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통해 배우는 강해지는 요령(3)

  

전광석화(電光石火), 빠른 회수의 요령--관절을 보호해주는 무의식의 감속기능


이미 지난 연재를 통해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감각으로 느끼는 힘"과 "실제로 발휘되는 힘"의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사실, 우리들의 신체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과격한 동작 중에도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무술(격투기)을 막론하고, 지르기를 마친 주먹은 상대에게 붙잡히기 직전에 회수하려는 동작을 취한다. 이 "회수"를 가장 중시하고 있는 무술 중 하나가 "극진공수도(極眞空手道)"이다.

그런데, 무술에 입문한 초보자가 지르기를 마친 팔의 "회수"에만 지나치게 의식을 집중하게 되면(반드시 빠르게 "회수"해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정작 지르기 한 팔이 완전히 신장하기도 전에 회수를 하는 나쁜 버릇이 생기고 만다. 따라서, 처음에는 회수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뻗을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술 유파에서는 "지르기" 연습 때에는 팔을 신장할 수 있는 한계상황까지 뻗는(지르는) 훈련을 하고 있을 것이다(아니,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수련에 임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타당할 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면, 지르기 연습을 하는 동안 우리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팔이 완전히 신장하기 바로 직전에 이미 "회수" 동작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정말로 팔이 완전히 신장할 때까지 지르기 동작이 계속된다면, 그 기세로 말미암아 팔꿈치 관절은 한계 이상으로 신장하여, 고장(부상)을 일으키고 만다. 간단하게, 자동차의 문을 예로 들어보자.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이다. 적들이 주인공이 탄 자동차를 사방으로 에워싸고 서 있을 때를 상상해보자. 급박한 상황을 알아챈 주인공이 안에서 자동차 문을 박차고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주인공이 발로 자동차 문을 박차는 순간, 평상시 손으로 여닫던 힘(기세)과는 사뭇 다른 풀 파워로 말미암아, 자동차 문에 달려있던 경첩은 힘의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고장을 일으키고 만다.

그림1:상완이두근



아마, 자동차의 문은 뼈가 부러져서 꺽여버린 팔꿈치처럼 너덜너덜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계 상황을 벗어나서 지나치게 큰 힘이 작용하면 인체 역시 자동차의 문처럼 컨트롤 기능을 상실한 채 처참하게 부서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체는 그러한 한계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팔꿈치를 신장시키는 주동근(主動筋:주로 움직이는 근육)인 상완삼두근을, "지르기"가 끝나는 바로 직전부터 수축을 끝내게 하고, 그 길항근에 해당하는 상완이두근과 그 외의 근육을 폭발적으로 수축시켜 팔꿈치가 신장하는 기세를 한풀 꺽어주고 있는 것이다.

상완삼두근





내지른 주먹이 한번 최고속도에 도달하고 나서 감속을 시작하여 완전하게 정지할 때까지의 시간은 약 "0.03초"라고 한다. 주먹의 최고속도를 초속 10m, 질량을 0.6kg이라고 한다면, 주먹을 감속시키기 위해 손목의 관절은 주먹을 평균 20kg의 힘으로 끌어당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전완(前腕)을 감속시키는데 약 25kg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결국, 팔꿈치 관절에는 합계 약 45kg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방법으로 계산해보면, 어깨 관절에는 어깨 전체를 감속시키기 위해 약 80kg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감속 중에 있는 힘의 평균치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는 훨씬 더 큰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적인 힘에 의해 내지른 팔의 관절은 스스로의 힘으로 손상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 인간의 신체는 그 누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 힘을 작용시켜 신체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신체구조의 정교함(무의식적인 감속력)을 그대로 지르기의 "회수" 동작에 응용시킬 수만 있다면, 흔희 무술의 달인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빠른 회수 기술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튼, 어깨 관절이 지르기를 마친 팔을 커다란 힘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하면, 작용반작용(作用反作用)의 법칙에 의해 팔은 어깨 관절을 동일한 힘으로 전방으로 끌어당기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 힘의 "역적(力積:충력량)"은 허공지르기가 아닌, 실제로 주먹을 고정 표적에 맞췄을 때의 충격력과 거의 동일한 역적(충격량)이라 할 수 있다. 이 역적(力積:충격량)을 이용하여 체중 70kg인 상대의 보디에 명중시켰을 경우, 초속 0.3m 힘으로 상대를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허공에 대고 지르기를 하는 경우에도 항상 이 정도의 역적을 의식하면서 행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지르기 한 팔을 감속시키는 힘에 대해서만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팔을 내지르게 되면 동시에 몸도 같이 전진(前進)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몸이 전진하는 것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동일한 힘이 몸의 내부와 발, 그리고 바닥 사이에서도 작용하고 있어야 한다. 초보자가 지르기를 회피 당해 몸을 비틀거리는 이유는 자세가 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내지른 팔과 몸을 감속시키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숙련자의 경우에도, 허공에 지르는 지르기와 목표물에 내지르는 지르기(감속할 필요가 없는 지르기)에는 자세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숙련자라고 하더라도 평소와 다른 타이밍으로 지르기를 하게 되면, 팔꿈치가 "찌릿"하면서 팔꿈치가 끊어질 듯한 격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자세(폼)를 갑작스럽게 변경했기 때문에 신경계의 조정 기능이 흐트러져서 주먹(팔)을 감속시키는 근육의 작용이 늦게 반응한 때문이다.

















#조영주 #과학 #강해지는요령 #운동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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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선

    해동검도를 처음 연습하는 중에 가끔 팔꿈치가 아팠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2005-07-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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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켜보는이

    더 멀어져 가는군요.
    본질과...
    뭐...이정도면 대략적 위치에는 가겠군요.
    그 이상은 절대로 불가능하지만..

    2004-07-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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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peni

    예시와 그림도도 좋고 기대됩니다

    2004-06-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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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객

    알맹이가 없다.... 연재되는 것이니 이번처럼 무난한 글을 보고 알맹이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전편부터 계속 본 분이라면 좀 다르게 이야기를 하실 수 있을텐데...

    암튼 조영주님!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2004-06-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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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여러가지 과학적용어를 사용하여 현학적으로 쓰여있으나 기존의 무술이론에서
    별로 전진된 내용은 보이지않는군요.

    길항근의 애기는 근육학에서 당연한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강해지는데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부족하군요,

    그리고 전회의 하체의 근육을 상체로 전달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동양무술.중국무술이든
    검도든 다 하는 내용이고 다만 그것을 현대과학적인 용어로 조영주씨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극진가라데를 하고 있지만 은근히 극진만이 강해지는 요령에 근접한 무술이
    다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하는군요.

    좀더 치밀하고 깊은 연구가 더 필요하겠습니다.

    2004-06-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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