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MC 등용문 대회 스케치 (2) +80kg 헤비급 경기

  

17일 등용문 대회


묵직한 펀치와 박력!! 헤비급경기를 좋아하는 격투팬들은 ‘한방의 매력’을 손꼽는다. 그만큼 이번 등용문 대회에 출전한 +80kg급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는 대단했다. 지난 1회 대회 때는 체급의 분류가 없었기에 +80kg급이야 말로 지난대회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to be continued인 것이다. 상위 랭커 6인 중 한 명으로 본 대회 예선에 출전하는 1회 대회 준우승자 이은수 선수는 젊은 격투팬들 사이에선 최고의 인기다. 물론 다른 랭커들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건 말할 여지가 없다. 그들과 격돌할 8인을 가려낸 총 11 경기 중 관심도 1위는 단연 정병일 무예도 정병일 도주의 경기였다.

신화는 허구에 불과하다 - 정병일 완패


1957년생, 166cm 키에 체중 82kg, 합기도 6단. 이상의 프로필을 놓고 본다면 50줄에 들어서는 합기도인. 단신이지만 풍채 좋은 혈색 넘치는 얼굴이 떠오른다. 물론 정병일선수의 외관상 틀린 묘사는 아니다. 하지만 이종격투기 대회에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과 육체를 맞붙이고 혈흔이 낭자한 매트를 마주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허나 ‘정병일’이라는 이름 단 석 자만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건 그동안 그가 인터넷을 통해 주장해온 신비한 무술 세계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기에 가능할 것이다. 대진추첨에서 2차전 경기를 지정 받은 정병일선수를 궁금해 하는 이들은 그의 시합을 손꼽아 기다렸다. 링 위에 올라서 양손을 번쩍 들며 호기 넘치는 포즈를 취할 때 까지만 해도 기대와 의심은 반반이었다.

선수들에게 고함치듯 묻는 주심의 ’오케이? 오케이? 파이트!!’ 외침이 있고 관중들의 환호가 가시기도 전에 정병일선수는 야릇한 손질 몇 번 페인트 성 발질 몇 번 후 매트에 누워 탭 아웃을 선언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자부하던 기(氣)의 무술은 시전해보지도 못했고 놀라움을 접하는 순간인가 하는 팬들은 허탈감으로 야유를 퍼부었다. “장풍, 장풍”을 연호하던 일부 짓궂은 관객들의 야유가 듣기에도 너무 야속했다.

정병일 선수(왼쪽)는 콘테코마 소속 김건우 선수에게 패했다



링을 내려와서 퇴장하는 정병일 선수의 뒷모습은 신비로 가려진 무술인이기보다는 노병의 출전을 기리는 박수 소리에 묻혀가는 평범한 사람의 그것이었다. 그날 실전최강 기의 달인 정병일 도주는 없었다.

만화처럼 사는 남자


흔히들 어릴 적 꿈을 못 잊는 몽상가를 보면 ‘만화 같은 소리 하네.’,‘언제 철드나’이런 얘기를 한다. 그런데 이번 등용문 대회에 한 몽상가가 나타났다. 前 유도 실업팀 소속 유도가에서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접고 만화의 꿈을 키운 만화가 유태랑 선수이다.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PRIDE의 魂’이란 만화를 그리는 그가 실전격투기에 뛰어들었다. 월등한 우위를 지킨 경기는 아니었지만 유태랑 선수는 상대인 김경동 선수의 감정적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냉철한 눈빛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간 끝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승리와 함께 본 대회 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만화가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링 아나운서의 소개말에 관중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주심의 승자지목 모션과 함께 그의 왼손이 들려졌고 승리가 선언되자 그의 얼굴에는 무한한 기쁨이 서렸다. 본 대회 예선에서도 그의 새로운 날개가 힘찬 날개 짓을 하게 될지 기대해 본다.

〈프라이드의 혼〉이라는 종합격투 만화를 그리는 유태랑은 실제 격투기 실력도 뛰어났다



한 발짝 한 발짝 승리를 향해


BJJ팀의 세컨을 받으며 시합에 임하는 김대영 선수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신장 175cm 몸무게 100kg의 육중한 체구를 가진 김대영 선수는 유술과 레슬링이 주종목이라 소개되어있다.

1차전과 2차전을 거쳐 본 대회 예선행을 확정지은 김대영 선수의 경기는 진중함 그 자체였다. 섣부른 공격이나 상대방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찬스를 놓치지 않는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그 결과 두 경기 모두 암바로 탭 아웃을 받아냈다. 그런 경기운영은 디테일한 기술의 습득과 체력적인 우위, 상대를 읽어내는 능력을 두루 갖추어야 가능하다. 기초공사가 다부지게 이루어진 높진 않지만 단단한 건물을 보는 듯한 그의 경기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중량급 유술의 강자로 거듭날 선수로 꼽아본다.

화려하진 않지만 확실한 실력을 보여준 김대영 선수(아래)



프리파이트란 이런것!!


강렬한 눈빛, 탄력 있는 검은 구릿빛 피부. 길거리에서 행인과 마주친다면 괜히 가슴 졸이며 비켜갈 인상이다. 스트리트 파이트를 내세운 조현철 선수의 경기는 관객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그라운드에서의 특별한 기술이나 스탠딩에 복싱 기술은 엿볼 수 없지만 마치 PRIDE FC의 퀸튼 잭슨의 데뷔 시절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거친 야성이 돋보이는 풀 스윙 펀치는 좌중을 압도한다. 1차전에서 복싱,태극권의 김종성선수를 강렬한 펀치이후 이어지는 무릎공격에 TKO승을 거두고 2차전에서 120kg의 거구 이주형 선수를 맞아서 1라운드 호쾌한 펀치러쉬로 TKO승을 거두었다.링 사이드에서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대던 본 기자의 귓가에 ‘퍼억’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린 건 처음이었다.

강력한 타격으로 두 번의 싸움에서 상대를 모두 넉다운시킨 조현철 선수




모든 경기가 끝나고 본 대회 예선진출자들의 대진 추첨에서는 전대회 준우승자 이은수 선수와의 대전 확정. 이은수 선수 역시 그래플링을 기반으로 한 프리스타일 파이터이기에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 1차전에서 보였던 기술적인 미흡함을 다듬는다면 긍정적인 승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관객을 가슴 뛰게 했던 선수 중 하나다.

예선에 진출하게 된 등용문 선수들의 파이팅 포즈



위에 거론된 선수 이외에도 최종 8인의 실력은 인증 받은 셈이다. 본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한층 더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보다 나은 파이터로 거듭난다면 지금 막 캐어낸 원석들이 올 ‘가을의 전설’을 빛낼 다이아몬드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아직은 열악한 격투계의 현황에 비해 좋은 수확을 거둔 이번 등용문 대회가 앞으로도 한국 이종 혼합격투계의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이다.

#스피릿MC #이종격투기 #종합격투기 #M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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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라고안했어

    뭐라는거야님의 말씀 참 어의가 없습니다.^ ^
    그럴거면 격투기를 보질 마시든가...

    2006-12-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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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호

    안녕하세요 mooto이성호기자입니다.

    질문님께서 궁금해하신

    조현철선수는 지난 1회대회에서 이면주 선수와 1회전을 치뤘던 분아닌가요?에 대한

    답변은

    조현철 선수는 이번 대회 처녀출전입니다. 그리고 스피릿mc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제 2경기 B조 이면주VS 김대성에서 이면주 선수가 2R TKO승을 거둔 기록이 있습니다.

    다운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예선 1차전 경기를 치룬선수는 김대성선수였습니다.

    적절한 답변이었는지 모르겠네요.

    많은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03-09-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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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

    혹시 조현철 선수가 MC 스피릿 1회 대회에서 이면주 선수를 일격에 다운시켰던 그 선수입
    니까? 풀스윙 펀치와 얼굴생김이 그때 그 선수와 비슷한 듯 한데....

    참고로 스피릿 예선 1차전에서 이면주 선수는 거의 10초도 되지 않아 불의의 완벽한 풀스
    윙 펀치를 맞고 다운당한적이 있습니다. 다운후 착실한 그래플링으로 그 선수를 제압한
    것으로 아는데 혹시 그때 그 선수가 조현철 선수 아닙니까?

    2003-09-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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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라는거야

    그럼 주짓수시합에서 그러시던지...

    아는사람만 아는게 재미라는건 앞뒤가 맞지않는 정의아닌가

    멀리서 봐도 잘하는거 같지도 않드만 뭔소리하는지...

    2003-08-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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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산

    화끈하게 치고 받는 것이나 유려한 몸놀림을 말씀하시는겁니까?

    들어가는 기술 공방을 알고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2003-08-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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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릿

    등용문 - 16강 결정전
    예선 - 4강 결정전
    본선 - 최종 결승

    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2003-08-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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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석

    ...콘데코마 경기 재미없던데...
    눈에 띄는 경기도 없었고...쩝

    2003-08-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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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호

    MOOTO이성호기자입니다.
    ㅇㄴ님께서 잘 이해가 가지 않으시는 부분이 있으시다고 해서 설명 글 올립니다.

    현재 SPIRIT MC투혼대회의 대진은 이렇습니다.

    3개월 동안 3개 대회로 구분되어 치루어지는 이유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루어지는 이번
    대회에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하루 2경기로 제한한 것과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도록 경기 후 휴식시간을 한 달여로 잡았
    습니다. 그리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리한 스케쥴을
    배제 하였습니다.

    등용문대회는 예선에 예선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80KG,+80KG급 각각 32강과 20강의 경기로 본대회 예선무대에 서는 체급별 8명을 가리고
    대회 주최측이 선정한 체급별 2명의 와일드 카드, 1회대회 상위랭커 체급별 6명이 참전하
    여 16강전을 치루어 본선 4강을 가리고 최후의 2인이 결선 무대에 섭니다.

    충분한 설명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꾸준한 관심 부탁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03-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이성호

    MOOTO이성호입니다.
    지적해주신사항 확인했습니다. ㄴㄴ님의 지적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 실수없는 기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오보내용은 편집부를 통해 빠른시간안에 수정하도록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갖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꾸벅~

    2003-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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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산

    헤비급에 진출한 콘테코마 소속 선수가 첫 출전해서 3명 모두 올라갔는데 기사 한토막 거
    리도 되지 않는가 보군요.

    사람들이 건우 형님의 예의를 칭찬할 때 무토 기자님께서는 정병일 도주님의 등 뒤만 바
    라보셨습니까?

    반쪽짜리 기사인 점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2003-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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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ㄴ

    이시합 멉니까? 이시합에서 입상하면 스피엠씨2회 대회에 출전자격을 얻나요????
    무슨시합이죠?? 이종격투기 잘 안봐서리...

    2003-08-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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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ㄴㄴ

    첫번째경기에서 연장까지간것이 아니라 1라운드에 무릅공격으로 승리했습니다.

    2003-08-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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