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8월23일은 한국태권도 최고의 날,세계태권도 최악의 날

  

전세계가 태권도에 발차기


BBC 사이트에 올라온 심판 폭력 기사


정말이지 우려했던, 그리고 있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다. 8월23일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에 말이다.

올림픽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출전선수가 매트 위에서 상대선수가 아닌 심판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사진 자체가 해외토픽감이다. 영국의 BBC 인터넷사이트는 사진설명에서 선수는 이성을 잃었고, 심판은 머리를 잃을 뻔 했다는 조소섞인 캡션을 달았다). 그리고 역시 사상 처음으로 경기결과가 무려 1시간이나 지난 뒤 뒤집어졌다(영국의 IOC위원이 경기장으로 내려와 항의한 끝에 중국선수 대신 영국선수의 승리로 바뀌었다). 여기에 한국의 차동민이 금메달을 딴 후 그리스 관중은 욕설은 물론이고, 의자와 물병까지 집어던졌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급히 출동한 보안요원의 멱살까지 잡았다. 현장에 있던 한 태권도 관계자는 "시쳇말로 x판 5분전"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내 언론은 침묵했지만 지난 20일 역시 편파판정으로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캐나다 여자선수가 언론을 통해 거칠게 항의하고, 이의제기를 했다. 또 독일 남자선수도 분개했고, 케냐선수는 “아프리카에 대한 차별”이라고 방방 떴다. 미국의 태권도 명가 로페스 가문까지 공격에 가세했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의 언론들은 21일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태권도 경기장을 방문해 단 한 차례 판정이의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총재에게 ‘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태권도는 재미있고 훌륭한 스포츠’라고 칭찬했다는 것을 크게 보도했다.

자 외국언론은 어떨까. 세계태권도연맹(WTF)이 한국언론을 상대로 판정시비를 꽁꽁 숨겨두고, 한국은 태권도 금메달 행진에 취해있을 때 이같은 문제를 모두 보도했다(21일 AFP통신 ‘태권도가 불만의 폭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23일 그 동안 숨겨놨던 판정시비가 화산이 폭발하듯 터져나오자 거의 전세계 모든 언론이 태권도를 향해 거침없이 발차기를 가했다. 미국의 캔자스시티닷컴은 ‘음모로 가득 찬 올림픽 태권도’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고, 중국, 영국, 호주, 그리고 필리핀 언론까지 태권도를 공정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미국 ‘야후 스포츠’의 찰스 로빈슨은 WTF가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심판세미나 때 25개국 코치들을 상대로 ‘심판판정에 항의하거나 소청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서에 강압적으로 사인을 요구했고, 또 베이징에서 미국단장에게 “항의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인 취재와 함께 폭로했다. 조정원 총재, 양진석 사무총장, 강석재 홍보부장의 실명과 멘트까지 낱낱이 적시됐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석연찮게 답한 WTF의 변명까지 함께 실었다.

WTF는 올초에 터진 맨체스터 돈봉투 사건을 시작으로대내외적으로 온갖 잡음을 만들면서염증을 키워 왔다. 염증은 더 곪기 전에 치료하는 게 상책이다. 자 이제 너무도 큰 문제가 생겼다. 상처가 곪아터져 설령 치료한다 하더라도 큼직한 상처가 남게 생겼다. 판정시비의 원인은 WTF집행부가 권위를 잃었기 때문이다. 집안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하고, 부정한 돈을 건네려다 IOC한테 혼나고이러니 세계 각국의 태권도인이 WTF와 그들이 임명한 심판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유럽연맹 등은 WTF의 의사에 반여해 자체단증을 발행하고, 또 특정업체 전자호구 도입을 결의하는 등 WTF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올림픽은 국내 대회가 아니고, 태권도도 더 이상 한국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언론이야 적당히 주무르면 된다고 해도, 전세계 언론과 스포츠팬들에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더 심각한 것은 WTF가 아직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WTF는 문제의 23일 올림픽결산파티를 열고 ‘(판정번복에 대해)그런 강경한 조치로 인해 태권도에서 더 이상 오심은 없다는 본보기를 보여줬다’, ‘(심판폭행은)선수 한 명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잘 치른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자축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뭔가 찜찜했는지 조정원 총재는 2009년 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장에 있던 무카스미디어 특별취재팀의 전언이다.

차동민의 4번째 금메달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2일 황경선의 부상투혼에는 울컥하는 심정이 들 정도로 감동했다. 한국의 태권도 금메달 4개에 대해서는 그들이 그동안 종주국의 자존심을 위해 흘린 땀만큼이나 값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3일은 한편으로는 태권도 최악의 날이다. 베이징에서 태권도가 무려 4개의 금메달을 선사했지만 자칫 현 WTF집행부의 오판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빠진다면 앞으로 잃을 금메달이 훨씬 많다.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빠진다면 단순히 한국의 금메달 뿐 아니라 지난 30여년 동안 태권도인들이 눈물로 이룩한 '코리아 최고의 문화수출상품' 태권도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 뻔하다.

[유병철 선임기자 /einer@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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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없슴

    연맹님 제발 전자호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심판의 질과 경험을 높이셔야죠 정말 왜그러세요 전자호구가 다 해결 해주리라 생각하심니까 이것부터 잘못 입니다 심판자격도 없는 사람이 올림픽 심판을 교육 시켰으니 무슨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세계 최고인 경희대님들 이제는 바꿔져야 할 시간 입니다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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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 자격증이라도

    시바 정말 욕나온다 해도해도 너무 했다 적어도 심판 자격증을 가지고 교육을 시켰어야지 아무리 교수고 선수 출신이면 뭐하는가... 심판 자격도 없는 사람이 교육 시켰으니 이런 악 순환이 계속 일어 나는게 아닌가 심판 교육 시키는 사람이 영어를 못해서 교육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심판들이 대다수였다고 들었는데 이제 그심판들을 이해 하겠다 이 모든게 누구의 잘 못인가 너무 챙피하다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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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길산

    경기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국제심판을 올림픽 주심으로 배정한 세계태권도 연맹간계자 가 한심스럽기 짝이없다 세계연맹 국제심판 교육도 심판도 보지않은 경희대 전모 교수가 시키고 심판 위원장은 뭘하는 건지 기가막이는 태권도 올림픽 경기 세계적으로 망신 태권도 국제심판 3ㅇ년 넘은 사람으로 챙피하다 기술위원장 심판부 위원장 부위원장 책임지고 물러나시요. 제대로 교육도 못하고 관리도 못하고 운영도 못하니까 이제는 전자호구 운운 하는되 웃기는는 코메디 하고 있다 세계연맹 각성하시오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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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루기 선수

    태권도 니들이 씨부렁 되봤자 안 없어져 보는 사람 지루하고 정말 많이 짜증나지만..
    경기 뛰는 사람은 재미있거든...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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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ㄱㄱ

    점수를 안주기 위해 몸쪽에다 발차기 방어용으로 팔로 몸빵하고 있는 태권도 . 팔이 왜있냐면요 ? 보호장구 대용이니까 !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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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ㄱㄱ

    태권도 경기가 너무 짜증나고 재미없어서 머리가 다 아프다 . 그런 경기 하고 금매달 따서 연금 받으니 좋으냐 ? 태권도와 우슈 산타가 경쟁 관계니 산타 경기는 국내에서 보여주지도 않고 그렇게 태권도가 가라데 , 산타를 열심히 밀어내며 밥그릇을 잘 유지하고 있구나 .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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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전자호구를 사용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행위들을 본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것이다. 우선 집행부의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새롭게 거든나야 할것이다. 경험이 없는 집행부의 부실한 운영에 따른 문제로 현실적인 규정 마련과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수 있어야 할것이다.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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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올림픽태권도경기에서 너무강한타점만을선호하는 심판의 판정때문에 너무 방어적인 경기가이어져 재미가없는건 인정하고 득점따먹기시합에서는 판정의 시비가 항상 있을수 밖에 없는데 각 경기마다 오판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진선수가 일등이네. 그리고 무카스 기자님 무카스 뉴스는 항상비판의 글만 올리는데 크지 않는 무술단체는 칭찬으로 일관하고 태권도나 일부단체가큰조직은 비판의 글만올리니 일선의 지도자의 한사람으로 참 섭섭 합니다. 몇달전 부정 단증 발급이란 기사 때문에 태권도 도장이 부정단증 이나 발급하는 데로 비춰지더니 올림픽종목으로 있는 태권도 앞으로는 없어지기를 바라는것같은데요.

    2008-08-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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