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터져야 관심을 받는 종주국 태권도

  

[기자수첩]태권도에 대한 언론의 아쉬운 보도형태


지난 28일 막을 내린 ‘제18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종합 4위를 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한국이 아시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랜만에 태권도가 각종 스포츠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태권도의 ‘충격’, ‘좌절’, ‘망신살’” 등 여론의 뭇매가 가해졌다. 이후에도 중앙 언론에선 이번 대회를 묶어 올림픽을 앞둔 태권도의 위기론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과거 판정문제 등을 들춰내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공정성과 제도권의 기득권 싸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분명 틀린 말이 아니다. 평소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언론들이 올림픽이 앞두고, 성적이 좋지 않자 태권도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늘 그랬었다. 언론은 문제가 터지거나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야 태권도를 다룬다. 이것이 ‘국기’면서도 비 인기종목인 태권도의 자화상이다.

‘올림픽 효자종목’, ‘한국의 메달밭’에 문제가 생기니 평소 태권도 경기장에 한번 찾아보지도 않던 분들이 난리가 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종합 4위의 성적만이 부각되면서 선수들이 흘린 땀의 노력이 묻히는 느낌이다. 아니 오히려 성적지상주의의 희생양이 된 듯한 느낌이다.

준결승에서 인대가 파열 돼 고통스러워 하는 최연호 선수 (사진 = 이석제 기자)


아시아선수권 대회 마지막 날 남자부 핀급에 출전한 최연호는 준결승에서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경기에 이겼다. 결승전에서 그는 출전을 강행하려 했으나,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또 나머지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보여줬다.

하지만 언론들은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선수들이 자만했다거나 게을렀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기간이 짧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평소 소속팀과 대학에서 얼마나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이런 말은 못한다. 또 연이어 이어지는 국, 내외 대회 일정도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인 부담을 준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선수권은 한국에게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 대회였다. 우선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이 분발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됐다. 또 그동안 한국의 금메달 독점으로 인해 출전 체급 제한도 해외 선수들과의 기량 평준화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제대회에 처음 사용된 전자호구는 판정시비를 줄이며,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받은 좋지 못한 성적을 애써 칭찬해 주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호되게 질책 받을 일도 분명 아니다. 이미 어느 정도 예견 됐던 일 아닌가.

일이 터져야 태권도에 관심 보이는 언론들. 태권도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좋은 취재거리가 많은지 모르는 것인가. 지금은 한국의 대표문화 브랜드 태권도의 ‘기’를 살려줘야 할 시기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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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kwon-V

    도대체 제18회 아시아 태권도 선수권 대회 가 언제 어디서 열렷다는 거죠?

    2009-02-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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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국에서하니까 그런거임 중국 2007세계선수권 2008아시아선수권 2008베이징올림픽 어턱할꺼임 올림픽 망한듯

    2008-07-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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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용배

    실력 평준화 되고 심판 부정 없으면 더 좋은거 아닌가? 한국이 태권도의 종주국이지만 태권도를 다른 나라에서 더 잘하면 뭐가 잘못됬나? 태권도를 다른 나라에 알리고 배우게 할려고 하면서도 정작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태권도 더 잘 하면 안 된다는 심뽀는 또 뭔지..? 성적이 좀 나쁠수도 있고 좋을수도 있는것이지..태권도를 너무 올림픽 메달 갯수 채우는 수단으로만 봐서 안타깝다.

    2008-05-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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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자팬

    신준철기자님! 기자답게 말은 그럴듯하게 잘 썻습니다. 님께서 지적하셨듯이 그런문제로 인해서 태권도에 대한 서운함을 말할것이 아니라 태권도의 현실을 좀더 신랄하게 지적을 하심이 기자로서 이런글을 쓰기 이전에 책무를 다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태권도의 문제는 어느 하나가 문제가 아니란 것은 기자님도 잘알고 있지요. 신기자님이 태권도 관련 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이슈가 있고 정말 기자다움게 날카로운 잣대를 대어야 하는 사안을 두리뭉실 넘어가고 이번과 같은 커다란 이해 상관없는 내용에는 기자다운 말투로 기사를 쓰시네요... 곰곰히 생각 해 보세요... 무엇이 문제인가를...

    2008-05-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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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사랑

    과거 선수출신 태권도인입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제가 선수시절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시원하게 잘 말해주네요 앞으로 무카스에서 태권도에 대햐ㅏㄴ 무한 애정 많이 보여주세요 늘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2008-05-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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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출

    올림픽에서 퇴촐당하고,연맹 관련모든넘들 깨구락지 되야지.

    2008-05-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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