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체전 태권도 여성심판, 도우미가 아니라 해결사

  

지역색 배제 위한‘전국체전 구출 대작전’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전남 장흥에서 열린 ‘제89회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는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때 여성심판이 이례적으로 많았다. 무려 4명(지난해 2명)이 전국체전 심판으로 발탁됐다. 특이한 것은 세 개의 코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4명의 여성심판들을 애타게 찾는 손길이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이다. 뭐 좋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런 모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남자 동료심판들은 여성심판을 ‘도우미’, ‘대타’, ‘꼭두각시’ 라며 깍아내렸다. 마치 남성 심판들이 피곤할 때마다 빈 자리를 메워주는 정도로 생각한 듯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도우미'로 폄하된 이 여성심판들에게는 사실 사전에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이들은 경기전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KTA)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지역색이 짙게 깔린 '체전 태권도'의 공정성을 책임져 달라는 일명‘전국체전 구출 대작전’이라는 프로젝트를 부여받았다. 출전선수와 심판들의 출신 지역이 맞물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혹시 모를 전라도와 경상도 출신 심판들 간의 한 경기 동시 채점이라는 지역 대립구도 등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한 마디로 채점의 공정성이 조금이라도 우려가 될 경우, 대기중이던 4인의 여성심판을 즉시 문제가 예상되는 코트에 주심 혹은 부심으로 투입한다는 작전이었다.

계획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큰 사고없이 5일간의 경기를 마친 최정호 심판위원장은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인 운영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성심판들은 남성심판들에 비해 지역색이 엷다. 이를 적절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무를 완수한 4명의 여성심판들 역시 뿌듯한 모습이었다. 유미숙 심판은 20일 “저희는 대기조가 아니었는데(웃음) 중요한 순간마다 저희들이 투입돼 원만한 경기를 도왔다고 봐요. (여자심판들이)평균 경력이 8~10년차의 베테랑들이기도 한데 너무 깍아 내리면 곤란해요”라고 말했다. 김혜경 심판도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어요. 조금 기분이 안 좋았죠. 하지만 여자 심판들은 남성심판들보다는 지역적인 부담감에서 조금 자유로웠어요. 한켠에서는 여성심판들이 더 공정하다는 평가도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주위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소임을 완수해냈다는 데서 큰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심판직을 수행한 태권도계의 한 중진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여성심판들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간 여성심판들을 전국체전에 배제시켰던 이유는 하나였다. 16개 시도지부의 기상천외한 욕설을 감당해 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심판들이 전국체전에서 상당 기간 소외돼 왔다. 선발된다 하더라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와 같이 ‘가뭄에 콩나듯’ 두 명 정도가 전부였다. 이런 대접을 받아 온 여성심판들이 이번 2008년 전국체전에서는 숨은 공신으로 활약을 톡톡히 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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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

    -------------------------------------------------------------------------------------------------여자심판에 관심이 많은 듯. ㅋㅋ

    2008-10-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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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가 공정하지

    공무원도 여자가 비리가 적다. 남자들의 개떼속성과 달리 여자들은 나름 모성을 기반으로 공정성과 깨끗함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여자심판 운영진 여자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자, 중국을 보라 여자들이 남자랑 똑같이 일한다.

    2008-10-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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