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 코리안 스타일 가라테”

  

태권도를 통해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작은거인 정우진 2편


초창기 도장운영을 이야기 하고있는 정우진 회장


===> 1편에 이어 계속.

흑인 빈민가에서 어렵게 시작한 태권도장 운영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미국인들 대부분이 ‘태권도’란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반면 ‘가라테(공수도)’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정 회장은 간판에 ‘가라테’라는 말을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제자들 앞에서까지 태권도와 가라테가 혼동되도록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태권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이 있으며, 자신에 대한 정신적인 도전이다”고 수련생들에 항상 강조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초창기 도장운영은 ‘태권도장’이 아닌, ‘코리안 스타일 가라테 도장’이었다.

그는 “도장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사람들이 도장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 나갔는데, 오늘의 점심 스페셜은 무엇이냐고 하더라. 내가 무슨 말은 하느냐고 반문했더니, 그들은 중국음식점이 아니냐고 했다”면서 초창기 태권도장으로 인한 해프닝을 들려주었다.

정 회장은 가라테가 아닌 태권도를 미국에 알리기 위해 매일같이 미국인들을 상대로 이마로 벽돌을 격파하고, 발차기를 보여주며 태권도를 알렸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에 방문자가 점차 늘어났다.

그러나 미국이라고 텃세가 없는 게 아니다. 흑인들로부터 키 작은 동양인이 희한한 무술을 한다는 소문이 주변 동네까지 일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정 회장은 깡패’들에게 표적이 되고 있었다. 특히 당시만해도 폭력과 범죄가 난무하는 흑인 빈민가였던 까닭에 도장개관 1년여 동안은 그들과 적지 않은 힘겨루기가 반복되었다.

이는 정 회장 뿐만 아니라 초창기 태권도를 전파하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사범들의 공통된 고충 중 하나다.

무도로서의 태권도가 미국인들을 바꿨다.


정우진 회장의 도복과 띠

태권도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시작한 태권도장. 사실 이때까지 정 회장은 앞날에 대해 분명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그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바로 태권도가 고유한 무도로서의 정신적인 가치가 높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결국 미국인들을 바꾸기 시작했고, 오늘날 태권도가 미국에서 타 무술에 비해 가장 높은 인기를 갖게 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는 “도장의 문을 열고 첫 제자를 맞이한 순간부터 태권도의 정신적인 면과 무도적인 측면을 누누이 강조하고 실천했다”고 말했다.

태권도 가치를 깨닫는 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그의 도장은 자연스럽게 정신적인 수련장으로 변해갔다. 동시에 수련생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의 제자들 중에는 비교적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 소외 계층도 많았다. 또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천적 후천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들은 태권도를 통해 인연의 끈을 맺은 소중한 제자들이었다.

이런 제자들을 보며 그는 “무도 태권도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점을 훌훌 털어버리는 여러 제자들을 보면서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무도인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런 제자들 덕분에 정 회장은 미국 땅에 자그마한 도장을 열고 제자들을 맞는 동안, 태권도에 대한 사랑도 점점 깊어졌다.


==>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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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토미디어>는 지난 4월 6일 정우진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아이오와 주 시더래피즈에 방문, 그의 미국 정착과정부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정우진 #미국 #고단자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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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범

    정우진 회장님! 대단한 분이시죠. 무술을 하는 사범이라면 그 분의 검소함과 겸손함을 본 받아야 합니다.

    2006-10-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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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림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힘"
    제 생각에는 정말 노력으로 얻은 결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 가까이서 정회장님을 기켜보며 정말 무서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검소하시고, 무던히도 노력하시던 그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그분의 열정, 진정 존경합니다. 태권도인들이면 꼭 책을 읽으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2006-05-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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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읽었습니다. 더욱더 많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2006-05-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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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ㄴㅇ

    “태권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이 있으며, 자신에 대한 정신적인 도전이다”가슴에 새겨야겠군요.

    2006-05-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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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저도 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참 존경스럽습니다...

    2006-05-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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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만세

    정우진 회장님 책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태권도 발전을 위해 힘써 주세요.

    2006-05-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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