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사람들 - MMA와 사랑에 빠진 열혈 마니아 "밥샵은 울보" 이민우

  


MMA가 젊은이의 스포츠인 것만은 아니다. 젊은 층의 문화 코드처럼 익사이팅 한 면이 많기에 어필하기 쉬운 것은 있으나 중년의 남성에게도 그에 못지 않은 로망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아직은 중년이라 할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이제 막 세 살 난 딸을 둔 MMA 열혈 마니아 "밥샵은 울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이민우씨. 이미 인터넷 MMA 동호회 카페 등에선 나름대로(?) 유명인사인 그가 궁금하다.

---INTERVIEW---

Q. 현재 하시는 일은?
이민우: 월급쟁이 입지요. 나래시스템이라는 네트웍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고객사의 네트웍 구축에 대한 설계 및 컨설팅을 해주고, 구축 및 유지보수에 대한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때는 폴란드어를 전공했는데, 지금 보니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네요. 사는 게 다 그런거라더군요.

사랑하는 가족들

Q. 가족 구성 현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민우: 한 살 연상인 미모의 와이프와 방년 3세의 아리따운 딸과 함께 셋이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데요, 내년 6월쯤에는 둘째 아이가 태어날 예정입니다. 남들은 이번엔 아들 낳아야지 하지만, 전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첫째아이가 애교도 많고 예쁜 짓을 참 많이 해서 말이지요. ^^ 하긴 딸 가진 아빠들은 모두 그런 이야기들을 하더군요. 하핫.



Q. MMA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그 당시 느낌은 어떠셨는지요?
이민우: KBS SKY에서 방영하는 초기 격투시리즈 삼총사(Pride, KOTC, K-1)를 접하고서 흥미를 느꼈었고요, 처음에는 그래플링을 전혀 모르다 보니 K-1을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꾸준히 경기를 보면서 기술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되고, 그에 따라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모으다 보니 조금이나마 MMA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그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속된 말로꽂힌거죠. 제가 워낙 뭐 하나에 꽂히면 뽕을 뽑는 성격이라서요. 어쨌든 MMA는아는 만큼 감동 받는스포츠임에는 분명하더군요. ^^*

Q. MMA의 무엇이 그렇게 좋던가요?
이민우: 전에 다른 인터뷰에서 MMA가 좋은 점 딱 하나만 말하라고 해서참 솔직해서 좋아요. 란 대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솔직하단 말이 무엇이냐 하면, 대충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땀 많이 흘린 놈이 이기는 그런 스포츠다 이거죠. 물론 이 세상 스포츠 중에 안 그런 것이 어디 있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격투 스포츠가 더욱 그런 것 같고요, 그 중에서도 MMA 만큼이나 정직한 결과를 내는 스포츠는 못 본 것 같아요. 축구에서는 가끔 베트남이 한국이 이기기도 하지만, MMA에서는 이변이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 적절한 예가 아닐지도..) 물론 선수 개개인이 보유한 특별한 신체조건이나 격투에 대한 천재성, 경기 운 등의 변수가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흘린 땀의 양과 지니고 있는 기량만큼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켜봐 왔습니다. 전 그 점이 참 매력적이라 생각됩니다.

Q. 부인께선 걱정하시지 않던가요?(-.-;)
이민우: 처음에는 제가 집사람하고 아이 눈치를 많이 봤어요. TV를 보긴 봐야 되는데, 같이 보기도 뭣하고 해서 오늘은 안방, 내일은 마루 하는 식으로 왔다 갔다 했었지요. 그러다가 제 3회 KPW를 보러 용인에 같이 갔었는데, 경기를 관람한 후 집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솔직히 되게 재미있거나 그런 거는 잘 모르겠는데, 멋있기는 하다. 어쩜 사람들이 그렇게 치고 받고 싸우다가도 끝나면 서로 등 두드려주고 그러냐?^^ 지금은 가끔 TV에서 해주는 MMA 경기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곤 한답니다. 과일 깎아 먹으면서요. 후훗.. 집사람도 이젠 웬만한 선수들 이름이나 기술명 정도는 알고 있어요.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 있으세요?
이민우: 음. 팬으로서 좋아하는 선수가 참 많은데요, 그 중 한 명만 꼽으라면 Fedor Emelianenko 선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철퇴 같은 파운딩 펀치를 내리꽂는 그 모습만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딸아이를 안고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었는데, 무척이나 따뜻한 사람일 거라 느껴지더군요. 배가 좀 나온 게 체형이 저랑 비슷한 것도 같고. (__;). 앞으로 롱런 할 수 있는 챔피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선수로서는 문종혁, 이호성, 김형균, 이재선, 남상웅 선수 등을 좋아하고요, 앞으로 팬으로서 더 많은 선수들에게 애정공세를 펼치겠습니다. ^^;;

Q. 인터넷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실 때 처음 닉네임이 밥샵은 울보 여서눈에 띄는 아이디다 싶었는데 밥샵은 울보는 어떤 연유로?
이민우: 밥샵은 울보 는 밥 샵이 어네스트 후스트와 치룬 두 경기를 보고 나서 떠오른 닉네임인데요, 어찌 보면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밥샵에 대해서천혜의 육체를 소유하고도 격투가로서는 수준 미달인 빅맨 일 뿐 이라고 다소 냉혹하게 평가했었습니다. 격투가라 하기에는 그 근성이 부족함을 비꼬려는 의도로 지은 닉네임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밥샵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 졌긴 합니다. 어찌 보면 그 엄청난 하드웨어에 완벽한 기술까지 갖추었더라면 무슨 재미로 매일 이기기만 하는 밥 샵의 경기를 보겠습니까? 밥샵은 밥샵 일 뿐 굳이 평가 절하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지금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그래서 닉네임을 바꾸려고 했던 것이고요.

Q. 국내 MMA 커뮤니티 중 가장 크고 활동을 많이 하는 커뮤니티 운영자 중 한 분이신데 부담은 없으신가요? 운영자 활동하면서 즐거우셨던 때는 언제죠?
이민우: 어디까지나 운영자로서 회원들의 의견에 대해 중립적인 시선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 게 가끔 힘에 붙일 때가 있지만 카페 내에서 좋은 글들을 접하거나, 메일을 보내서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운영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Q. 대회 자원봉사 활동, 중소규모 대회 관람 같은 마니아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으신데 적극적인 계획이 있으나요? 적극적인 활동이 어렵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요?
이민우: 마니아로서의 역할은 생각해 보면 해야 할 것도 많고, 또 그만큼이나 무척 중요한 것도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무언가 더 많은 일들을 찾는 것보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좀더 MMA가 자리를 잡게 되면 그 때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지요. 지금은 그냥 자기 좋은 것만 좋을 때 골라서 하기보다는 때론 희생도 감수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원봉사를 스스로 지원해 주시는 회원 분들이 무척 존경스럽습니다.

Q. 대표적인 커뮤니티 운영자로서 한국 MMA 마니아 분들을 볼 때 어떤 느낌이세요? 무엇이 모자라다면 지적말씀, 잘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요.
이민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접해서 흥미를 느끼면 그것을 받아 들여서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그 속도가 더욱 빠른 것 같고요.

그런 맥락에서 본격적으로 수입(?)된지 1년 밖에 안된 MMA 문화지만, 빠른 속도로 그 시장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 1년간의 우리 나라 MMA 문화의 성장 속도를 보자면 무척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을 일부 언론에서는 빠르고 거친 것을 좋아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일종의 트렌드 정도로 치부해 버리기도 합니다만,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마니아들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어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부분이겠지요.

딸 채은이를 "BoA"로 키우고 말겠다는



Q. 따님은 TV에서 MMA경기 나오면 좋아하던가요?
이민우: "오빠 왜 그래? 왜 싸워? 오빠 피 나?"이럽디다. ^^;;


Q. 한 사람의 성인 팬으로서 현재 MMA계에 대한 견해 작게나마 들려주세요.
이민우: 요즘 많은 대회들이 열리고 또 여러 단체들이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시겠지만, 팬으로서는 좋아 죽는 상황이지요. ^o^ 얼른 얼른 우리 선수가 외국 메이저대회에 당당히 서는 모습도 보고 싶고, 또 얼른 얼른 외국의 스타 급 선수들이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는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는 모습도 보고 싶고.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습니다. 대회 관계자나 선수들이나 그리고 팬들 역시 단 시일 내에 얻어진 성취감을 바탕으로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이루려고 하다보면, 뿌리도 내리기 전에 꽃이 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팬으로서 대회를 개최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이미 아시겠지만 투자 없는 성공은 절대 없다는 것입니다. 팬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셔야 하며, 수준 높은 경기를 위해서 선수들에 대한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는 말이 있지요. 지금은 우리 대회만 성공하고 남의 대회는 실패하길 바랄 때가 아니라 경쟁과 협력을 통해서 함께 커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더 먼 곳을 바라보며 달려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Q. 이런 인터뷰를 하고 계신 소감은 어떠세요? ㅎㅎ
이민우: 많이 컸구나 생각하죠. ㅎㅎ

파이팅!!

Q. 이제 원년을 지나 조금씩 성장해 가는 한국 MMA계를 꾸준히 지켜보고 아끼시는 의미에서 좋은 말씀한마디 해주신다면?
이민우: 제가 예전에 저희 카페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참 빠른 시간 안에 우리 나라에서도 MMA의 틀이 갖추어지고 있고, 그 역할을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니 우린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나라에서도 세계 최고의 격투가들이 몰려드는 대회가 열리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얼마나 자랑스럽겠는가. 우린 대한민국 MMA 1세대란 말이다. 먼 훗날에는 전설로 남을 지도 모르는 경기나 선수들을 우린 지금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하여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

현재의 우리는 참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MMA 원년도 부터 여러 대회들을 직접 찾아가 볼 수도 있고, 또한 선수들을 직접 만나볼 수도 있고 말이지요. 이 선수들이 나중에 메이져급 스타가 되면 지금처럼 가까이 서서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
모두 대한민국 MMA 원년 팬으로서 나중에 후배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들로 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랑거리를 많이 만드실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인 것이지요.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운을 소중히 여기시고 좀더 많이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MMA의 르네상스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민우씨는 한국 MMA를 바라보는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전문가라는 이름을 달고 글을 언론에 기고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런 건강한 시각이 팬 문화 전반에 자리한다면 아직 자리잡지 못한 Fighting Sports가 새로운 대중문화 코드로 자리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본다.

내년이면 둘째 아이가 세상에 나온다고 연신 웃음을 보이는 평범한 한가정의 가장이자 인생의 승부처인 30대를 힘차게 달음질치는 사회인 이민우. 앞으로도 변치 않는 애정으로 한국 MMA를 지키는 진정한 마니아로 남게되길 바란다.


#쌈박질클럽 #이민우 #밥샵은울보 #MMA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이민우

    가족들이잇술니다





    2007-06-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관찰자

    이 아저씨랑 예전에 같이 운동했는데...

    까놓고 말해 열나 못한다. 몸은 얼마나 출렁출렁하는지. 의학적 용어로는 고도비만이라
    고 하는 게다.

    그리고 운동하는 태도도 좋게 말하면 넉살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충대충한다. 그리고 열
    라 잘 처먹지.

    2004-10-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삼각조르기

    외모가저랑 비슷하시네요^^
    카페에서 이름 많이 들었는데...저랑 MMA접한것이 비슷한데....아직도 우리집은요
    TV통해 보면 아주 웬수로 봅니다. ㅠ ㅠ
    암튼 저도 30대초반에서중반으로가는 나이..스스로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활동하고 싶은데^^

    그럼..앞으로 민우님의 활약, 더욱 더 기대합니다.

    2003-12-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

    ㅎㅎ;

    2003-12-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ViCtOrY

    카페 운영하시느라 많이 힘드실텐데요..수고가 많으세용..

    2003-12-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무장해제

    형..잘했죠?

    2003-12-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