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근처도 안 가봤는데 테니스 엘보라구?

  

[의학칼럼 - 20] 무카스(MOOKAS) 특별기획


무술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을 꼽을 겁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무술 뿐 아니라 모든 생활의 기본입니다. 이에 <무카스/MOOKAS>에서 기획특집으로 <의학칼럼>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한의학과 서양의학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건강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의학칼럼>이 무카스 독자에게 유익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창이 되길 기대합니다. 테니스 엘보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혹시 테니스 선수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물론 테니스 선수에게 많이 발생하는 병이지만 테니스 엘보는 생활 질병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테니스 엘보를 호소하는 분 중 상당수가 주부입니다. 테니스 엘보에 대한 개념과 치료법을 ‘본디올 경희한의원’ 권소라 원장님에게 들어보죠.

* 그동안 <의학칼럼>을 사랑해주신 독자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재를 끝으로 2007년 <의학칼럼>을 마칩니다. 2008년 새로운 <의학칼럼>으로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김장철이 지나면 팔꿈치가 아프다고 오는 어머님들이 많습니다. 너무 아프고 팔을 들지 못해 양치질도 못하고 수저를 들 힘도 없다고 말씀하시죠. 테니스 엘보입니다. 테니스 엘보는 테니스선수에게 많이 발생하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의학적으로는 상완골외상과염이라고 합니다.

골프, 야구, 배구 등 다른 스포츠에서도 쉽게 발생하며 컴퓨터 자판을 많이 사용하는 사무원에게도 생깁니다. 요리사, 목수, 가정주부 등 누구에게나 생기죠. 실제로 테니스 엘보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60~70%가 주부입니다.

팔꿈치의 바깥쪽 튀어 나온 부위를 만지면 통증이 발생하고 손목과 손가락을 완전히 구부리면 팔꿈치 바깥쪽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문고리를 돌리거나 병마개를 딸 때 나사를 돌릴 때 등의 가벼운 동작으로도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며 심하면 전완까지 통증이 생깁니다.

테니스 엘보는 손목과 손가락을 신전시키는 근육의 반복적인 사용이나 강한 충격으로 팔꿈치의 바깥쪽 부분에 달라붙는 인대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평소에 안 쓰다가 주말에 팔을 많이 쓰거나 드라이버 망치 등을 과도하게 사용해도 생깁니다. 주부의 경우 무거운 프라이팬을 자주 들거나 집안일을 많이 하는 등 쥐거나 짜는 동작의 반복으로 팔꿈치에 무리가 가서 생깁니다.

테니스 엘보는 통증을 일으키지만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거나 오랜 기간 통증을 느낀다면 팔을 쓰는 기능과 동작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통증이 가볍게 여겨 방치해서 만성화가 되면 그만큼 치료도 어렵고 재발이 쉽게 일어납니다.

테니스 엘보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입니다. 우선 안정을 취하고 통증이 생기는 활동을 피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팔꿈치를 얼음으로 마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자물로 밀가루반죽을 만들어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냉찜질은 손상으로 인한 부종과 염증을 감소시키죠.

만성이라면 온습포를 하거나 생강을 달인 물을 적셔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온찜질은 손상부위의 작은 혈관들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영양공급을 늘려 회복을 빠르게 해줍니다. 그러나 손상을 입은 직후에 온찜질을 하면 손상부위의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부종과 출혈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초기 하루정도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테니스 엘보는 재발방지가 중요하다


사진출처 = 스포츠서울닷컴

한방에서도 휴식을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꼽습니다. 휴식을 통해 팔과 손목 관절 사용을 최대한 줄여서 팔꿈치에 생긴 염증을 조기에 감소시킬 수 있죠. 휴식만으로 회복이 어렵다면 침구치료, 약물치료, 테이핑요법 등이 병행됩니다. 치료기간은 증상에 따라 다르며 경미하면 1개월 이내, 만성으로 진행됐을 때는 2~4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침은 팔꿈치 주변 ‘곡지’ 수삼리 및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인 아시혈 등 혈자리에 자침합니다. 아픈 부위 반대편에 자침하여 해당 경락의 기운을 조절하기도 합니다.침치료를 통하여 통증 주위 조직의 경결점을 없애고 기혈 소통을 잘 되게 하죠. 어혈이 있다면 부항요법도 겸합니다.

증상에 따라 뜸을 뜨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팔꿈치 압통 부위에 쌀알만한 크기의 쑥뜸을 하루에 5~7장 직접 뜨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테이핑 요법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테이프의 신축성을 활용해 팔꿈치 관절 부위에 인공적으로 공간을 만들어주고 피부 아래를 지나는 혈액의 순환을 촉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입니다.

엘보가 노화, 과도한 집안일 및 운동으로 나타나지만 선천적으로 약한 내부 장기가 과도한 활동으로 더욱 약해져 자연치유력을 상실하여 생기기도 합니다. 전신적 장부기능 장애와 기혈 순환 저체와 관련되어서 나타난 것이라면 한약치료를 통해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도록 합니다. 만성적인 엘보라면 한약을 복용하여 인대와 근육을 담당하는 장부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한약달인 물로 통증 부위를 찜질을 하기도 합니다.

어제 53세 여자분이 테니스 엘보로 내원하였습니다. 가정주부로 특별한 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집안일로 인해 테니스 엘보가 발생한 경우였습니다. 침치료와 더불어 아픈 부위에 뜸을 같이 떠 주었더니 팔을 잘 굽히시고 무거운 책도 들어 올리십니다. 양치질을 할 수 있겠다면서 기뻐하시더군요. 이튿날 내원하셨는데 팔이 안 아파서 김장을 했더니 다시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침구치료가 엘보를 치료하는데 효과적이지만 휴식이 필수적입니다.

테니스엘보는 자주 재발하므로 근육을 강화시켜 재발을 방지시켜야 합니다. 어느 정도 증상이 감소된 후에는 전완의 근육을 보강하는 훈련을 충분히 시행한 후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가벼운 아령으로 손목이나 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팔꿈치를 펴고 손목을 약간 구부린 상태에서 다른 건강한 손으로 그런 자세를 유지하도록 팔목을 굽혀서 30초 동안 유지시키는 것을 5-6회 실시하는데 보통 하루에 2-3회 반복해서 합니다. 양팔을 편 상태에서 팔꿈치를 고정시키고 손목을 좌우로 돌려 손바닥이 위아래가 되도록 반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훈련은 테니스엘보를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팔꿈치를 무리하게 쓴 후에는 스트레칭과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전후에는 손목풀어주기, 팔이나 어깨돌리기 등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평소 습관이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를 가게 하지는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테니스 엘보와 비슷한 것으로 골프 엘보가 있습니다. 상완골 내상과염이라고 합니다. 테니스엘보와 달리 팔꿈치 안쪽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테니스가 손목을 젖히면서 공을 치는 동작이 많은 반면 골프는 손목을 굽히는데 필요한 근육을 쓰는 동작이 많기 때문입니다. 치료법은 테니스엘보와 거의 같으며 역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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