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재밌는 태권도, 전자호구 앞에선 ‘무용지물’

  

전자호구는 공정성은 담보하지만, 더 중요한 '재미'를 잃는다


국제유도연맹(IJF)이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유도경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IJF는 오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부터 경기규정을 대폭 수정, 적용한다. 먼저 가장 낮은 단계의 득점이었던 효과를 뺐다. 그리고 연장전도 5분에서 3분으로 줄였다. 이 밖에도 8강전에 올랐던 선수들만 패자전을 치룰 수 있도록 했다. 전에는 1회전에서 패해도 가능했다. IJF는 시험 적용 후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2009년부터 규정을 변경할 방침이다. 재미있는 유도를 만들기 위한 IJF의 노력이 엿보인다.

지난 10월 13일 열린 89회 전국체전 태권도경기 모습


그렇다면 태권도는 어떤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채택 이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보는 사람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판정시비가 잦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태권도는 3번의 올림픽을 치루면서 이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태권도는 흥행을 기준으로 나누는 올림픽 종목 분류에서 거의 최하위다. 태권도가 올림픽 퇴출설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판정시비 문제 해결을 우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만약 태권도가 올림픽 흥행 종목이라면 퇴출설이 나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금메달이 내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농구가 절대 퇴출될 수 없는 것도 바로 흥행성 때문이다.

유도와 태권도 경기를 보고 있자면 솔직히 유도가 재미있다. 기자가 태권도 수련자임에도 말이다.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뒤바뀌는 유도의 박진감이 태권도에는 없기 때문이다.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경기 규정을 수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베이징올림픽 직전인 지난 8월 13일 무주에서 전체 심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강도 높게 논의된 이야기가 바로 경기 규정이었다. 10점부터 1점까지 세분화된 득점 방식, 얼굴 공격 다운은 유도의 한판승 등 재밌는 태권도 경기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리고 2009년부터 대회부터 시험적으로 적용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다. 판정번복과 심판폭행 뒤이은 전자호구 도입 발표. 재밌는 태권도 경기 이야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최근 열린 전국체전 태권도 전 경기에 전자호구가 적용됐다. 다른 부분은 각설하고 재미와 박진감을 놓고 본다면 정말이지 ‘꽝’이다. 앞으로 경기 규정이 개정된다고 해도 전자호구에 맞출 수밖에 없다. 전자호구를 입고 재미있는 경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 선수는 요령 있는 기술로 전자호구에서 득점을 빼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을 비롯한 태권도 경기단체들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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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호구

    이보다 더이상 재미없을 순 없다.^^ 전자호구나 그냥호구나 재미없긴 매한가지 .. 규정이나 빨리 바꿔라. 고난위도 얼굴 차기하면 3점 줘라. 이런게 재미를 선사하는거지 .. 전자호구 하려면 빨리 시행해라. 그래야 말이 없어진다. 원래 시행하기 전에는 말이 많다. 근데 차라리 호구 벗고 해라. 글러브 끼고 얼굴 가격 허용하면 진짜로 박진감 넘친다. itf좀 본 받아라.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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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천사

    여러분!! 걱정마세요. 호구 안하고도 정확한 점수를 먹일수 있는게 곧 나옵니다..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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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구 벗고 해라..

    호구 벗고 해라..그러다가 갈비뼈도 나가고 해야, 박진감이 넘치지.. 이건 뭐 토끼춤도 아니고, 깡총깡총 뛰다가 끝나질 않나, 심판 채점 좆대로 하지 않나... 닝기미 좆대들..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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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없다 분

    전자호구 때문에 앞으로 태권도가 더 재미없어 질것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 부분에 동감핮비 않는 태권도인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규정을 바꿔도 전자호구 입고는 답이 없습니다.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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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한말

    이해가안가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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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없다.

    기자가 뭔가 착각하는데 원래 태권도가 재미가 없어서 올림픽에서 퇴출 대상이 된거다. 전자호구하고는 재미는 전혀 무관하다. 올림픽에서 얼마나 태권도가 재미없냐면 중계료 못받는 종목 중에 하나란다. 그래서 퇴출대상에 올랐고 물론 심판판정도 한몫을 했지. 그래서 재미를 위해 규정을 바꾸려고 하는데 복지부동의 태권도 관계자들 때문에 일 추진이 잘 안된다.

    2008-10-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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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공감

    기사의 내용에 절대 공감 팬들이 외면하는 태권도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가. 재미없는 태권도 언제까지 이럴것인가. 제발~~~ 태권도에 대해 고민부터 해라

    2008-10-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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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rt

    앞으로 경제가 안 좋아지는데 고매한 무술가들 깡통찰 준비 되셨나 ? 길거리 노숙자들은 너희들을 항상 환영한다 . 그러게 진작에 이소룡 처럼 때 돈 좀 벌어 놓지 이 그지들아 . 하긴 무술가와 깡패는 똑같은 놈들이니 술이나 펐겠지 . 크크크ㅡㅋ

    2008-10-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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