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신발이야 만두지?" (무토 태권도, 무술화 개발 프로젝트 2 )

  

"이게 신발이야?만두지."


무토 무술화 제작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연석 팀장

무토 태권도화 신발 프로젝트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강연석(27) 팀장이 본격적인 신발 디자인에 앞서 타사 제품들의 태권도화를 늘어놓고 던진 한마디였다.

2002년 7월 무토와 (주)보스산업의 전격적인 제휴체결로 인해 무토 태권도화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당시 두회사의 무토 태권도화 개발 프로젝트에서 무토는 상품공동개발 및 디자인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무토에는 당연히 신발전문 디자이너가 없었다. 당시에 무토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던 강연석 팀장이 결국에는 무토 신발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에 신발디자인을 강연석 디자인 팀장에게 맡길때 양쪽 회사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강연석 팀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제품디자인 경력이 전무하던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주)보스산업에서도 다소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신발부분에 있어 무지(?)한 것이 좀더 창의적인 작품을 탄생시키지 않겠느냐는 막연하고도 위험한 기대감으로 일을 맡기게 되었다.

"처음엔 적말 막막하더군요. 어디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신발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이 신발의 부분별 부품에 대한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고, 부산 공장에 내려가 신발의 제작 과정들을 살펴보고, 신발이 만들어 나오는 과정에서 궁금한 것을 공장장들에게 직접 질문을 해가면서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완전히 "무"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완전한 "無"에서 출발한 무토화 디자인


아무런 지식없이 시작한 디자인 개발은 타사제품에 대한 기능 및 디자인 분석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강연석 팀장은 처음에 타사제품들을 면밀히 비교 검토해가며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였다. 처음엔 그야말로 자신감에 꽉 차 있었다. 왜냐하면 기존의 태권도 화 및 무술화들을 보면 정말 기가막혔기 때문에 어떻게 디자인을 해도 기존의 태권도화 보다는 잘 나오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처음에 타사 제품들을 모아서 봤는데, 제일 좋다는 제품부터, 안좋다고 소문난 제품까지 정말 너무 볼품이 없었습니다. 요즘 발전하고 있는 신발산업에 비춰보면, 정말 이런 신발을 아직 신는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태권도화의 기능성에 대해 공부해가며 강팀장의 생각은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른 신발에 비해 태권도화는 기능적으로 많은 것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약조건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무토화 바닥 스케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 강팀장

"처음엔 정말 만만하게 시작했죠. 그런데, 태권도화의 기능을 알면서부터는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뭣좀 멋지게 만들어 볼려고 하면, 뭣땜에 안되고 뭣땜에 안되고... 결국은 기존의 태권도화가 그런 맥락에서 저렇게 디자인들이 제한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토와 (주)보스산업은 그런 제약조건을 디자이너에게 미리 주는 것 보다는 먼저 디자이너가 창의적으로 모델링을 한 뒤 기술력으로 기능을 극복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 강팀장에게 전적으로 맘대로 해볼 것을 권고했다.

강팀장 역시 기존의 제약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로운 스케치로 모델링을 해가기 시작했다. 무토와 (주)보스산업의 전폭적인 디자이너에 대한 신뢰가 결국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무토신발개발을 가능케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막상 기능은 신경쓰지말고 맘대로 디자인 해보라고 하니까 더 부담되더라구요. 이젠 핑계가 통하지 안잖아요. 그래서 이를 악물고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기존 시장의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신발들을 모두 분류, 정리하고 디자인들의 특성을 파학하여 몇가지의 패턴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뒤로는 그냥 계속 그렸습니다. 기능이고 뭐고생각나는데로, 한달동안 팔이 헐렁해 질때까지 계속 드로잉을 했습니다."

스케치.. 스케치... 스케치...


마침내 그렇게 시작한 스케치가 1000장을 넘었다. 스케치 작업이 끝나고 나니 그 많던 스케치들이 형태별로 분류가 되기 시작했다. 이내 분류된 스케치들 중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형태가 10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었고, 그 10가지 중에서 또 집중적인 랜더링 작업에 착수하였다.

"스케치가 정리되어 한 10가지 형태의 기본모델이 정리가 되니, 감이 좀 잡히더라구요. 그렇게 감을 잡는데까지는 저희 무토 사장님의 가이드라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사장님이 원래 디자이너 출신이시거든요.

무토화 디자인 랜더링 장면

그때부터 좀더 구체적인 렌더링 작업으로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랜더링이란 기존의 연필 스케치들을 실물과 가깝게 그리는 것을 말합니다. 랜더링 작업들은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신발로 만든다는 개념을 적용시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머리에서 쥐가 나기 시작했죠."

좀더 구체적인 작업으로 들어가 신발을 랜더링 하다보니, 신발의 구체적인 소재나, 재료의 특징들을 고민해야 했던 것이다. 강팀장은 신발관련 피혁이나 소재, 그리고 부자재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주)보스산업에다 자료를 요구했는데, 그 자료를 받아들고 기가 질려버렸다.

"아니, 전 신발 피혁이 그렇게 많은지도 몰랐고, 부자재가 그렇게 많은지 정말 몰랐습니다.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정말 더욱 더 막막하더군요. 신발피혁을 쓸수 있는 소재만 수백여가지가 되는데, 거기에다 칼러까지 구분하면 정말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보스산업에서는 부산 벡스코에서 있는 신발피혁박람회에 무토 신발을 가지고 참여하자는 제안이 왔다. 결국 한달뒤로 다가온 박람회에 참가하기로 두 회사가 결정하였고, 개발팀들에게는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되었다. 더이상 스케치로 신발을 진행할 수 만은 없었고, 만들어진 그림들로 제품을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주)보스산업의 제품 개발팀에서는 결국 그동안의 스케치중 가능성 있는 디자인을 기본으로 샘플을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제가 그린 그림이 부산에 내려갔다오면, 신발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하지만 처음 받아본 신발 샘플은 실망 그 자체였다. 아무런 신발에 대한 지식없이 개발하다보니, 경험미숙으로 생산했을때의 디자인에 대한 감을 잡지 못했던 것이다.

성공리에 마친 벡스코 전시


벡스코에 마련된 무토 무술화 부스

"하지만 한번 해보니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해서 계속 개발팀과 상의하면서 꾸준히 모델들을 업그레이드 시켰고, 지난 2002년 11월에 열린 벡스코 전시회에서 태기 어린이 무술화와 무토 태권도화, 총 12종의 태권도 및 무술화를 전시할 수 있었습니다. 뭐, 신발제작부터 부스 설치까지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무토 부스는 부산 MBC 방송국의 집중 조명을 밨았고, 단체로 방문한 고등학생들의 최대 관심 부스가 되었다. 태권도화를 신어봤던 고등학생 중학생, 또 전혀 태권도와는 상관없는 여학생, 아주머니들,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처음으로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일때 너무 조마조마했는데...다행이 반응이 좋아 정말 뿌듯했습니다. 제가 만든 제품들을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니, 저도 덩달아 신이나더라구요. "

하지만 그 전시회를 기점으로 다시한번 제품 디자인에 있어 고비를 맞게 된다. 제품의 종류가 너무 많고, 그것들을 계속 발전시키려다 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투자되면서, 점점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는 실패하고, 제품의 다양성만 커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신제품 발표회에서 전시된 무토 무술화

결국 양사는 2003년 상반기중에 신발 발매를 결정하고, 가장 가능성 있는 제품들을 추려, 본격적인 완성도 높이기에 들어가 드디어 무토A클라스(가칭) 태권도화와 무토 S클라스 선수용 태권도화(가칭)를 제작 발표하는 제작발표회를 2003. 1월 말에 리치칼튼 호텔에서 열었다.

태권도협회, 대학교수, 선수, 기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무토 신발은 단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모든 사람들이 신발의 디자인을 보고 놀라움을 표시했고, 이제야 이쪽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말 기분 좋더라구요. 오랜 산고끝에 나온 처녀 제품이 태권도계에 전문가들로 부터 과분한 칭찬을 들으니, 정말 그동안의 고생이 싹 가시는 듯 했습니다. 정말 그 기분을 누가 알겠습니까?"

혹독한 피팅 테스트


무토화 개발 샘플들을 바라보고 있는 강팀장

이렇게 태권도계 전문가들에게 첫 선을 뵌 무토 태권도화는 실제 피팅 테스트를 위해 다시한번 혹독한 테스트에 들어가게된다. 다름아닌, 한체대, 용인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 선수들에게 피팅 테스트틑 하여 한 학교 당 3차례에 걸쳐 문제점 점검 및 수정에 들어간 것이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뛰어난 태권도화 디자인, 가벼움, 착용감 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 않았지만, 슬립성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20여가지의 기능성 체크리스트에서 유일하게 슬립성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무토 개발팀은 다시 매트리스, 카페트, 나무바닥 등에서 자연스러운 슬립이 일어날 수 있는 고무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최종 피팅 샘플이 제작되고 이윽고, 무토 태권도 및 무술화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제 한시름 덜고 다 끝났구나 싶었더니, 이제 포장 및 박스 디자인이 남아있더라구요. 지금껏 나온 태권도 무술화중 최고의 디자인과 성능의 신발답게 포장도 그에 걸맞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역시 큰 부담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박스 포장 및 기타 작업역시 최고의 무술화에 걸 맞게 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는 수 밖에요"

이렇게 무토 무술화가 개발되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과 고비가 있었지만,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디자이너의 신념과 자신감, 그리고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무술인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지금의 무토 무술화를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밝히는 강연석 팀장은 현재 제품에 대한 만족감의 표현보다는 다음모델의 걱정을 더 하고 있었다.

"벌써, 쿵후화도 개발이 끝나고 피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선수용 무술화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고요. 또한 새롭게 검도쪽 신발과, 아이들용 신발, 피트니스용 신발, 태보화, 등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한가지 모두 만만한 것이 없지요. 사실, 이정도만 되도 다른 제품들은 비교가 되지 않겠다는 자만감을 가장 경계하고 있습니다. 제가 디자인하는 신발들의 경쟁상대는 이미 기존의 제품들이 아닙니다. 제 스스로의 능력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무토 무술화 출시소식을 접한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의 유럽의 딜러들과 미국쪽의 딜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회사내에서도 기대감이 커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딜러와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하지만 무토측은 아직까지도 출시가격이 조정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초에 출시되는 무토 "Wings" 디자인


"가격 결정문제는 제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지만, 제품디자인에 걸맞는 가격을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보급되어 무술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최고의 신발을 만날 수 있게 하고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들죠. 그런의미에서 조금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1차 제품의 모든 디자인 작업이 끝났고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소비자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일 뿐힙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무술용품 시장의 고급화 및 차별화를 주도할 무토 브랜드의 핵심 디자이너로써 역할을 지켜봐 주십시오. 세계최고의 무술용품 디자인 제가 책임집니다."


* 무토 태권도, 무술화 개발 프로젝트 기사는 총 3부작으로 진행됩니다.
1탄. 종주국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 (주 보스산업 황영순 사장 인터뷰)
2탄. 이게 신발이야? 만두지? (무토화 개발 디자이너 강연석 팀장 인터뷰)
3탄. 우째 이런신발을 만들라꼬? (무토화 신발 개발 우영화 팀장 인터뷰)


"릴레이 현장탐방 무술 산업현장을 가다"는 무술 산업 전반의 기획시리즈로써
향후 무토기자단들이 무술산업관련업체를 탐방해 취재를 하게 됩니다. 많은 업체들의 제보 및 연락 바랍니다. 제보방법은 무토 기자단 게시판에 연락처 및 글을 남겨 주시면 됩니다.
#무토 #신발개발 #강연석 #보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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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너무 멋져요 ㅋㅋㅋ

    2005-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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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관장

    와~~~ 넘 멋진디자인이네요.. 기능은 어떨지.. 궁금하구여..
    신발계의 드자이너 앙드레 강 -.- 탄생이네요 ㅋㅋ

    2003-04-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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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범

    전 태권도화신어서 딱 맞구 덜렁 거리지 않는게 좋던데~^^

    2003-03-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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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사범

    신발 디자인이 정말 잘빠진 스포츠카를 보는 듯 하네요.. 설마 디자인만으로 승부할려
    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럼 정말 그림에 떡이 되는디유..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하여간 이상하게 생긴 디자이너분 정말 실력이 대단한것 같군요.. ^^

    2003-03-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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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MASTER

    도장을 운영하면서 겨울엔 어쩔수 없이 신발을 신겨서 운동을 하게하지만 그때마다 느끼
    는것은 신발이 바닥 가피에서 잘 돌아가야 관절에 무리없이 발차기를 할수있는데. 예를들
    어 돌아차기를 하고나면 발이 원위치가 안되고 고관절에 부하가 오기 때문에 잘못하면 아
    예 고관절 수술까지도 갈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왕 개발하신거 바닥가피에서 잘 돌아가
    고 벽에서는 미끄러지지 않게... 말하자면 사람 발바닥 표면에 가깝게 할수있다면 최고
    의 신발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도 고관절이 아프네요 안 신을수도 없고..

    2003-03-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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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관장..^^

    사진으로 봐서는 정말 멋있네요..
    신발 바닥을 보니 지금 일선체육관에서 사용하는 태권화는
    바닥부분이 앞쪽과 뒷쪽이 잘 떨어지는데..
    사진을 보니 보안이 잘된것 같은데...
    정말인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가격은 다른 타사 제품과 비교시 차이가 많은지
    정말 궁금합니다..
    별차이가 없다면 아이들에게 보급하고십네요...
    정말 디자인이 마음에 드네요..

    2003-03-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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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딱

    정말 멋집니다. 앞모습도 볼수 없을까요?
    근데 5월이면 너무 늦다... 지금까지 기달렸는데 또 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니.
    흑흑흑 그냥 딴거 살까봐요. 무토꺼는 나중에 사고.

    2003-03-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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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은 아주 멋있는데..
    강팀장님은 좀 엽기시군여..ㅋㅋㅋ

    2003-03-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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