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전자호구경기는 ‘발 펜싱’

  

1,2,3 점 차등점수제, 대안 급부상


지난 24일부터 전북 김제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수선발 예선전


펜싱은 세 가지 경기방식을 갖고 있다. 먼저 얼굴과 팔을 제외한 상체만을 공격하는 ‘플러레’와 상체 전체가 유효타격인 ‘사브르’, 그리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 부위가 득점부위인 ‘에페’ 등으로 나뉜다. 이중 득점 방식이 태권도와 유사한 ‘플러레’는 양 선수가 몸통부위에 납과 구리선으로 촘촘히 구성된 전자조끼를 입는 것으로 경기 준비의 시작을 알린다. 득점은 서로의 나이프(일반인들이 얘기하는 칼)를 상대의 전자조끼에 접촉시키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쯤에서 펜싱과 유사한 경기방식을 고집(?)하는 태권도로 눈을 돌려보자.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전북 김제에서 열린 ‘2009년도 국가대표 선수 선발 예선대회(이하 예선전)’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전자호구 태권도를 ‘발 펜싱’이라고 정의 내렸다. 지도경력 15년차인 대학의 김 모 감독은 “전자호구 사용으로 태권도의 위력적인 발차기는 사라졌다. 상대의 몸통에 발을 꽂아 넣기만 하면, 아니 발등만 상대 센서에 잘 붙여 놓으면 이길 수 있는 비이상적인 태권도경기로 변했다. 도대체 어떻게 지도를 하라는건지…”라고 토로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최정호 심판위원장은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 경기에서 적용된 규정만을 가지고는 사실상 태권도가 재밌어 지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는 “문제는 내가 차고 싶은 발차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훈련해 온 발차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전자호구 도입에 따라 지도자는 자신의 지도 스타일을 통째로 바꿔야하고, 심판들은 재미없어지는 경기에 안타까워하고, 선수들은 도대체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예선전에서는 뒷발 돌려차기 대신, 앞발 빠른 발 혹은 제자리 앞발 돌려차기가 태권도 경기 내용의 주를 이뤘다. 태권도 겨루기에서 앞발과 뒤발의 위력은 거의 2~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관계로 결국, '앞발 위주의 경기 운영 = 맥 빠지는 태권도경기'라는 공식이 저절로 완성됐다. 여기에 어떻게든 몸통득점을 성공하기 위한 선수들의 ‘붙어서 돌려차기’도 향연을 치렀다. 이는 경기 4일차인 27일까지 두 명의 선수가 ‘팔꿈치 골절’이라는 부상을 입는 데도 일조했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최대한 상대의 몸통 센서를 정확하게 가격하기 위해 서로 붙었다가 후방 45도 각도로 점프를 하면서 발차기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상대의 몸통호구에서 대포 소리가 “뻥뻥” 터져 나와도 전광판에 점수가 올라가지 않자, 이내 코치의 얼굴 공격 주문이 빗발쳤다. 이는 선수들의 얼굴공격 시도를 이끌어 냈고, 뒤후려차기, 뒤차기 등의 화려한 발차기가 계속됐다. 벌써 평소보다 많은 7회 이상의 다운 상황이 연출됐다.

한편 많은 태권도 전문가들은 '그래도 대안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정호 심판위원장은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추진 중인 경기규칙 개정안 중에 1,2,3 점의 차등점수제도는 전자호구의 앞발돌려차기 맹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이는 현재 규정만을 가지고 내년 세계선수권이나 2012년 런던올림픽을 치를 경우 재미없는 앞발 태권도, 어떻게든 상대 몸통에 발등만 붙여 넣으려는 ‘펜싱 태권도’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걱정에서 비롯됐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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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호구 #국가대표선발전 #라저스트 #정대길 #태권도 #세계태권도연맹 #WTF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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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호구

    아 정말 재미없드라.... 태권도경기장의 하나의 볼거리였던 응원조차 이젠 전자호구 도입으로 인해 사라져가고있다.

    2008-11-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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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깍꿍

    솔직히 선수들이 몸푸는 시간보다..
    전자호구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어 보입니다..
    센서가 맞지 않으면 다시 해야되고
    스치기만해도
    득점?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오판이 없어 항의가 들어오지 않는걸보면 좋아보입니다만은
    전자호구 자체가 오판으로 보입니다

    2008-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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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깍꿍

    솔직히 선수들이 몸푸는 시간보다..
    전자호구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어 보입니다..
    센서가 맞지 않으면 다시 해야되고
    스치기만해도
    득점?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오판이 없어 항의가 들어오지 않는걸보면 좋아보입니다만은
    전자호구 자체가 오판으로 보입니다

    2008-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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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뒤후려차기는 차도 뒤차기는 별로 않찼습니다..뒤차기로 득점올리기가 상당히 힘들거 든요.. 그리고 요즘 뒤후려차기라고 안하고 뒤돌려차기라고 합니다!

    2008-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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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호구에 집착하냐

    돈때문이지 ㅄ들...호구를 벗어야 태권도가 격기스포츠에서 호구취급 안당한다고...호구를 버려 제발!!! 전자호구같은 소리하고 있다...

    2008-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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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매향

    내년에 진행되는 최종국가대표선발전도 내년에 치루어지는 세계대회를 대비하여 전자호구로 치루어집니다 물론 세계대회도 전자호구로 치루어진다고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아쉬운기량이 훌륭한선수들이 많이 결과적으로 아쉬운부분이 많았음을공감합니다
    열심히 싸운선수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격려를 보냅니다 발전으 어느 한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질수없고 또 그럼에 비방은 함부로하지않는것이 좋을것 같습ㄴ디ㅏ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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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

    이거주고 저거주면 나중에는 모두 달라 하죠 스포츠로 발전해서 이정도 유명해져으면 더발전하는거 받아들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ㅇ ㄹ ㅂ 들은 지금 여러 인간이 각자 가지고있는 가장추악하고 간사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기에 아주 정상적이라 할 수 있져 *^^*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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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호구

    전자호구 사용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더 많은 개발을 통하여 올림픽무대에 내놔야합니다.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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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산드라

    전국의 지도자 여러분 각성하십시요! 왜 찍소리도 못합니까 분명히 알고있으면서도 목소리를 내지못하는 여러분들은 진정한 지도자 입니까? 그저 순간의 안일한 성적내기애 급급하여 진정한 승부를 외 면한체 스스로들의 퇘행을 묵시하는 한심한지도자들이여 여러분들은 점점설자리가 없어질겁니다 지금이라도 늦지앉았습니다 왜 치세요 ! 서로를믿으며 안된다 소리치십시요 여러분들만이 이문제를 해결할수있습니다 ! 진정한 지도자여러분들 역사의 죄인이 돼지마세요 매국노판을 바꿔봅시다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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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산드라

    날카로운 지적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 동감합니다 서로의 신뢰가 부족한 가운데 파생적으로 생겨난 흉물을 사업의 수단과 이권의 압잡이로 노예가 되어버린 집행부의 수뇌들 진실을 외면 하면서까지 밀어붙이는 몇안돼는 인사들의 태권도 몰락의길로 접어드니 비통합니다 왜 서로 믿고 보완하며 충분한 교육과 훈련으로 극복할수있는 문제를 불신으로 만 치부하며 전자호구가 대안이라며 몰아부치는 아주나쁜사람들입니다 지도자 여러분들 각성하십시요 왜 들 찍소리도 못합니까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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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워 하라

    모든 것이 역사다.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으면 경기에 적용할 전자호구의 선택 역시 올바른 결정을 해야한다.

    2008-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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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디다스

    아디다스 호구는 뒷차기 등 얼굴공격 등 또한 주먹기술이 이전 일반호구보다 훨씬 많은 기술이 구사 되는데 어찌하여 주먹에 발등에 발꿈치에 센서를 착용해 거추장스럽게 라저스트를 고집하는지...
    태권도가 다시 일반호구로 돌아가면 이제는 끝이다.

    2008-1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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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라

    나도 동감. 전자호구는 정말 아니다. 전자호구 쓰면, 재미도, 특성도 없는 태권도 만들게된다. . 연맹에서도 확정이 안났는데, 국대선발전을 전자호구로 뽑다니... 자꾸 KTA 도 모종의 거래로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양전무가 전자호구에 그렇게 적극적인 이유가 있나??

    2008-1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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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전자호구

    전자호구의 문제점이 이렇게 많다면 차라리 없앱시다.

    그리고 차등점수제만 가지고 재미있는 경기만듭시다.

    어차피 서든데스 없애면 심판판정은 그리 많지 않을듯..

    점수가 10점 이상씩 올라가면 판정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좋은 기사입니다.

    2008-1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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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재미없다.

    재미가 없어서 퇴출위기에 놓은 태권도가 마치 전자호구때문에 재미가 없어진것 처럼 떠벌리고 다니네. 기자는 대한민국에 없었나? 그리고 발펜싱은 옛날부터 떠돌던 얘기다.

    2008-1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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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점점 무예마져 기계의 노예가 되어 가는것 같은....

    2008-1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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