본용어의 동작들을 섞어서 지도해주면 더욱 더 훌륭한 자도자의 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력도 늘어간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진정한 무도를 찾아 수련생들을 지도해 주어야 태권도장이 살아남을 수가 있는 시기가 온 것이라 사료된다. 전국으로 태권도를 지도하러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은 진정한 태권도를 지도해주는 지도자가 드물다는 것이다. 음악을 틀어놓고 품새를 지도하는 도장들이 눈에 많이 보이곤 했는데 현대시대에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되면 재미로 태권도를 수련할지는 몰라도 내면의 태권도는 들여다 볼 기회가 없다. 이런 부분을 보고 있자면 도(道)의 수련이 사라진다고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내 기억으로는 태권도장마다 정숙이란 표어와 예의, 엄숙, 단정 등의 글이 벽에 붙어 있었다. 태권도장내에서는 엄숙 단정해야하며 숨소리도 크게 낼 수가 없었다. 이는 그만큼 태권도 수련 시에 집중력을 중시했다는 증거이며, 그 당시만 해도 내면의 수련에 중점을 두었다고 생각된다.어떤 도장에서는 관장과 사범이 이상한 옷을 입고 악기를 들고서 기합대신 지도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태권도를 별다르게 지도한다는 뜻은 좋으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수련생들에게 도의 개념이 없는 태권도를 가르친다는게 부끄러울 뿐이다. 앞으로의 태권도장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지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태권도인 모두가 각성을 하고 남이 이끌어주기를 바라거나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뒤돌아보고 반성하여 올바른 태권도인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즐거움이 주는 도장이 아닌 참무도를 지도하는 도장만이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된다. 태권도장에 수련생들만 많으면 된다는 속성보다는 무도인의 위치로 돌아가서 한 어린이라도 태권도를 통해서 훌륭한 이 나라의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인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일 때이다.

[정리 =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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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민

    정말 좋은 가르침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ㅡ엄지

    2011-03-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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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

    안녕하십니까? 사범님!
    좋은 글 감사드림니다.
    태권도 도장내의 현실을 정확히 잡아 주셨습니다.
    아무리 세태와 시간이 변했다고 도와 놀이의 분간은을할 수 있는 일선 지도자들이되었으면 합니다.
    늘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2008-12-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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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늘 진지하신 사범님의 모습에 후학으로 부끄럽습니다. 요즘 태권도의 현실은 도나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생존과 경쟁의 모습으로 장사꾼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학부모나 수련생이 도를 원하지 않는데 어떻게 도를 지도할수 있나요? 협회나 국기원에서 자정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지요? 대학나오고 돈만있으면 누구나 도장을 차립니다. 국기원에서는 원장이하 모든 임직원이 월급도둑이고 협회도 마찬가집니다. 지도자들은 누굴 믿어야 합니까?

    2008-12-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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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화야

    네가 실전을 아느냐?

    2008-12-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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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화

    그전에 틀, 품새 실전성부터 다시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2008-12-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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